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3. 23. 01:33 잡담

묻지말고 태워줘라

내가 죽거든
묻지말고 태워줘라.

묻히는 건 슬프다.
빛도 못보고
축축한 곳에서
썩기를 기다려야 하잖니.

내가 죽거든
묻지말고 태워줘라.

태워서 가루가 된다면
바람에 흩날려
물에 흘러서
이곳저곳을 떠돌 수 있겠지.

그렇게 흘러 흘러서
보고싶은 그 사람 다시 볼 수도 있겠지.
보고싶은 그 사람에게 다시 닿을 수도 있겠지.

내가 죽거든 묻지말고 태워줘라.
죽어서도 그 사람을 다시 한번 보고 싶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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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원 작사.작곡 / 브로콜리 너마저 편곡


그런 날이 있어
그런 밤이 있어
말하지 아마도 말하지 않아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넌 말이 없었지만

그런 말이 있어
그런 마음이 있어
말하진 않았지 위로가 되기를
이런 말은 왠지 너를 그냥 
지나쳐 버릴 것 같아서

정작 힘겨운 날엔 우린 
전혀 상관없는 얘기만을 하지
정말 하고 싶었던 말도 
난 할 수 없지만

사랑한다는 말로도 위로가 되지 않는
깊은 어둠에 빠져 있어
사랑한다는 말로도 위로가 되지 않는

정작 힘겨운 날엔 우린 
전혀 상관없는 얘기만을 하지
정말 하고 싶었던 말도 
난 할 수 없지만

사랑한다는 말로도 위로가 되지 않는
깊은 어둠에 빠져 있어
사랑한다는 말로도 위로가 되지 않는
사랑한다는 말로도 위로가 되지 않는


------------------------------------------


브로콜리 너마저의 2집 앨범 졸업에 실린 곡.


계피가 탈퇴하고 덕원이 리드싱어로 혼자 앨범을 이끌어 나가는 상황에서 참 좋은 노래가 나왔다.

계피와 함께하는 브로콜리 너마저도 좋지만 덕원 혼자 이끌어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 오히려 더 좋은 매력도 있고. 

아직도 브콜너의 팬 중에 계피를 그리워 하는 사람이 많이 있다. 나도 그렇고.. 하지만 계피가 돌아오지 않는다고 해서 브콜너가 무너질 그룹이 아니라는 것은 확실하다. 2집 졸업에서 그들의 역량을 확실히 느낄 수 있다. 확실히 덕원의 작곡 능력, 작사 능력은 사람의 가슴을 뜨겁게 한다. 또한 차갑게 한다.


2집의 많은 노래가 좋다. 1집에 비해 톡톡 튀는 노래가 적은 것은 사실이지만 한편으로는 이 앨범이 더 좋기도 하다.


사랑한다는 말로도 위로가 되지 않는 날이 있다. 의미없는 사랑한다는 말보다 가끔씩은 의미있는 욕이 더 와 닿을 때도 있다. 


늦은 새벽 친구의 전화. 

술 취한 친구의 한마디. 

힘내자 이 미친새꺄.


이런 말이 더 위로가 되는 날이 있기도 하고..


정작 힘겨운 날에는 힘내라는 말보다 듣기 싫은 말이 없다. 누가 힘내라는 거 모르는가. 누가 힘내기 싫은가. 그게 안되니까 힘든거 아닌가..


힘든 날엔 정작 관련없는 이야기를 할 때가 많다. 그냥 그렇게 지나가 버리면 그 일을 잊을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잊혀지는 것은 아니다. 지워지는 것도 아니다. 그냥 덮고 넘어가는 것일 뿐. 

그리고 그렇게 덮고 넘어간 상처. 

언젠가 누군가가 훅~ 분 입김으로 겉의 먼지가 날아가고 끼이익~ 소리를 내며 열리겠지.

그럼 또 아프고. 그러면 또 덮고.


결국 그 위에 정말 좋은 일을 올려놔 열어보지 못하게 하는 수 밖에.

절대 절대 열지 못하게 하는 수 밖에.

그렇게 또 덮고 지나가는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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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애 (時越愛, 2000)


출연진 이정재, 전지현


개인적으로 참 좋아하는 배우인 이정재의 출연만으로도 기대됐던 작품, 재수 중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만큼은 꼭 개봉일에 보고 싶어 시네코아 에서 개봉일에 봤던 기억이 있다. 2000년 9월 9일 정확하게 기억하는 이 날짜. 그 날 영화를 보고 Aizim 가방을 받았는데 진짜 작은 남색 가방이었는데 한 동안 잘 쓰고 다녔던 기억이 있다.


