니스에서 출발한 우리는 라스빼찌아로 향했다. 그래도 프랑스에서 이탈리아를 가는건데 아무런 검사도 없었다. 여권검사도 없었고 아무것도. 그냥 동네 가는 느낌이었다.


라스빼찌아로 가는 이유는 단 하나. 친꿰떼레. 친꿰=5 떼레=마을


다섯개의 마을이라는 친꿰떼레를 보기 위해서였다.우리는 다섯마을 중에 하나인 몬테로쏘부터 가기로 했다.

작은 마을 다섯개가 해변 한개씩을 끼고 절벽에 당장이라도 쓰러질 듯 다닥다닥 붙어있었다. 도착해보니 한국인이라고는 찾아볼 수없을 정도...라고 생각하자마자 자전거를 타고 오는 한국인..정말 한국인은 어딜가나 있다 ㅋ

숙소를 잡기위해 인포메이션에 들러 여기저기 물어봤지만 실제로 연결된 곳은 아무곳도 없었다. 다들 비싸고 싸면 방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할 뿐. 우리는 짐을 풀지도 못하고 이렇게 짐을 메고 발로 숙소를 구할 수 밖에 없었다. 슬리퍼신고...


지나가다 좁은 골목길에 들어섰을때 결혼식을 하고 있는 커플이 있었다. 이탈리아도 교회가 많은데 여기에도 오래된 교회가 하나 있었다. 흰색 드레스에 녹색 면류관같은 것을 쓴 신부가 보였는데 정말 행복해보였다. 실제로 결혼은 저렇게 행복한 걸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정신을 차리고 숙소를 구하려고 돌아다녔는데 중간에 배가 너무 고파 식료품가게에 들어갔다. 들어가서 보니 비스켓을 시식하는데가 있어서 그걸 엄청나게 먹었다. 생긴것도 맛도 우리나라의 참 크래커를 닮았는데 다른점이 있다면 레몬쨈을 찍어먹는다는 것 정도? 초승달을 닮은 병에 레몬잼이 가득 들어있었다. 선물용으로 좋겠다 라는 생각을 했으나 깨지면 어떡해..라는 생각에 얼른 손을 내렸다. 어찌저찌하다가 결국 숙소하나를 잡았는데 왠걸..방이 아니라..방갈로..ㅠ.ㅠ


큰 바퀴벌레도 있었지만 그럭저럭 잘만했다. 화장실문은 주름막 ㅋ


못산다 진짜. 어쨋든 옷을 갈아입고 저녁찬꺼리를 사러 마트로 향했다. 가까운데도 있는데 비싸고 멀리있는데 가면 그나마 합당한 가격이다.(싸지는않다.물가 장난 아니다 진짜 이탈리아..)오는데 아까 전화했던 곳에서 전화가 왔다. 아까 전화못받았다고 미안하다고 하고 자기네 집에서 자면 싸게 해준단다. 그랜드 뷰~모 이렇게 하는 거 보니 경치가 좋은가 보다. 얼마나 좋길래 하고 졸졸 따라가니까 차로 올라가잖다. 그래 어디길래 하는 마음에 그냥 따라탔다.(간도 크지..)눈앞에는 정말 그림같은 집이 있었고 값도 그 정도면 매우 합당했다(싸지는 않았다..결코..)내일은 여기서 잔다는 생각에 기분이 매우 좋았다. ㅋ


이런데 오면 왠지 음식을 길거리에서 먹고 싶어진다. 또 여기는 이탈리아 아닌가. 스파게티랑 피자는 먹어줘야지. 라는 생각에 스파게티를 먹기로 했다. 메뉴를 보니 생각했던 대로 가격이 ㄷㄷㄷ.

그러나 그 밑에 써있는 낯익은 글자들...


"팁은 반드시 놓고 가셔야 합니다."


