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에 해당되는 글 36건

  1. 2012.06.22 시베리아 횡단 열차
  2. 2012.06.22 태국, 푸켓2
  3. 2012.06.22 태국, 푸켓 1
  4. 2012.06.22 몽골
  5. 2012.06.22 다카
  6. 2012.06.20 아프리카 어느 마을?

벌써 며칠째 기차안이다.


시베리아횡단열차라는 것이 길다는 것은 알았지만 이정도일 줄은 몰랐다. 정말 지겹다. 자고 깨도 가고 있고 자고 깨도 가고 있다. 대각선에 앉은 사람이 영어로 몇킬로나 왔냐고 승무원한테 물어봤다. 1500키로 뭐라는게 1500키로 왔다는 건지 1500키로 남았다는 건지 모르겠지만 어쨋든 아직도 많이 남은 건 확실하다.


꾸뻬를 타서 도둑걱정없이 자는게 좋긴한데. 이 안에도 도둑이 있으면 어쩌나 생각을 한다. 같이 여행하자고 하면서 꼬드겨서 털어가는 놈들 엄청 많으니까 어떻게 될지 모르지..하여간 긴장을 늦추면 안된다.


차창밖을 보니 새싹이 새록새록 자라는게 봄인갑다 싶다. 바이칼은 정말 깨끗한 물이 고요하게 있어서 고요한 바다 같다는데 정말 어떨지 기대가 너무 된다. 지금 지나가면서 보는 눈 덮힌 산이 그곳에도 있을지. 저런 눈 덮힌 산도 한번쯤은 올라보고 싶은데 네팔에서 고생하고 나니까 조금 망설여지는 것이 사실이다. 고산병약도 네팔에서 다 써서 가려해도 좀 걱정된다. 이럴 줄 알았으면 좀 더 사둘껄.


페르난도랑 알렌도라는 잘도 자고 있다. 쟤네는 정말 잘 어울린다. 4주밖에 안됐다는 것 들이 10년동안 같이 산 부부처럼 하고 다닌다. 쟤들 각자 자기 나라 돌아가면 헤어질려나? 한국같았으면 내가 중간에서 이간질을 막 할텐데 영어로 이간질을 하려니 너무 어색하고 잘 안된다. 이건 모 영어만 쓴지 1년이 넘는데 이렇게 안되니..여행한다고 말이 확 느는건 아니다. 그래도 상황판단 같은거는 죽어라 잘한다 그건 정말 많이 는것 같다.


모스크바에서 겨울옷을 샀는데 진짜 얘네 말 듣고 폴란드에서 살껄 하는 후회가 된다. 너무 비싸다. 그래도 이 털모자는 정말 잘 샀다. 내가 머리통이 커서 오래 쓰면 머리가 아프지만 그래도 왠지 모를 멋이 느껴진다. 따뜻하기도 하고. 벗으면 머리에서 김이 날 정도로.


좀 허기진 것 같아 배낭에서 마른 식빵이랑 땅콩쨈을 꺼내 발랐다. 혼자 먹을려고 눈치를 보다 프랭크한테 딱 걸렸다. 이자식은 정말 얍삽하다. 모 먹을려고만 하면 눈치를 준다. 저 커플은 자느라 정신이 없는데 이시키는 왜 잠도 안자. 빵하나에다 쨈을 발라 주면서 한국말로 웃으면서 "쳐먹어~"했다. 좋다고 "땡큐"한다. 미국애들이 원래 이런가 싶다. 같이 여행한 미국애는 별로 없어서 성격파악하기 힘들다. 얘네들이 가장 자기 얘기 안하고 폐쇄적인 것 같다. 얘만 그럴 수도 있고..


빵 먹으면서 밖을 보며 창에 입김을 불어보았다. 아무 생각없이 창문에 KOREA라고 썼다. 프랭크가 그립냐고 물어봤다. 난 정말 아무 생각없이 쓴 것인데 그렇게 물어보니 또 그런 것 같다고도 했다. 사실 정확히 말하면 나라가 그렇게 그립지는 않다. 그리운 것은 사람들이지. 빵을 우적우적 씹으면서 맛을 느끼기 보다는 배를 채워야 하는 생각에 약간 덜 씹고 삼킨다. 그래야 위에 오래 남아 있어서 좀 더 허기짐을 막을 수 있다. 기차에 타기 전에 먹을 것을 좀 사놔서 기차에서 뭘 안사먹고 내껄 먹는다. 중간에 역에서 내려서 먹을 것을 좀 사기도 하는데 생각보다 물가가 비싸서 모 먹을 만한게 없다.


