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에 도착했을때 새벽이라서 굳이 돈 쓸 필요없이 노숙을 했더니 옷이, 그리고 몸이 축축하다. 눅눅하다고 해야 하나?
여기는 햇살이 좋다니까 금방 마르겠지 생각을 했다.
내가 여행시 신혼여행객들이 많이 찾는 곳은 되도록이면 찾지 않으려한 이유가 있다. 젠장..
나는 큰 배낭에 큰 모자에 얼굴이 씨꺼매졌는데 저 시키들은 좋다고 그늘벤치에서 레몬 꽂힌 음료 쳐 빨아먹고 앉았네.. 하긴..쟤들이 모 나한테 이렇게 하라고 시킨 것도 아니고... 나는 차라리 나중에 신혼여행을 배낭여행객들만 가는 곳으로 가볼까? 아주 그냥 다 죽이게? 라는 쓸데없는 생각을 해 본다.
샤오유는 오늘도 물집때문에 제대로 못 걷고 있다. 걱정이다. 어차피 말레시이아까지만 같이 이동하고 얘는 태국으로 간다지만 그래도 아직 3일이나 같이 지내기로 했는데 발이 이 상태면 보루네오가기 전에 따로 가게 될지도 모르겠다. 얘도 그러길 바라는 것 같은데 발 다쳤다고 동료를 버리기에는 좀.. 일단 페낭까지는 걷는 것도 도와주고 해야지. 깔창은 좀 준비해야겠다. 은근히 깔창이 많이 떨어지는게..싱가폴 가서 깔창 좋은걸로 몇개 사야겠다. 양말도 좀 사고.
방갈로 하나를 잡았다. 원래 유스를 잡을라고 했는데 하필 오늘 만원이라 어쩔 수 없이 하루만 방갈로에서 자야했다. 방갈로에서 자고 일어나면 또 눅눅할텐데 진짜 미치겠네..여행객에게 돈은 정말 생명줄이다. 그나마 난 먹을 꺼나 쇼핑 욕심은 없으니까..다행이지..
평화롭다 정말.. 한가롭다.
한국에서 나온 후로 느끼는 거지만 우리나라사람들은 참 여유가 없는 것 같다. 항상 시간에 쫒겨 이리저리 끌려다니는 것 같다. 일본도 마찬가지이고. 중국도 그렇고..그런데 이렇게 동아시아 사람들만 그런 것도 같다. 몽고에서 만난 사람들. 미얀마에서 만난 사람들.라오스나 캄보디아 사람들도 상당히 삶의 여유를 찾고 산다. 그래서 못사는 건가? 어쨋든.
유럽에 갔었을때 잔디밭에 누워있는 사람들을 보면서 참 부러워했었던 기억이 난다. 지금처럼 이렇게 펼쳐진 바다가 아니더라도 그곳사람들은 약간의 잔디만 있어도 눕는다. 친구들과 와인 몇병으로 시끄럽게 떠들고 노래부르고 하기도 하고..하지만 그런 여유를 우리는 왜 부릴 수 없을까? 여유는 삶에 있어 사치에 불과한 걸까?
이곳 페낭에서는 그런 바쁘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는다. 바쁜건 여기서는 노는 것 뿐이다.
살랑살랑 부는 바닷 바람에
시원한 나무그늘 밑에 앉아
멜론 한개를 사서 않아 있응께
정말 신선놀음이 따로 없구나.
한숨 푹 자고 이따 마저 쓸란다.
낮잠 잘 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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