서투른 글자지만 진정 한글이었다. 젠장 우리나라사람들만 팁 안내나..눈씻고 찾아봐도 다른 나라말은 전혀 없었다. 메뉴설명은 한글로 안되어있으면서 이런거는 한글로 써 있다니.. 진짜..너무 한다.

우리는 진짜 큰 맘 먹고 다먹고 나서 5유로를 남겼다. 그러나 아까워서 나중에 나갈 때 내가 몰래 1유로를 빼왔다. 진짜..짱나서 원..


내일은 그랜드뷰~가 있는 그 집에서 잔다. 오래간만에 음식도 해 먹을 수 있게 주방도 딸려있는 그 곳.. 정말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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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프타운은 언제나 꿈꾸던 나의 제 2의 고향같은 곳이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희망봉에서 본 대서양과 인도양은 나를 차분하게 만든다. 희망봉에 올랐을 때에 날씨가 좋아서 그랬는지는 몰라도(따뜻하고 바람도 잔잔한.)이렇게 이곳을 떠날 때가 되었다는 것이 믿어지지가 않는다.


여기서 지난 2주간 같이 여행을 하던 로만과도 아쉽게 헤어져야 한다. 이녀석은 남아공을 끝으로 여행을 마친다고 했다. 이렇게 여행을 마치고 돌아가서는 <19세, 세계를 돌다> 라는 책을 낸다고 한다. 물론 이탈리어어로. 영어가 서툴러서 금방 친해졌는데 2주동안 너무 재미있는 일들이 많아서 딱 그 2주만 갖고 책을 내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했다. 특히 5일 전 그 산에 올라갔을 때 그건 정말 아직도 너무 웃기다. 생각만해도 얼굴에 미소가 씨익~.


나는 여기서 위로 올라가 나미비아로 갈 것이다. 나미비아는 참 좋은 경치가 많이 있다고 들었다. 유스에서 만난 친구들마다 나미비아는 꼭 가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유스마다 있는 한국인들은 죄다 나미비아에서 온 사람들이라 정보교류가 생각보다 쉬웠다. 그러다 보니 가지도 않았는데 마치 간것 같은 착각이 들기도 하다. 이건 정말 착각이겠지만 참 즐겁다. 상상속의 나미비아는 고요한 호수같이 내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게 해 준다. 들뜬 내마음을 가라앉히는 웅장함을 느껴보고 싶다. 7개월 전 울룰루에서도 그런 감정을 느꼈었는데..


암튼 남아공 떠날 생각하니까 한편으론 짠~한것도 많다. 기대했던 것보다 더 아름다운 환경때문일까?아니면 편하게 영어를 사용할 수 있어서일까? 남아공을 벗어난 다른 아프리카 국가들에서는 한국인을 많이 보지 못할 수도 있다. 교민도, 여행객도 잘 오지 않는 이곳. 한편으로는 좋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겁이 나기도 한다.

잘 있어라 남아공. 나중에 내가 살러 올께. 그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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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6. 22. 19:27 여행기

영국, 글래스고

영국의 날씨는 제대로 맑은 적이 많이 없어서 어딜가나 항상 흐렸다. 몇번 짧게 햇살이 내비친 적이 있었지만 그게 길지 않았다. 그래서 햇볕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영국인들은 몸을 양지에 뉘인다.

글래스고에 도착했을 때 며칠전에 런던에서 샀던 망할 핸드폰이 고장이 났다. 올까말까 망설였다가 어제 '그래 가자!' 하고 굳게 마음먹고 온 곳인데 오자 마자 이런 일이 생기니까 엄청 짜증이 났다. 이렇게 마음이 없으면 일이 잘 안풀리나보다.


웨일즈 지역은 전통적인 잉글랜드의 그것과 조금은 달랐다. 시골인 느낌이 강하게 났고 런던 교외와 참 많이 닮았다. 이것은 나에게 뭔가 강한 정감을 주었다. 단지 시골이라는 것 때문인가?