춥다. 안춥다고 느껴질때도 눈을 떠보면 약간은 추운 생각이 든다. 창문밖에는 눈이 새 하얗게 쌓여있는데..당연히 그렇겠지. 추운건 질색인데.

6시간 후에 바이칼에 도착한단다. 휴..한숨 푹 자고 나면 도착하겠지싶다. 요즘에 피로가 많이 쌓였는데 어깨를 말랑말랑하게 만들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이 기회에 여독을 확실하게 풀어둬야지..

'여행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슬로바키아, 브라티슬라바  (0) 2012.06.22
카타르  (0) 2012.06.22
태국, 푸켓2  (0) 2012.06.22
태국, 푸켓 1  (0) 2012.06.22
몽골  (0) 2012.06.22
Posted by Creative JD

2012. 6. 22. 19:16 여행기

태국, 푸켓2

낮잠 좀 자다보니 어느새 밤이다 -_-

걷다보면 나도 모르게 몸이 많이 쇠약해져 있을 때가 많다.이럴 때 적절히 영양보충을 해줘야 하는데 해외에 나오면 그런게 참 쉽지가 않다. 기껏해야 비타민 좀 사먹는 정도?

일어나서 주위를 보니 아무도 없다. 한 30미터 정도 떨어진 해변바에 불이 피워져 있는데 거기에 사람들이 죄다 몰려있다. 바에서 술 사서 먹고 있다. 이런 관광지는 물가가 살인적으로 비싸기 때문에 왠만하면 아무것도 안 사먹을라고 했는데..일단 여기 온것부터가 잘못이긴 하다. 절대 이런 관광지는 앞으로 일정에 넣지 말아야지!! 어쩔 수 없이 배낭에 고이 모셔놓았던 콸라룸푸르에서 산 럼을 꺼냈다. 럼주 밤에 그냥 홀짝홀짝 마실라고 산건데.. 아깝긴 하지만 같이 여행다니는 친구들을 위해 과감히 꺼내놓았다. 그런데 이시키들..저마다 배낭에서 술 한병씩을 꺼내는 것이 아닌가..괜히 꺼냈어..젠장..ㅠㅠ

암튼 신나게 놀았다. 술마시고 노래도 하나씩 부르다가 나중에는 자기네 나라 노래를 부르는 순서가 왔다. 알와디가 먼저 지네나라 노래를 부르는 바람에 그럼 각자 나라 노래 하나씩 부르자 해서 이렇게 부르게 됐다. 난 박상철의 "무조건"을 불렀다. "무조건 달려갈꺼야~아~ 짠짜라짜라자자짜짜짜"하니까 난리다 난리야 ㅋㅋ 역시 분위기 살리는 데는 세계를 막론하고 트로트만한게 없다.

재미있다. 그냥..행복했다. 이렇게 걱정없이 하루하루를 보내는 것이 죄스럽기도 하고. 나 하나 편하자고 모든 걸 다 제쳐두고 왔는데 또 아무 것도 얻지 못하고 돌아갈까봐 걱정도 많이 했다. 하지만 이렇게 세계 각지에서 온 좋은 친구들과 또 좋은 관계를 맺게되어 너무 기쁘다. 나중에 내가 한국에 돌아갈 때는 지금보다 좀 더 자라서 세상을 굽어볼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한다.

이곳의 밤은 더웠다. 하지만 그것은 여름이기 때문도 아니고 피워놓은 불 때문만도 아니었다. 우리의 열정이 있기에 우리의 밤은 낮보다 더울 수 있었다.

'여행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카타르  (0) 2012.06.22
시베리아 횡단 열차  (0) 2012.06.22
태국, 푸켓 1  (0) 2012.06.22
몽골  (0) 2012.06.22
다카  (0) 2012.06.22
Posted by Creative JD

2012. 6. 22. 19:15 여행기

태국, 푸켓 1

공항에 도착했을때 새벽이라서 굳이 돈 쓸 필요없이 노숙을 했더니 옷이, 그리고 몸이 축축하다. 눅눅하다고 해야 하나?

