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6. 22. 19:38 여행기
마다가스카르, 안타나나리보
새벽에 잔지바라를 둘러보는 것을 위험한 일이다. 아프리카는 돌아다닐때 항상 위험을 생각해야 하는데 그 중 가장 위험한 것이 바로 질병과 함께 치안이다. 밤 8시 임에도 불구하고 검은 피부에 흰 치아를 드러내고 씽긋 웃고 있는 탄자니아인들을 보면 분명 그들이 해를 끼치지 않는다고 하는데도 꼭 이렇게 무서운 생각이 든다.
오늘 일본인 친구 신조와 캐나다인 친구 바셀은 몸바사로 간다고 했다. 원래 예정대로라면 나도 몸바사로 향해서 나이로비로 가려고 했는데 마다가스카르로 가려면 이때 밖에 없을 것 같아서 마다가스카르로 가기 위해 잔지바라에서 배를 타기로 했다. 그런데 이게 왠걸. 가는 시간은 자그마치 2주. 그도 그럴 것이 지도 상으로 보니 위도상으로도 10도 이상 차이가 났다. 하는 수 없이 비행기를 타기로 했는데 그래도 4시간이 걸린단다. 마다가스카르는 생각보다 너무나 가기가 힘든 곳이었다. 도도마에서 만난던 베일은 나에게 마다가스카라를 꼭 한번 가보라고 권하면서 교통편은 정말 무지 불편하지만 한번 가 보면 정말 거기 살고 싶을 거라고 했다. 나도 마다가스카르는 신기한 동물들이 많다는 것과 바오밥나무, 꼬똥드툴레아정도밖에 모르는 바라 가고 싶긴 하던 차였는데 마침 이렇게 추천을 들으니 안갈 수가 없었다. 차라리 아프리카 서부를 포기하더라도(내전이 심해서 위험하기도 하고)마다가스카라는 꼭 한번 가 보고 싶었다. 내전이 얼마전에 종식되서 위험하긴 하다지만..
마다가스카라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세계에서 4번째로 큰 섬나라이다. 어린왕자에 나오는 바오밥나무로 유명하고 여우원숭이가 있는 유일한 나라이기도 하다. 사전 지식은 이정도 밖에 없었지만 옐로 페이지에서 찾은 것에 의하면 인도네시아인들이 그렇게 많이 살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아프리카의 아시아로도 불린다고..
비자를 받기 위해서는 옐로우 카드가 필요했다. 오기전에 인천 공항에서 맞았음에도 불구하고 카드 제출을 요했다. 귀찮기도 하고 어차피 공항에서 바로 받으면 되는데 몰 이렇게 까다롭게구나 라는생각이 들어서 그냥 마다가스카르가서 받기로 했다. 20$. 그래도 까다로운것 보다는 어차피 낼돈 내고 금방 받는 것이 편하고 좋다. 비행기를 타니 이건 모.. 좀 그렇지만 냄새가 사방에 너무 퍼졌다. 비행기 안이라 창문을 열수도 없고. 정말 생각보다 너무한 냄새였다. 아프리카에서 오래 있다보니 냄새에 적응이 된 줄 알았는데 처음에 케이프타운에서 레소토를 갔을 때 그 느낌이다.
4시간이 흘러 안타나나리보 국제 공항에 도착했다. 마다가스카르는 약 50년 전까지 프랑스령이었기 때문에 프랑스색이 강했다. 건물양식은 거의 프랑스식이었고 책에 써 있는 것 보다 아시아계가 많았다. 그래서 우리가 그렇게 특이해 보이진 않는 것 같았다. 나도 이제 얼굴이 다 타서 썬크림을 발라도 뭐.. 내려서 시내로 가는 버스를 탔는데 왠 현지인이 나한테 말을 걸었다. 내가 현지인인줄 알았나..?하여간에 원..미치겠다. 복구할려면 적어도 3년은 걸릴 것 같은데..
버스를 타는 곳까지..딱 거기까지만 영어가 써 있었고 그 후로는 영어가 없었다. 젠장. 가끔 보이는 프랑스어. 나머지는 현지어로 써 있어서 뭐라고 하는지 전혀 알 수가 없었다. 옐로페이지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데 여기에도 상당히 간단한 자료밖에 없었고 이것도 짐바브웨에서 얻은거라 내용도 오래된 것 같았다. 현지에 한국인이 한 200명 정도 되고 한국식장도 3개정도 있다는데 거기를 반드시 찾아야 살 수 있다. 시내 중간에 인포메이션이 있는데 일단 거기부터 가서 숙소부터 알아보고나서 한국식당을 찾기로 했다. 예전에 유럽에서는 일부러 한국인들을 피하는데 아프리카는 한국인이 없으면 전혀 뭘 못한다. 어떻게든 찾아야 한다는 생각에 더운 줄도 추운 줄도 몰랐다;
인포메이션에 가서 숙소를 알아보았다. 다행히 물가 이런것은 걱정이 없었다. 아프리카에서는 이집트와 남아공을 제외하면 물가로 걱정할 일은 별로 없다는 말이 사실인가 보다. 상당히 좋은 호텔로 보이는데(사진만..결국 가보니 여인숙 수준이었지만..)7$밖에 안해서 진짜 좋았다. 시간이 어느새 3시나 되었지만(시차때문에 좀 빨리 간것 같다)몸은 항공으로 인하여 많이 피곤하였다. 일단 오늘은 숙소근처만 돌아다니고 좀 빨리 쉬고 내일 일단 시내 좀 돌아다니고 나서 마다가스카라의 항구도시인 토아마시나와 국립공원 안다시베를 가기로 했다. 일단 마다가스카라에서는 일주일을 잡고 있는데 그것도 비행기가 허락해야지만 움직일 수 있다. 교통편만 좋았으면 날씨도 좋고 사람들도 순박하고 해서 좀 더 관광사업이 잘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거짓말처럼 서 있는 바오밥나무 숲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