여행객들이 많지 않은 이 곳에 동양인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래서인지 사람들이 많은 곳을 지나다닐때면 항상 어린애들이 신기한 눈으로 쳐다보았다. 이런 시선이 나쁘지도 않았고 이제 하도 많이 겪어서 신경이 쓰이지도 않지만 엄마 손을 잡고 엄마 뒤에 숨는 걸 보면 내가 괴물인가 싶기도 하고.. 암튼 뭔가 이상한 기분이 든다.

동양인이 없다는 건 동양의 색이 하나도 안들어간 것을 뜻하는데 이렇다 보니 다른 곳들 보다 훨씬 더 영국같고 차라리 이곳이 오리지날 잉글랜드라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애런이 아니었으면 글래스고에 온다는 생각은 하지도 못했을 텐데 이런 경험을 해준 애런에게 다시 한번 고맙다. 이 자식은 미국인인데 어떻게 이렇게 영국 지리를 잘 아는 건지. 거기다 성격도 좋아서 벌써 나흘째 같이 여행하고 있다. 역시 나이가 많은 사람은 뭘 해도 잘하나 보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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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사람으로 본다면 울루루는 배꼽이다.




멀리서 저것이 에어즈 락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저건가 했다. 왜냐면 그냥 산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멀리서 보니 사진에서 본 것 처럼 웅장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가까이에 가서 만져보니 정말 돌덩이인것을 알겠더라. 그러니까 굉장히 느낌이 이상했다. 돌맹이 주제에 이렇게 크다니 말야. 우리는 노을이 질때쯤 도착해서 덥진 않았는데 울루루에 올라갔다 내려온 사람들은 땡볕에 가서인지 연신 덥다고 손으로 부채를 부쳤다. 난 그럴 줄 알고 모자에 썬글라스까지 다 준비했지롱~


내가 끌고 간 1989년형 무스탕은 정말 수명이 다했나 보다. 덜덜덜덜 거리면서 언제 퍼질지 모르는 상태로 벌써 2주째 운행중인데 여기는 차가 별로 없어서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항상 걱정중이다.흠.




암튼 우리 네명은 울루루 정상에 올라가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등반을 시작했다. 돌맹이 주제에 등반이라는 

표현이 가당키나 한지 모르겠지만 어쨋든 표현은 등반이라고 해야겠다. 주제에 높이가 867m니까. 올라가면 저녁이 되고 바람이 많이 불면 추울 수도 있어서 긴팔 겉옷을 하나 준비했는데 짐만 되고 올라갈때 손으로 땅을 짚다가 돌에 긁혀서 옷만 버렸다. 비싼 건 아니지만 괜히 열이 받는다. 에이..c.

꼭대기에 올라가니 어느새 많이 어두워졌다. 저녁 노을이 빨갛게 지는데 이 놈의 돌맹이 색도 따라 변하는 것 같다. 표지판에는 햇볕에 따라 하루 7번 색이 변한다는 말도 안 되는 소리가 써있어서 실성한 소린가 했더만 진짜 그렇네..쩝. 올라오니 별거 없더라~ 넓게 펼쳐진 버려진 땅만 보일 뿐. 여기는 이런 황무지가 정말 많다. 우리나라였으면 다 개발했을텐데.


한시간 정도 사진찍고 앉아서 멍때리고 있다보니 내려갈 시간이 됐다고 난리났다. 알았다.내려갈께. 모 별것도 아닌 것 갖고 이러기냐.. 내려가는 길이 생각보다 가파라서 좀 무섭지만 하나도 안 다치고 잘 내려온다. 균형감각 하나는 정말 좋다~


밤하늘에 뜬 별을 보고 한국에서도 똑같은 별이 보이겠지?라는 생각을 했는데 생각해 보니까 여긴 남반구라 그렇지 않을 것 같다. 보이는 별이 다를려나? 북두칠성이 없는 것 같기도 하고.잘 모르겠다. 요즘은 왜 이렇게 정신이 멍한지 모르겠다. 약에 취한 느낌? 멍때리기 일쑤고..