여기는 햇살이 좋다니까 금방 마르겠지 생각을 했다.

내가 여행시 신혼여행객들이 많이 찾는 곳은 되도록이면 찾지 않으려한 이유가 있다. 젠장..


나는 큰 배낭에 큰 모자에 얼굴이 씨꺼매졌는데 저 시키들은 좋다고 그늘벤치에서 레몬 꽂힌 음료 쳐 빨아먹고 앉았네.. 하긴..쟤들이 모 나한테 이렇게 하라고 시킨 것도 아니고... 나는 차라리 나중에 신혼여행을 배낭여행객들만 가는 곳으로 가볼까? 아주 그냥 다 죽이게? 라는 쓸데없는 생각을 해 본다.


샤오유는 오늘도 물집때문에 제대로 못 걷고 있다. 걱정이다. 어차피 말레시이아까지만 같이 이동하고 얘는 태국으로 간다지만 그래도 아직 3일이나 같이 지내기로 했는데 발이 이 상태면 보루네오가기 전에 따로 가게 될지도 모르겠다. 얘도 그러길 바라는 것 같은데 발 다쳤다고 동료를 버리기에는 좀.. 일단 페낭까지는 걷는 것도 도와주고 해야지. 깔창은 좀 준비해야겠다. 은근히 깔창이 많이 떨어지는게..싱가폴 가서 깔창 좋은걸로 몇개 사야겠다. 양말도 좀 사고.


방갈로 하나를 잡았다. 원래 유스를 잡을라고 했는데 하필 오늘 만원이라 어쩔 수 없이 하루만 방갈로에서 자야했다. 방갈로에서 자고 일어나면 또 눅눅할텐데 진짜 미치겠네..여행객에게 돈은 정말 생명줄이다. 그나마 난 먹을 꺼나 쇼핑 욕심은 없으니까..다행이지..

평화롭다 정말.. 한가롭다.


한국에서 나온 후로 느끼는 거지만 우리나라사람들은 참 여유가 없는 것 같다. 항상 시간에 쫒겨 이리저리 끌려다니는 것 같다. 일본도 마찬가지이고. 중국도 그렇고..그런데 이렇게 동아시아 사람들만 그런 것도 같다. 몽고에서 만난 사람들. 미얀마에서 만난 사람들.라오스나 캄보디아 사람들도 상당히 삶의 여유를 찾고 산다. 그래서 못사는 건가? 어쨋든.


유럽에 갔었을때 잔디밭에 누워있는 사람들을 보면서 참 부러워했었던 기억이 난다. 지금처럼 이렇게 펼쳐진 바다가 아니더라도 그곳사람들은 약간의 잔디만 있어도 눕는다. 친구들과 와인 몇병으로 시끄럽게 떠들고 노래부르고 하기도 하고..하지만 그런 여유를 우리는 왜 부릴 수 없을까? 여유는 삶에 있어 사치에 불과한 걸까?

이곳 페낭에서는 그런 바쁘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는다. 바쁜건 여기서는 노는 것 뿐이다.


살랑살랑 부는 바닷 바람에

시원한 나무그늘 밑에 앉아

멜론 한개를 사서 않아 있응께

정말 신선놀음이 따로 없구나.

한숨 푹 자고 이따 마저 쓸란다.

낮잠 잘 자라~

'여행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베리아 횡단 열차  (0) 2012.06.22
태국, 푸켓2  (0) 2012.06.22
몽골  (0) 2012.06.22
다카  (0) 2012.06.22
아프리카 어느 마을?  (0) 2012.06.20
Posted by Creative JD

2012. 6. 22. 19:11 여행기

몽골

어제 다친 발이 아직 아프다.

고름을 짰는데 걷다보니 또 밴드가 떨어져서 슬리퍼 부분에 계속 걸렸나보다. 다시는 쪼리 안 신는다. 쪼리 신었더니 맨날 이렇게 발등이 아파서..


오늘은 어제처럼 걸을 수 없을 거 같아 말 한 필을 빌렸다. 몽골사람들이 눈이 좋을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이렇게 넓은 초원이 있는데 아니..있는데가 아니라 초원밖에 없는데 라고 해야 정확한 표현인 듯 싶다. 정말 넓디 넓은 초원이다. 이게 그 말로만 듣던 툰드라 지역인가..울란바토르는 그래도 정말 큰 도시였다. 여기에 비하면...