아무튼 국내 멜로영화 중 손가락에 꼽을 만큼 명작이었고 그 만큼 기억에 많이 남는 작품이다. 널리 알려진 대로 미국에 시나리오가 팔려 키아누 리브스, 산드라 블록 주연의 Lake House로 리메이크 되기도 하였다. 영화는 예상대로 폭망하고 두 배우도 나락으로.. 갈뻔 했다. 개인적으로 시나리오를 너무 손봐서 원작의 그 느낌이 안나는 것이 가장 큰 흠. 거기다가 이해가 되지 않는 설정. 편지를 주고 받는 두 사람이 만난다는.. 이게 무슨 일인가;;


원작의 두 주인공은 만나지 못한다. 물론 마지막에 만나지만 그 때 만나는 은주(전지현)는 성현(이정재)을 전혀 알지 못하는 상황이다. 그 성현(이정재)은 은주(전지현)와 편지를 주고받던  성현(이정재)이지만 미래의 성현(이정재)은 은주(전지현)를 도우려다가 교통사고로 사망하는 것. 고로 미래의 은주(전지현)는 성현(이정재)을 만나지 못한다.


아름다운 배경과 색감이 기억에 남는 영화.

특히 석모도의 일 마레는 특히나 아름다웠다. 영화 촬영 후 바로 철거되었지만 그대로 남겨두었다면 큰 관광거리가 될 수도 있었을 것인데.. 참 안타깝다. 물론 그 건물이 허가가 안나는 건물일테지만 관광 코스로 남겨두었다면 꽤나 돈이 되었을 것인데 말이다.. 제주도의 집도 참 아름다웠다. 하지만 역시 기억에 남는 것은 일마레.








전지현의 배우 커리어가 좋은 것은 아니지만 엽기적인 그녀 이 전 까지만 해도 그녀는 캐릭터로 승부하는 배우는 아니었다. 시월애의 경우 전지현의 연기가 돋보이지는 않지만 잔잔한 영화 안에서 나름대로의 역할은 한다. 물론 연기를 뛰어나게 잘하지는 않았다. 어색한 표정과 발성이 가끔 보이는 등 아직 모자라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최대한 그 느낌을 살리려고 꽤나 노력하는 모습이 아름다웠다. 오히려 엽기적인 그녀의 흥행 이후 그녀의 캐릭터 성이 부각되면서 제대로 배우로써 자리를 잡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4인용 식탁, 여친소 등에서 자신의 기존 캐릭터를 깨지 못하였고 활동마저 뜸하게 하면서 점점 커리어를 잃어갔다. 개인적으로 시월애 이후 멜로 영화에 제대로 된 신인 한명 나왔다고 생각했었는데.. 거기에 해외진출도 블러드라는 영화로... ㅠㅠ


암튼 시월애의 전지현은 꽤 괜찮은 은주였다. 개인적으로는 고 이은주가 참 어울렸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러고 보니 이름도 극중 이름인 은주이고..





이정재는 역시 이정재였다. 액션과 멜로 둘 다 되는 몇 안되는 배우, 거기에 가끔은 코믹까지. 담담하게 자신에게 찾아온 인연을 받아들이는, 사랑하는 역할을 무난하게 소화했다. 사랑하지만 다가갈 수 없는 입장,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을 사랑하는 역, 거기에 그 여인은 자신의 사랑을 도와달라고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에게 부탁하는데.. 그 부탁을 들어주다 결국 목숨을 잃게 되는.. 안타까운 역할이다. 그리고 아버지와의 오해까지.


이 두 배우가 오랜만에 함께 작업하는 <도둑들>이라는 영화. 기대해 본다.



굉장히 심심하면서도 색감이 아름다운 영화. 이현승 감독의 영화는 약간 어두우면서도 색감을 강조해줘서 참 좋다. 잔잔하면서도 물 흐르듯 이어지는 스토리에 푹 빠지게 되는 그런 영화이다.


명대사


성현 : 사랑을 하고 그 사랑을 잃어버린 사람은 아무것도 잃어본적 없는 사람보다 아름답습니다


은주 : 우리가 고통스러운 건, 사랑이 끝나서가 아니라 사랑이 계속되기 때문인 것 같아요. 사랑이 끝난 후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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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6. 22. 19:58 잡담

이별

참 좋아했었다고,
그래서 정말 좋았다고.
어쩌면 우리에게 이 젊은 시절이 벅차거나,
혹은 아련한 추억이 될 수도 있었을 것들이
어떤 시점부터 너에겐 고스란히 상처로 새겨졌고,
또 앞으로도 그러리라는 것에 대해,
거기까지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나는 그간의 시간이 조금은 허망하고,
또 따지고 보면 당연한 그 어색함이 조금은 우습기도 하고,
또 눈물겹기도 하여,
스스로를 자조하고 한줌의 허탈한 웃음으로 넘겼다.