슬슬 몸에 한계가 온건가 싶기도 하다. 한 1주일 정도 골든 코스트에서 푹~쉬다 떠나야겠다. 라는 말도 안되는 여유있는 생각을 해 본다. 이런걸로 위로 삼고 또 다음 목적지를 향해 떠나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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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리비아에 오면 누구나 간다는 소금사막 유우니.




예전에 바다였던 곳이 지금은 물이 다 말라 소금만 남아서 이렇게 되었다는데 정말 웅장하고도 아름답다. 여기 오니까 터키의 파묵칼레가 생각난다. 온통 하얗다는 것이 참..


실제로 와보니 사진에서와 같이 하얗기만 하지도 않았다. 하도 사람들이 많고 소금길을 밟고 밟아서 검은 소금도 많았다. 지금은 제대로 먹을 수 있는 소금은 별로 없고 그나마도 관광용이라서 채취도 잘 못한다고 한다.


어제 숙소에서 만난 프랑스 친구들은 우유니를 보고 너무 아름답다고 했다. 너~무를 강조하는 것으로 보아 정말 아름답겠구나했는데 이렇게 아름다울 줄이야. 이 프랑스 놈들. 더 강조했었어야지.


살짝 찍어서 혀에 갖다 대 보니 정말 짠게 소금이 맞다. 요 주변에 물가만 비싸지 않았어도 정말 최고의 여행지일 것인데. 솔직히 이 전에 너무 바가지를 써서 오는 바람에 기분이 영 좋지 못했다. 여기 오니까 그나마 많이 풀어졌지만 말야.


하얀 구름에 파란 하늘. 거기에 하얀 바닥..

천국이 있다면 이렇게 생겼을까?

내일이면 페루로 가는데 중간에 티티카카를 지난다. 설렌다. 내일 저녁이면 도착할 수 있을 것 같다. 사진부터 노트북에 옮기고~벌써 한 만장 넘게 찍은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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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호수는 아름답다. 정말로.


어제 술을 많이 마셔서 아침에 목이 너무 말랐다. 외국녀석들은 술을 우리나라애들처럼 떡이 되도록 마시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나 혼자 어제 그 많은 술을 다 마신 꼴이 되었다. 우습게도.

티티카카처럼 아티틀란은 정말 입이 떡 벌어지게 만들었다. 어제 밤에는 잘 몰랐는데 아침이 되고 호수에 안개가 낀 걸 보니까 내가 하늘에 떠 있는 기분이 든다. 발을 담그고 싶은데 내가 이곳을 더럽힐까봐 겁이 난다.

내가 혼자 6시에 나와서 호수에 있는데 케이코가 와서 모하냐고 물어봤다. 내가 뭔가 생각하고 있는 것 처럼 보였는지 상당히 조심히 물어봤다. 별 생각 없이 멍때리고 있었는데 하도 조심히 물어보길래 왜 그렇게 조심히 물어봐?평소처럼 물어보지~그랬더니..


"JD 나 너 세번이나 불렀어."


이랬다. 내가 그렇게나 빠져있었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별거아니라고 했지만 환하게 웃지 못했다. 호수의 안개가 나의 어색한 미소를 좀 가려주어 다른 사람들은 내 표정을 보지 못했다고 생각했는데 케이코도 내 표정을 봤는지 어색하고 씁슬하게 미소만 보이고 이내 내가 보는 쪽을 같이 봤다.


몇분이 지났을까? 몇명이 더 나왔고 우리 일행이 아닌 사람들도 나왔다. 한 10명 정도. 우리는 함께 말 없이 호수를 바라보았다. 사진을 찍는 사람도 있었고 물을 손에 담는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누구하나 말을 꺼내는 사람이 없었다. 암묵적인 약속처럼 모두가 한마디 말을 하지 않았다. 다 나와 같은 기분일까? 무언가에 압도된 기분.