말 위에서 보느라, 중심잡느라, 말 신경쓰느라 평온한 마음으로 보지는 못했다.


"제이디~"


오투곤쿠그가 저 멀리서 나를 불렀는데 그걸 전혀 듣지 못했다. 정작 들었을때는 바로 내 뒤에서 말을 했을 때다.

테렐지로 이동하잔다. 알았다고 하고 살살 말을 돌렸는데 이자식은 말을 잘 안듣는다. 내 발만 괜찮았어도 구워먹어버리고 싶다...


테렐지국립공원이라는 곳을 갔다. 입장료가 3000투그릭. 우리나라 돈으로 약 3000원이다. 여기는 이건 정말 편하다. 원화와 1:1로 계산이 가능하다는 것 ㅋㅋ 입장료 참 비싸네.

원래 이 여행의 컨셉은 동가식서가숙 여행인데 이렇게 돈을 함부러 쓰면 나중에 빵꾸날텐데..아깝다..라는 생각을 할려는 찰라..


내 앞에 펼쳐진..


숨이 정말 턱..막혔다..

자연이 인간보다 위대하다는 것을 평소에는 잘 깨닫지 못하다가 이렇게 압도적으로 거대한 무언가와 맞닥뜨렸을 때 초라함을 느낀다. 자연에 비하면 난 티끌같은 존재였구나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다.


어릴 때 김포에 살며 그나마 자연을 느끼고 알고 있다고 나름대로 생각했는데 이렇게 압도적인 모습과 마주하면 한없이 작아지는 나를 보고 또 다시 겸손해 진다. 서울 사람들은 이걸 모를 것이다. 나도 대학을 들어간 후로 거대한 자연과 마주한 적이 별로 없다. 언제나 쳇바퀴속을 돌 듯 똑같은 패턴의 일만 했을 뿐. 실제로 이 앞에 있으니 느껴진다. 난 아무 것도 아니었다는 걸. 언제나 노력하자..라는 생각을 가슴속에 깊이 새겼다. 실제로 생각해 보면 서울에 온 후 하루에 1Km 이상 멀리 떨어진 곳을 바라볼 기회가 하루에 몇번이나 있었는지 생각해보게 되었다. 나 어릴때 국민학교에서는 안경쓴 친구들이 반에 5명도 채 되지 않았다. 발전할 수록 안경쓰는 친구가 늘어났고 그 눈이 좋던 나도 이제 안경을 쓴다. 이 곳에 와 보니 그게 왜 그랬는지 알 것도 같다.

하도 입을 벌리고 다녔더니 배가 고팠다. 대충 쵸코바 먹을라고 했는데 아뿔싸..그것도 안가져 오고 진짜..내가 미친다..


한국음식이 그립다. 별로 좋아하진 않았지만 장어도 먹고 싶고. 이곳에 오니 더 먹고 싶은 것 같다. 이제 여행 3주 째인데..정신 차려라..너 돌아갈려면 아직 23개월 남았다. -_-

피곤하다. 바람이 세다 보니 피부가 타 텄다. 추우면 빨리 배고프고 졸린 법이다. 몽골에서 그지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춥고 배고프고 졸린.. 내 팔자여.. ㅋㅋㅋ

'여행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베리아 횡단 열차  (0) 2012.06.22
태국, 푸켓2  (0) 2012.06.22
태국, 푸켓 1  (0) 2012.06.22
다카  (0) 2012.06.22
아프리카 어느 마을?  (0) 2012.06.20
Posted by Creative JD

2012. 6. 22. 19:10 여행기

다카

어제 밤에 먹은 과일이 이상한지 아침부터 배가 아팠다. 이름도 모르는 과일인데 사이린이 가면서 먹으라고 줘서 가져가서 버스안에서 먹었더만 아침부터 배가 아프네. 여행 중에 무언가를 덥썩 받아먹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이제부터 주의해야지..


