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2.06.22 마다가스카르, 안타나나리보
  2. 2012.06.20 아프리카 어느 마을?

새벽에 잔지바라를 둘러보는 것을 위험한 일이다. 아프리카는 돌아다닐때 항상 위험을 생각해야 하는데 그 중 가장 위험한 것이 바로 질병과 함께 치안이다. 밤 8시 임에도 불구하고 검은 피부에 흰 치아를 드러내고 씽긋 웃고 있는 탄자니아인들을 보면 분명 그들이 해를 끼치지 않는다고 하는데도 꼭 이렇게 무서운 생각이 든다.


오늘 일본인 친구 신조와 캐나다인 친구 바셀은 몸바사로 간다고 했다. 원래 예정대로라면 나도 몸바사로 향해서 나이로비로 가려고 했는데 마다가스카르로 가려면 이때 밖에 없을 것 같아서 마다가스카르로 가기 위해 잔지바라에서 배를 타기로 했다. 그런데 이게 왠걸. 가는 시간은 자그마치 2주. 그도 그럴 것이 지도 상으로 보니 위도상으로도 10도 이상 차이가 났다. 하는 수 없이 비행기를 타기로 했는데 그래도 4시간이 걸린단다. 마다가스카르는 생각보다 너무나 가기가 힘든 곳이었다. 도도마에서 만난던 베일은 나에게 마다가스카라를 꼭 한번 가보라고 권하면서 교통편은 정말 무지 불편하지만 한번 가 보면 정말 거기 살고 싶을 거라고 했다. 나도 마다가스카르는 신기한 동물들이 많다는 것과 바오밥나무, 꼬똥드툴레아정도밖에 모르는 바라 가고 싶긴 하던 차였는데 마침 이렇게 추천을 들으니 안갈 수가 없었다. 차라리 아프리카 서부를 포기하더라도(내전이 심해서 위험하기도 하고)마다가스카라는 꼭 한번 가 보고 싶었다. 내전이 얼마전에 종식되서 위험하긴 하다지만..


마다가스카라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세계에서 4번째로 큰 섬나라이다. 어린왕자에 나오는 바오밥나무로 유명하고 여우원숭이가 있는 유일한 나라이기도 하다. 사전 지식은 이정도 밖에 없었지만 옐로 페이지에서 찾은 것에 의하면 인도네시아인들이 그렇게 많이 살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아프리카의 아시아로도 불린다고..


비자를 받기 위해서는 옐로우 카드가 필요했다. 오기전에 인천 공항에서 맞았음에도 불구하고 카드 제출을 요했다. 귀찮기도 하고 어차피 공항에서 바로 받으면 되는데 몰 이렇게 까다롭게구나 라는생각이 들어서 그냥 마다가스카르가서 받기로 했다. 20$. 그래도 까다로운것 보다는 어차피 낼돈 내고 금방 받는 것이 편하고 좋다. 비행기를 타니 이건 모.. 좀 그렇지만 냄새가 사방에 너무 퍼졌다. 비행기 안이라 창문을 열수도 없고. 정말 생각보다 너무한 냄새였다. 아프리카에서 오래 있다보니 냄새에 적응이 된 줄 알았는데 처음에 케이프타운에서 레소토를 갔을 때 그 느낌이다.


4시간이 흘러 안타나나리보 국제 공항에 도착했다. 마다가스카르는 약 50년 전까지 프랑스령이었기 때문에 프랑스색이 강했다. 건물양식은 거의 프랑스식이었고 책에 써 있는 것 보다 아시아계가 많았다. 그래서 우리가 그렇게 특이해 보이진 않는 것 같았다. 나도 이제 얼굴이 다 타서 썬크림을 발라도 뭐.. 내려서 시내로 가는 버스를 탔는데 왠 현지인이 나한테 말을 걸었다. 내가 현지인인줄 알았나..?하여간에 원..미치겠다. 복구할려면 적어도 3년은 걸릴 것 같은데..


버스를 타는 곳까지..딱 거기까지만 영어가 써 있었고 그 후로는 영어가 없었다. 젠장. 가끔 보이는 프랑스어. 나머지는 현지어로 써 있어서 뭐라고 하는지 전혀 알 수가 없었다. 옐로페이지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데 여기에도 상당히 간단한 자료밖에 없었고 이것도 짐바브웨에서 얻은거라 내용도 오래된 것 같았다. 현지에 한국인이 한 200명 정도 되고 한국식장도 3개정도 있다는데 거기를 반드시 찾아야 살 수 있다. 시내 중간에 인포메이션이 있는데 일단 거기부터 가서 숙소부터 알아보고나서 한국식당을 찾기로 했다. 예전에 유럽에서는 일부러 한국인들을 피하는데 아프리카는 한국인이 없으면 전혀 뭘 못한다. 어떻게든 찾아야 한다는 생각에 더운 줄도 추운 줄도 몰랐다;