세상은 참 넓다. 여행 막바지가 되어가니 더 이렇게 사색적이 되는건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호수..아티틀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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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리만자로에는 표범이 없었다. 또한 눈도 없었다.

사진으로만 보던 킬리만자로는 만년설이 꼭대기 층에 있고 입이 떡 벌어질 만큼의 대 장관이었지만.

어제 내가 올라갔던 킬리만자로는 내가 예전에 생각했었던 그것이 아니었다. 그렇게 17번을 쉬며 올라간 보람이 덜해서 서운했다.


제리는 내가 미쳤다고 했다. 이게 아름답지 않다는 거야? 라고 물었다. 난 기대했던 것 보다 별로야 라고 대답했다. 내가 기대했던 킬리만자로는 눈이 깊게 쌓인 길에 표범이 어슬렁 어슬렁 대는 거였는데 실제로 보니 그러지 않아서 였었나. 상당히 서운했다.


다리는 아직도 풀리지 않았다. 어깨도 음보우가 도와줬음에도 불구하고 너무 아프다. 고산병이 아직 풀리지 않은 것 같기도 하고. 또 중간에 내 산소 다 써버려서 보우든의 산소를 써서 보우든도 상당히 힘들어하고 있다. 다른 애들은 다 나갔는데 우리 둘만 숙소에 남아 있다. 이렇게까지 내가 약하지는 않았었는데. 군대에서도 이러진 않았는데..늙어버리긴 했나보다. 보우든 저놈은 지가 괜찮다고 끄덕업다면서 뛰어갈 수 있다고 뛰어가놓고선 한번 쉬고 가니까 거기서 헉헉대고 있다. 아 이넘의 시키 뛰어가지 말라니까..말을 안들어..보면 백인들은 동양인 말을 잘 안듣는 것 같다. 에베레스트때도 그러더만..애런은 에버레스트 끝까지 올라갔을까? 호기있게 끝까지 올라간다고 하더만..난 그 때 못올라간 설움에 며칠 준비해서 3일만에 올라간 킬리만자로인데 이렇게 허무하게 몸이 안좋아 지다니. 내가 너무 한심하게 느껴진다.


이렇게 쉬는 날은 일기를 쓰는게 가장 좋다. 생각하고 싶은 것도 많고 한국말도 이렇게 쓸 수 있게 되고. 여행온 후로 한국말은 답답할 때 말고는 써본 기억이 별로 없다. 가끔 만나는 한국인들도 피해다니니까 더 그런 것 같기도 하고 말야. 처음에는 피해다녔는데 아프리카 오니까 찾을래도 없다. 한국말 한번 신나게 해보고 싶은데 전화비도 비사고..그나마 이집트까지는 한국사람들 많았는데.. 슬슬 그리워진다~

벌써 1년째이다. 돌아가려면 1년 남았다. 남아공에 비행기타고 브라질 들어가서 아메리카를 7개월안에 돌아야 하는데..과연 할 수 있을까 싶다. 유럽이야 대충 보면 되고. 일단은 돈이 문제긴 한데. 중간에 어디서 일이라도 좀 해야 하나..


나중에 어떻게든 되겠지..어떻게든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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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6. 22. 19:22 여행기

터키, 셀축

어제의 비행의 환희가 아직 가시지 않았다. 셀축에서의 비행은 예전에 터키에 왔을 때 부터 꼭 한번 해보고 싶었던 거라 너무 기대를 많이해서인지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인간이 하늘을 날 수 있다는 것은 참 신기한 일이다. 출발하기 전의 떨림은 얼마뒤 착륙할때의 짜릿함으로 바뀌었고 어느새 난 환호를 지르고 있었다.