5시 24분에 다카에 도착했다. 부탄에서 다카에 오는 길은 참 험난했다. 물품검사도 빡세게 하고 말야. 에이 어제 바쁘기도 하고 더워서 속옷도 안입었는데 바지까지 벗으라고 해서 혼났다. 다행히 손짓발짓으로 겨우 통과했지만. 방글라데시는 정말 사람이 많다. 자전거도 많고. 오토바이도.. 잠잘 곳을 구해야 하는데 알아본 바로는 여기도 물가가 싸다고 한다. 나중에 유럽가면 돈이 많이 들지도 모르니까 이런 곳에서 많이 아껴야 한다. 모 앞으로 남은 18개월을 아껴야 하니까 여행 내내 아껴야 하겠지만 말이다.


한국에서 떠난지 벌써 3달이 지났다. 처음에는 겁도 많이 나고 했었는데 인도네시아에서 당한 그 일 이후로는 별로 겁나는 것도 없다. 잃을게 없다고 해야하나? 하여간 그렇다 ㅋㅋ


JD라는 이름은 잘 지은 것 같다. 영어이름이지만 한국이름이 모태이고 또 여기 사람들도 상당히 자연스럽게 발음한다. 쉬워서 기억하기도 좋단다. 나도 좋고 부르기도 기억하기도 좋은 이름. 중학교 때 내가 지은 이름이지만 참 좋다.

오전에 겨우겨우 묻고 물어 3시간 동안 헤메다 8시쯤에 게스트하우스를 구했다. 주인이 중국사람인데 영어를 꽤 할 줄 알아 일은 수월하게 풀렸다. 내 이름은 원래 홍종덕이고 중국어로는 홍쫑더 라고 가르쳐 주니 몇번 발음해보고 재미있는지 연신 나한테 쫑더~쫑더 이렇게 부른다. 영어이름으로 가르쳐 줄껄..하는 후회가 들었다.


방에 가보니 16명이 같이 쓰는 2층 침대로 된 방이었는데 당연히 인터넷은 바라지도 않았고 이건 모 쥐나 안나올까 걱정이다. 다카 터미널 앞에 있는 환전소에서 100달러 환전했는데 너무 많이 한 것 같다. 잠깐 있을 꺼라고 생각해서 그거 환전했는데 한 30달러만 환전할껄..하는 후회가 든다. 여기 화폐 단위는 따카라고 수도 이름이랑 똑같다. 물가가 싸서 마음에 든다. 아시아는 참 좋다. 같은 방에 있는 독일인 한명이랑 오스트리아인 하나가 있었다. 둘다 남자고 이름은 슈트트, 한센이다. 내가 슈트트라고 불렀더만 그냥 슡이라고 부르란다. 잘됐다. 발음하기도 어려웠는데. 오스트리아에 한센이라는 녀석은 고작 21살이란다. 방에 우리 셋밖에 없었는데 알고 보니 그녀석들도 부탄에서 오늘 나랑 같이 넘어왔단다. 근데 이자식들은 어떻게 이렇게 빨리 여기 도착한거지.-_- 나는 세시간이나 걸렸는데..

어쨋든 그 녀석들이랑 같이 시내를 돌아다니기로 했다.


아침을 먹을 시간이라 여기저거 돌아다니다 알루 빠로따라는 것을 먹게 되었다. 그냥 빵같은 건데 모 대충 먹을만했다. 처음보는 음식은 잘 시도해 보는 편이라 아무 생각없이 먹었는데 먹을 만했다. 슈트는 잘 먹었는데 한센 이자식은 모 이렇게 고약한 냄새가 난다고 지랄인지 모르겠다. 어린 놈들은.. 어쨋든 방글라데시는 인도랑 비슷할꺼라고만 생각했는데..내 생각이 맞았다 ㅋㅋ 아직 인도는 가보지 않았지만 카레 냄새가 진동을 하는 것 보니 정말 비슷할 거 같다. 인도는 어떤 느낌일지 궁금하다.


시내를 찾아 헤메다 다카에 두개 있다는 여행안내소를 찾았다. 거기에 안녕하세요 라는 한글이 써 있었는데 잘못쓴건지 뭔지 안녕하서요 라고 ㅣ 하나가 떨어져있었다. 그래도 좋다고 써놨으니 원..

시내가 어딨냐고 물었는데 여기가 제일 번화가란다.-_- 못살아..