인포메이션에 가서 숙소를 알아보았다. 다행히 물가 이런것은 걱정이 없었다. 아프리카에서는 이집트와 남아공을 제외하면 물가로 걱정할 일은 별로 없다는 말이 사실인가 보다. 상당히 좋은 호텔로 보이는데(사진만..결국 가보니 여인숙 수준이었지만..)7$밖에 안해서 진짜 좋았다. 시간이 어느새 3시나 되었지만(시차때문에 좀 빨리 간것 같다)몸은 항공으로 인하여 많이 피곤하였다. 일단 오늘은 숙소근처만 돌아다니고 좀 빨리 쉬고 내일 일단 시내 좀 돌아다니고 나서 마다가스카라의 항구도시인 토아마시나와 국립공원 안다시베를 가기로 했다. 일단 마다가스카라에서는 일주일을 잡고 있는데 그것도 비행기가 허락해야지만 움직일 수 있다. 교통편만 좋았으면 날씨도 좋고 사람들도 순박하고 해서 좀 더 관광사업이 잘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거짓말처럼 서 있는 바오밥나무 숲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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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reative JD

아침 5시 30분.

바닥이 눅눅한 움집같은 집에서 자고 일어났더니 온몸이 끈적거리고 간지러운게 꼭 벌레가 기어가는 것 같았다.

머리너머로 손을 뻗어 배낭이 잘 있는지 살핀다. 잘있구나.

이 나라는 물이 귀해 양치할 물도 제대로 구할 수 없다. 겨우 구한 물 한컵에 3분의 1로 양치를 하고 나머지 3분의 1로 얼굴을 닦고 나머지 3분의 1로 목을 축였다. 아 씨..왜 이렇게 더운거야..

움집을 기어서 나왔더니 벌써부터 햇살이 따가운게 한 낮이다. 어제도 이렇게 땡볕을 걸어 걸어 이 마을까지 찾아왔는데 지도를 보니 앞으로 두 마을을 더 걸어야 버스 타는 곳이 나올 것 같다. 바닥을 보니 조그만 짱돌 하나가 있어서 손을 뻗어 주웠다. 아 뜨거...젠장..

언제부터 해가 뜬거야..

뒤에서 이상한 낌새가 있어서 쳐다보니 나무 뒤에 숨어서 이 동네 꼬마아이들이 하얀 이를 드러내고 나를 신기하게 쳐다보며 웃고있다. 그 중 한 꼬마가 나를 향해 걸어왔다. 발걸음이 씩씩한 것이 이 녀석이 분명 이 무리의 대장이렸다.

"니나 마야꿀라마스파하~"

뭔소리야 임마 -_-;

"니나 마야꿀라마스파하~!"

이녀석이 도통 무슨 소리를 하나 싶어 난 그냥 배시시 웃었다. 그러자 이 녀석도 나를 보며 따라 웃는 것 아닌가. 하얀 이가 햇볕에 비쳐 더 하얗게 보였다.

나에세 손을 내밀었다.

"마흐시라"

오호. 이녀석 이름이 마흐시라인가? 대충 생각했다. 벌써 1년이 넘게 여행을 해 온 나에게 이정도 눈치는 예삿일이라..

"제이디"

나도 손을 내밀어 내 이름을 말했다. 그러자 녀석은 내 손을 탁 치고 웃으며 도망갔다. 이 놈... ㅡㅡ

새로운 마을에 오면 으레 어린이들은 외지인을 보고 신기함 다음은 같이 놀고 싶은 마음이 드나보다. 페루에서는 내 작은 가방을 갖고 도망가는 바람에 소매치기로 오해를 하기도 했었다. 실은 친구처럼 장난친 거지만.

어쨋든 나도 그녀석을 웃으며 쫓아가는 척을 했다. 아침부터 피곤해 죽겠는데 말야..-_- 30분 정도 놀다보면 으레 녀석들의 엄마들이 찾으러 나와 밥을 먹으라 한다. 그러면 거기서 약간 뻘쭘한 표정을 지으면 되고 그럼 녀석들은 엄마한테 달려가서 모라고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한다. 그럼 엄마는 아이를 한번 보고 나를 한번 보고 난 다음 약간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지만 이윽고 같이 밥을 먹자는 말을 한다. 젠장..이런 방식으로 6개월을 살았다. 똑같은 패턴. 하지만 다른 분위기. 매번 이럴 때 마다 속으로 제발 제발을 외친다. 3달 전 나미비아에서는 자기들 먹을 것도 부족하다고 안줘서 비상시 먹을라고 쟁여둔 초코바로 떼웠었다. 다시는 그럴 일이 없으리라.. 난 최대한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나에게 오라는 손짓을 거절했다. 당연히 한번은 거절해 줘야 한다. 한번에 가면 내가 밥만 축내는 녀석으로 보일꺼 아냐;;