원래 셀축은 유적지로 유명한 곳이다. 근데 패러글라이딩이 다른 곳에 비해 워낙 싸다 보니 관광객들이 유적지는 들르지도 않고 바로 날러가는 경우가 많다. 나도 그중 하나고..


배낭여행을 할때 유적지는 사실 가지말아야 할 곳 중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각 나라 당 한번씩은 가볼만 한데 유적지는 사실 별 의미가 없다. 자연을 보고 문화를 느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걸 11개월만에 느끼다니.나도 참 바보다..지금까지는 유적지위주로 찾아가서 입장표값으로만 벌서 한 돈백은 썼을꺼다. 어이구 못살아. 그거면 그때 네팔에서 그렇게 고생안했어도 되는건데...눈물이 앞을 가린다.


신발하나를 사야겠다. 운동화가 밑창이 다 닳아서 슬리퍼만 벌써 며칠째 신고 있는데 이러다 보니 발바닥이 쉽게 아프다. 양말을 안빨아서 좋은건 있지만 말야. :) 신발값이 쌀 때 사야지 이제 슬슬 비싼 나라 진입할려고 하는데 거기서 뭔가 살려고 하면 허리가 휜다. 신발값으로만 부탄에서의 1주일치 생활비가 빠질지도 몰라..그렇게 생각하니 ㅎㄷㄷ하다.


여기는 참 한국애들이 많다. 아무리 안하고 안할려고 참아봐도 갑자기 튀어나오는 한국말 때문에 들키고 만다. 얼굴이 하도 쌔까매서 가끔씩은 동남쪽으로 헤깔려들 하지만 놀랠 때 자연스럽게 나오는 "엄마!"때문에 들키고 만다. 굳이 피할껀 없지만 왠지 한국사람들이 없는 곳으로 이동하고 싶다. 심뽀도 참 이상하지..셀축은 많은 걸 알고 왔기때문에 어쩔 수 없지만 기왕이면 여행책자에 나오지 않은 새로운 곳을 가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근데 비행 싸게 한번 해볼라면 여기밖에 없어 ㅠ.ㅠ


하늘 위에서 본 땅은 정말 아름다웠다. 가슴이 콩닥콩닥 뛰고 그랬는데 얼마나 뛰던지 심장소리때문에 귀가 시끄러울 정도였다. 난 처음에는 겁이 많이 나서 밑엘 내려다 볼 수 없었지만 어느새 소리를 지르며 사진찍을 수 있나를 알아볼 정도로 여유를 찾았다. 정말 일생에 한번 있을까 말까한 비행경험이었다.정말 신기하다.

비행만 하고 이집트로 떠나기 위해 시리아 쪽으로 가는 저녁 버스를 예약해 놔서 얼른 짐을 챙겨서 떠났다. 어제에 감흥에 젖어 있을 때가 아니다. 시리아와 요르단의 루트를 빨리 알아보고 말도 좀 연습해 놔야 한다. 영어가 안통하면 큰일이니까. 터번도 빨아야 하는데..얼른 좀 써야지 모자가 없어서 완전 검둥이 됐다. 썬크림은 잊은지 오래다. 저번에 버린것 같기도 하고..


건강은 스스로 지켜야 한다. 누가 지켜주지 않는다. 지켜라. 그러기 위해선 잘 먹어야 한다. 그런 생각으로 지금도 딱딱한 빵을 우적거리고 있다. 살기위해 먹는다와 먹기위해 산다 중 고상한 것이 전자라지만 난 그리 고상하지 않게 전자를 택했다. 돈을 벌어야 먹기 위해 사는 거지..아 정말 난 살기위해 먹는거다. 숨쉴수 있을 만큼의 열량을 내기 위한.내 피를 심장으로부터 발끝까지 보내서 산소를 골고루 보내기 위해 심장을 펌프질할 수 있을 만큼의 열랑..그 열량을 만들기 위해 오늘도 난 빵에 땅콩버터를 바른다.