자전거를 빌려서 타고 다니기로 했다. 값이 싸서 그냥 살까 했는데 이 다음 여행지가 네팔이라 겁이 났다. 네팔 가면 산을 자전거를 타고 가야하는데..-_- 그럴수는 없다. 중국에서 하나 샀다가 어떤 시키가 쌔벼간 자전거도 아까워 죽겠는데..그 때 여행 초반이라서 어리버리하고 개념없을때 샀지..아 시..

빌리는데 20따까, 한국돈으로 한 400원정도 한다. 하루종일 빌리는데 400원..대박...

점심은 카레를 먹었다. 저녁도 카레를 먹었다. 내일 아침에도 카레를 먹겠지..젠장할..


예상외로 방글라데시는 볼 것이 많았다. 사람들은 개인적으로는 친절하기는 한데 사람들이 여유가 없는지 죄다 바쁘게 지나친다. 정말 여러나라를 돌아다니면서 깨달은 거지만 나라마다 사람들의 국민성이라는게 다른거 같다. 신기하다 정말. 우리나라는 어떨지 궁금하다. 아마 이 여행을 마치고 들어가보면 깨달을 수 있을 것도 같고.

십자인대가 파열될 때 쯤 자전거를 다시 갖다 주고 숙소로 걸어왔다. 한센은 말도 못한다. 슈트는 땀이 비오듯 하는데 하루종일 이온음료를 빨고 살아서인지 쌩쌩하다. 나이도 이제 마흔 다된것 처럼 보이는데 체력이 대단하다. 여행이 벌써 3년째라니. 나도 좀 더할까 생각이 든다. 돈만 있으면 더하지..책쓸라고 DSLR도 사고 했는데 물에 빠져서 쓰지도 못하고 있고 진짜..고칠데도 없고..미치겠다.


밤에 나가서 술을 마시자는데 여긴 좀 위험해 보였다. 피곤하다는 말로 집에 들어왔는데 나갈껄 후회가 되서 다시 쪼로로 나갔다만 이자식들 금새 사라졌다.2층에 머물던 유럽여자여행객 두명이 있던데 같이 나갔구만 ㅠ.ㅠ 나쁜 녀석들. 하여간 여행가서 만난 녀석들은 믿을게 못된다 정말..

오늘 하루를 정리하고 잠을 잔다. 앞으로도 많이 남았다. 힘내서 2년뒤에는 더 큰 사람이 되었으면 한다.

오늘 하루도 고생했다. 화이링.

'여행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베리아 횡단 열차  (0) 2012.06.22
태국, 푸켓2  (0) 2012.06.22
태국, 푸켓 1  (0) 2012.06.22
몽골  (0) 2012.06.22
아프리카 어느 마을?  (0) 2012.06.20
Posted by Creative JD

아침 5시 30분.

바닥이 눅눅한 움집같은 집에서 자고 일어났더니 온몸이 끈적거리고 간지러운게 꼭 벌레가 기어가는 것 같았다.

머리너머로 손을 뻗어 배낭이 잘 있는지 살핀다. 잘있구나.

이 나라는 물이 귀해 양치할 물도 제대로 구할 수 없다. 겨우 구한 물 한컵에 3분의 1로 양치를 하고 나머지 3분의 1로 얼굴을 닦고 나머지 3분의 1로 목을 축였다. 아 씨..왜 이렇게 더운거야..

움집을 기어서 나왔더니 벌써부터 햇살이 따가운게 한 낮이다. 어제도 이렇게 땡볕을 걸어 걸어 이 마을까지 찾아왔는데 지도를 보니 앞으로 두 마을을 더 걸어야 버스 타는 곳이 나올 것 같다. 바닥을 보니 조그만 짱돌 하나가 있어서 손을 뻗어 주웠다. 아 뜨거...젠장..

언제부터 해가 뜬거야..

뒤에서 이상한 낌새가 있어서 쳐다보니 나무 뒤에 숨어서 이 동네 꼬마아이들이 하얀 이를 드러내고 나를 신기하게 쳐다보며 웃고있다. 그 중 한 꼬마가 나를 향해 걸어왔다. 발걸음이 씩씩한 것이 이 녀석이 분명 이 무리의 대장이렸다.

"니나 마야꿀라마스파하~"

뭔소리야 임마 -_-;

"니나 마야꿀라마스파하~!"