오늘 힘든 그 짧은 순간,
나에게는 영원이었다,
내 가슴에 수천,수만의 폭풍이 몰아쳤음을
넌 상상조차 할 수 있었을까...
스스로도 주체할 수 없는 360가지의 감정들이 넘쳐흘렀다.
수습도 못할 거면서..
비틀거리는 내 모습에 나 자신 어이없어 웃었다.
나의 마음이,
나를 믿지 못하는 너의 마음과 나를 믿을 수 없었던 너의 마음이,
시간의 속도를 이겨낼수록,
그리하여 내가 참 벅찬 마음을 키울수록,
너는 네 안에서 그 크기만큼 자라나는 두려움,
헛헛함과 싸웠을 것이다.
시간의 속도를 이겨낼수록,
나에겐 생의 추동력이 되고,
또 비할 바 없이 크고 깊은 위안이,
그것이 아니라 해도 적어도 좋은 추억이라도 되지만,
그 믿음이 시작되는 시점부터
나에게는 과거까지 소급하여 상처가 된다.

우리 또 만날 수 있지? 라는 너의 물음에,
나는 죽어도 너를 만나겠다고 말할 수 있었지만,
말하고 싶었지만,
말할 수 없었던 것은,
네가 던진 그 질문의 무게와 깊이를 잘 알아서이다.
쉽게 새끼손가락을 내어줄 수 있는 약속이란 얼마나 가벼운 것이냐.
너의 그 질문에 담긴 마음이 너무 크고 소중하고 깊어서이다.
그래서 우두커니 서 있기만 했다.

매번 이렇게 반복되는 나의 걱정들과 욕망들을 볼 때마다,
나는 결코 내뱉어질 수 없는 두려움에 떤다.
이제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야 하지 않겠느냐는
너의 말에서 막연한...
다시 잡을 길도 없는 나의 무력감과
빈 마음으로 떠날 수밖에 없는 너의 마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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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사/윤종신 작곡/정석원 편곡/정석원

계절의 냄새가 열린 창을 타고서
날 좁은 방에서 밀어냈어
오랜만에 걷고있는 우리동네
이제보니 추억 투성이

너와 내게 친절했던 가게 아줌마
가파른 계단 숨고르며 오른 전철역
그냥 지나치던 모두가 
오늘 밤 다시 너를 부른다

계절은 또 이렇게 너를 데려와
어느새 난 그 때 그 길을 걷다가
내 발걸음에 리듬이 실리고 너의 목소리 들려 
추억 속에 멜로디 저 하늘위로

우리 동네 하늘에 오늘 영화는
몇 해전 너와 나의 이별이야기
또 바껴버린 계절이 내게 준 이 밤
동네 한 바퀴만 걷다 올게요

다 잊은 거 같아도 스치는 바람에도 되살아나니
추억이 있기에 내가 걷는 길 숨을 쉬네

계절은 또 이렇게 너를 데려와
어느새 난 그 때 그 길을 걷다가
내 발걸음에 리듬이 실리고 너의 목소리 들려
추억 속에 멜로디 저 하늘위로

우리 동네 하늘에 오늘 영화는
몇 해전 너와 나의 이별이야기
또 바껴버린 계절이 내게 준 이 밤
동네 한 바퀴만 걷다 올게요

동네 한 바퀴만 걷다 올게요

동네 한 바퀴에 널 보고싶다


---------------------

이 형은 정말 이별을 많이 해 본 형이다. 아니 이별을 많이 해 봤다기 보다 이별을 제대로 해봤다라고 해야하나..

암튼 이별하고 나면 사소한 것 마저 너무너무 그리워 지는 법이다.
편지는 물론이고 그녀와 함께 봤던 영화의 티켓, 같이 같던 곳, 먹던 것.
심지어는 그녀와 함께 맡았던 냄새까지.

특히 어떤 특정 냄새를 맡았을 때 그 것과 관련된 어떤 것이 떠오르는 경우가 많다.

그녀의 동네, 우리 동네.
함께 돌아다니며 쌓았던 추억들이 하나하나 생각나고
아무것도 아닌 것 처럼 널부러져 있는 전봇대도
그녀와의 사연으로 뜻깊게 보이는 것 처럼.

노래도 서정적이고 좋지만
특히나 가사가 사람의 마음을 후벼 파는 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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