먹기위해..그리고 살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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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유럽여행 때 동유럽을 가지 못한게 그렇게 후회가 되었었는데 이럴 줄 알았다면 후회를 안했을꺼다..

브라티슬라바역에서 지갑을 잃어버리자 마자 경찰서에 갔는데 무슨 말이 통해야지..2시간 기다려서 영어하는 경찰 오고 4시간만에 사건 접수를 완료했다니..이런 행정처리속도는 우리나라를 능가할꺼다. 다행히 지갑에는 현금 조금만 있었으니까 망정이긴 한데 여행자보험을 안 들고 온 나에게는 약간 아쉬운 기회이긴 하다. 소매치기 자식이 어떤 자식인지 청바지 뒷주머니를 칼로 구멍내고 지갑만 가져가다니..기술은 대단한 놈이다.


중학교 2학년때 아빠한테 선물로 들어온 지갑 지금까지 한번도 안 잃어버리고 15년을 넘게 썼는데 그걸 잃어버렸다는게 가장 짜증난다. 그게 내 오른쪽 엉덩이 모양이랑 모양이 비슷해지는데 거의 1년이란 시간을 투자했건만..에잉..

덕분에 시내구경은 밤이 되서야 하게 되었는데 밤에 혼자 돌아다니기에는 만만치 않게 두려웠다. 벌써 첫 인상이 안좋았으니 쉽게 밤에 돌아다니고 싶을리가 있나. 벌써부터 한국에 가면 슬로바키아 욕을 어떻게 할까 고민중인데..

펍에 가서 맥주를 한 병 시켰는데 40코룬 우리나라 돈으로 1500원 정도이다. 참 착한 가격이다. 식당도 값이 무지 싸다. 그건 참 좋은 것 같다. 하지만 내겐 그 정도 가격을 지불할 현금도 없다. 그래서 카드로 결제를 했다. 이 동네에도 카드로 얼마안되는거 계산한다니까 주인 얼굴이 일그러진다. 어쩔 수 없이 나초 하나랑 맥주 3병을 더 시켜서 계산했더만 200코룬 정도 나왔다 한 7000원 되나?


너무 많이 시켰다 생각하고 후회하고 있는데 저쪽에 한국말로 얘기하는 일행이 있었다. 난 오래간만에 만난 한국사람들이라 너무 반가웠지만 여자애들 3명이라 별로 가까이 하고 싶지 않았다. 말걸면 일본사람인척 해야지.라고 생각했다.


혼자 축구를 보면서 맥주를 마시고 있었는데 두병쯤 마셨을 때 한국애들이 나갈려다가 나한테 말을 걸었다. 영어로 한국사람이라고 물어서 노 재패니즈 라고 했더니 일본사람 맞잖아 그리고 가버렸다. 젠장..내가 일본 사람으로 보이나..염색을 괜히 했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불가리아에서 재미삼아 한 염색이 이런 결과를 초래하다니..하여간에 난 머리를 참 못 만진다.


한시 쯤 되어서 집으로 들어갔다. 슬로바키아에도 여행객들이 많아서 여기 사람들은 우리를 전혀 어색하지 않게 본다. 이런 나라에서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소매치기가 참 많다. 지난번 로마도 그렇지만 여기도 참..벌써 내가 당했으니까 말이다.


새벽에 집에 오는 길은 무섭지 않았다. 술기운도 있었고 오는 길이 환해서 사람들도 많았기 때문이다. 난 비틀거리지 않고 안전히 집에 도착할 수 있었다.