마지 못해 밥을 같이 먹는다. 밀가루 반죽을 구워 만든 빵 같은 거에 풀을 싸서 먹고 있다.-_- 이게 모지..라고 생각한 순간 나에게는 특별한 손님이라고 빨간 열매 으깬거를 넣어줬다. 먹었다. 불났다. 이 죽일 놈의 빨간 열매..고추보다 훨씬 매운 어떤거다. 내가 먹고서 얼굴이 빨개져서 켁켁 거리자 같이 밥먹던 사람들이 죄다 킥킥 거리며 웃고 있다. 자기들은 그 빨간 열매를 연신 빵에 바르고 아무렇게 않게 먹는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듯 내가 보는 앞에서 자연스럽게 빵을 풀을 싸서 먹는다.

어쨋든 아침을 떼웠다. 여기 이 마을도 당연히 화장실이란 개념이 없다. 이 마을을 알게 된건 나흘 전, 볼리비아에서 만난 독일 친구가 준 책에 써 있는 글을 보고 알게 되었는데 그 친구는 왠만하면 안가는게 좋을 거라고 나에게 신신당부했었다. 자기는 가보지는 않았지만 그 마을은 위험하지는 않지만 위생적이지 않아서 여행객이 많이 찾지 않는다고 했다. 하지만 난 위생적이지 않은 것은 얼마든지 참을 수 있었다. 모 어떻게 되기야 하겠어? 라는 생각을 갖고 왔는데 밤에 도착해서 위험했다. 숲어귀에 들어서자마자 다섯시밖에 안됐는데 창으로 찌를려고 하지 않나. 손을 올리고 배낭 다 검사받고 초코바 두개를 뺏기고 나서야 마을에 구석에 있는 움집에 재워줬다. 저녁밥은 먹지도 못했다. 한참 걸었는데 배가 너무 고팠다. 그래도 재워준게 어디야라는 생각을 했다.

아침도 먹었겠다. 적당히 이 마을은 어떤가라고 둘러보려고 하는데 아까 그녀석들이 또 와서 장난을 건다. 나 밥먹었으니까 니네랑 그만 놀꺼야 -_- 무시해버렸다. 그랬더니 계속 쫓아온다. 아 이녀석들 정말... 이 마을은 참 특이한 마을이다. 아직도 이런 곳이 존재할까 싶을 정도로 문명의 혜택을 받지 못한 곳 같다. 마을에 전자제품이라고는 자동차 한대. 그것도 족장으로 추정되는 사람의 것인데 한 1950년대 정도의 차인것 같다. 겨우겨우 움직이기만 하는 차 같다. 문짝도 없고 지붕도 없고..가나 모르겠다..에효..

신기하게 여자들은 또 위에를 다 입고 있다. 하도 봐서 질리긴 하지만 그래도 입은걸 보니 좀 서운하기는 했다. 곧 다른 마을을 가니까... 나도 모르게 이상한 걸로 나 자신을 위로하고 있었다. 이런 미친.-_-;;

하루만 여행하고 이 마을을 떠나기에는 좀 아쉬움이 많은 것 같지만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내 뒤에서도 건장한 사내들이 눈 밑에 하얀거를 칠하고 무서운 눈으로 노려보고 있어서 안갈 수가 없겠다. 버스가 있는 마을까지는 걸어서 3일정도 걸릴 거 같다. 족장이 좀 태워다 주면 좋으련만..괜한 부탁을 했다가 이 곳이 내 마지막 여행지가 될 것 같아 참았다. 부디 몸 조심해서 꼭 한국으로 돌아가야지.

벌써 여행을 떠난지 14개월째이다. 참 많은 나라를 돌았다. 또 내겐 내가 꼭 돌아야 할 많은 나라들이 남았다.

한국으로 돌아가야 할 생각을 하니까 좋기도 한데 한 편으로는 무섭기도 하다. 현실과 맞닥뜨려야 하고 2년동안 무슨 새로운 소식이 많을지..무섭고 궁금하다.

그래도 오늘은 여유가 있어서 이렇게 글이라도 쓰는데 내일부터는 또 어떨지 모르겠네. 모기가 많아서 예방주사라도 맞아야 할텐데 이건 모 마을이 없으니..

암튼 잘 지내고 있어라. 곧 간다.

배낭을 메고 나는 또 길을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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