내일이면 체코로 이동해야 해서 빨리 여기를 다 돌아다녀야 하는데 소매치기를 당하는 바람에 다 수포가 되었다. 다음에는 지금보다 훨씬 더 철저히 보안에 신경써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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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reative JD

2012. 6. 22. 19:20 여행기

카타르

카타르의 낮은 정말 무덥다. 아랍국가 중에서 이렇게 더운 나라가 있나 싶을 정도로 더웠다. 물론 오늘은 계속 배낭을 메고 이동하는 거라서 더 그럴 수도 있는데 매일이 더운 것 같다. 요즘은 특히 더 더운 것 같다. 더울 때 여기 있어서 더운 걸까. 아니면 여기가 더 더운 걸까?


시호와 산자크는 벌써 퍼졌다. 도하 시내에는 잘 발달되어 있어서 아주 좋았는데 나라가 작다보니 괜히 한번 걸어서 바레인 가는 길 한번 가보자고 깝치다 이런 대참사가 벌어졌다. 일본애들말 다신 안듣는다 ㅠ.ㅠ

중간에 버스타고 바레인으로 가기 위해 항구에 도착했다. 진작에 이렇게 왔으면 좀 좋아? 항구에서 보니 바레인과 카타르를 연결하는 다리를 건설 중이란다. 40Km까자 세계 최장거리 다리라는데 참 길다. 우리나라 인력도 가서 공사 중일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2011년 완성이라니까 얼마 안남았네. 이 다음 여행에는 꼭 한번 그 다리를 건너서 가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터번을 빨아야 하는데..라는 생각만 계속 하고 있다. 며칠째 쓰고 있어서 머리냄새가 많이 난다. 땀나면 땀닦아. 풀어서 얼굴도 감고~유용하게 쓰고 있긴 한데 그렇게 장난치다가 여기 사람들이 보면 상당히 붍쾌해 한다. 그래서 가급적이면 숙소에서만 장난을 친다. 지금 같이 다니는 애들이 성격이 좋아 숙소에서는 참 잘 어울린다. 여기는 술 마시기가 힘들어서 그렇지만 사우디에서까지만 해도 몰래 어떻게 구할 수는 있었다. 바레인은 구하기 쉽다는데. 기대가 된다.


시호는 버스타는데 힘이 없어서 인지 더워서인지 헛발질을 해서 무릎이 좀 까졌다. 그래서 더 걷기 힘들어 하는 것 같다. 산자크가 잘 도와주고는 있지만 그렇게 늦게 움직이다 보면 배도 놓칠거 같고 해서 내가 시호를 돕는다고 하고 산자크한테 시호 짐을 들라고 했다. 너무 서둘러서 걷다보니 얘가 제대로 따라오지 못해 질질 끌려가는 모양새로 이동을 하게 되었다. 그래도 무사히 배를 놓치지는 않게 되어 다행이다.


배를 타자 마다 의무실을 찾아 시호 무릎을 치료할라고 했는데 그 의사가 영어를 하나도 못해서 참 설명하기 어려웠다. 뼈를 연필로 막 그리고 해서 뿌러졌나 안뿌러졌나를 물어보기가 얼마나 어렵던지. 다행히 부러지진 않은 것 같지만 많이 까진게 어쩌면 금이 갔을 수도 있다고 했다. 물론 시호 표정으로는 그렇게 심각한 상황은 아닌 것 같기도 하고.. 바레인에 내리면 병원에는 같이 한번 가 봐야겠다.


난 스케쥴 상 내일 모레에 바레인에서 비행기로 아랍에미레이트로 떠나야 하는데 얘네는 비행기로 라크로 들어간단다. 난 위험한 것 같아서 이번 여행에 이라크랑 이란을 뺐는데 얘네가 자꾸 꼬셔서 가고 싶기는 하다. 지금 이라크는 그래도 괜찮다는데..바그다드가 보고 싶기는 하다. 지금은 어떨지 궁금하기도 하고.

암튼 한시간만 있으면 바레인에 도착한다니 좋다. 바레인 하면 축구만 생각나는데 이렇게 섬나라라니 참 놀랍다.

기대가 된다. 바레인에서는 또 어떤 친구를 만날 수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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