이녀석이 도통 무슨 소리를 하나 싶어 난 그냥 배시시 웃었다. 그러자 이 녀석도 나를 보며 따라 웃는 것 아닌가. 하얀 이가 햇볕에 비쳐 더 하얗게 보였다.

나에세 손을 내밀었다.

"마흐시라"

오호. 이녀석 이름이 마흐시라인가? 대충 생각했다. 벌써 1년이 넘게 여행을 해 온 나에게 이정도 눈치는 예삿일이라..

"제이디"

나도 손을 내밀어 내 이름을 말했다. 그러자 녀석은 내 손을 탁 치고 웃으며 도망갔다. 이 놈... ㅡㅡ

새로운 마을에 오면 으레 어린이들은 외지인을 보고 신기함 다음은 같이 놀고 싶은 마음이 드나보다. 페루에서는 내 작은 가방을 갖고 도망가는 바람에 소매치기로 오해를 하기도 했었다. 실은 친구처럼 장난친 거지만.

어쨋든 나도 그녀석을 웃으며 쫓아가는 척을 했다. 아침부터 피곤해 죽겠는데 말야..-_- 30분 정도 놀다보면 으레 녀석들의 엄마들이 찾으러 나와 밥을 먹으라 한다. 그러면 거기서 약간 뻘쭘한 표정을 지으면 되고 그럼 녀석들은 엄마한테 달려가서 모라고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한다. 그럼 엄마는 아이를 한번 보고 나를 한번 보고 난 다음 약간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지만 이윽고 같이 밥을 먹자는 말을 한다. 젠장..이런 방식으로 6개월을 살았다. 똑같은 패턴. 하지만 다른 분위기. 매번 이럴 때 마다 속으로 제발 제발을 외친다. 3달 전 나미비아에서는 자기들 먹을 것도 부족하다고 안줘서 비상시 먹을라고 쟁여둔 초코바로 떼웠었다. 다시는 그럴 일이 없으리라.. 난 최대한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나에게 오라는 손짓을 거절했다. 당연히 한번은 거절해 줘야 한다. 한번에 가면 내가 밥만 축내는 녀석으로 보일꺼 아냐;;

마지 못해 밥을 같이 먹는다. 밀가루 반죽을 구워 만든 빵 같은 거에 풀을 싸서 먹고 있다.-_- 이게 모지..라고 생각한 순간 나에게는 특별한 손님이라고 빨간 열매 으깬거를 넣어줬다. 먹었다. 불났다. 이 죽일 놈의 빨간 열매..고추보다 훨씬 매운 어떤거다. 내가 먹고서 얼굴이 빨개져서 켁켁 거리자 같이 밥먹던 사람들이 죄다 킥킥 거리며 웃고 있다. 자기들은 그 빨간 열매를 연신 빵에 바르고 아무렇게 않게 먹는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듯 내가 보는 앞에서 자연스럽게 빵을 풀을 싸서 먹는다.

어쨋든 아침을 떼웠다. 여기 이 마을도 당연히 화장실이란 개념이 없다. 이 마을을 알게 된건 나흘 전, 볼리비아에서 만난 독일 친구가 준 책에 써 있는 글을 보고 알게 되었는데 그 친구는 왠만하면 안가는게 좋을 거라고 나에게 신신당부했었다. 자기는 가보지는 않았지만 그 마을은 위험하지는 않지만 위생적이지 않아서 여행객이 많이 찾지 않는다고 했다. 하지만 난 위생적이지 않은 것은 얼마든지 참을 수 있었다. 모 어떻게 되기야 하겠어? 라는 생각을 갖고 왔는데 밤에 도착해서 위험했다. 숲어귀에 들어서자마자 다섯시밖에 안됐는데 창으로 찌를려고 하지 않나. 손을 올리고 배낭 다 검사받고 초코바 두개를 뺏기고 나서야 마을에 구석에 있는 움집에 재워줬다. 저녁밥은 먹지도 못했다. 한참 걸었는데 배가 너무 고팠다. 그래도 재워준게 어디야라는 생각을 했다.

아침도 먹었겠다. 적당히 이 마을은 어떤가라고 둘러보려고 하는데 아까 그녀석들이 또 와서 장난을 건다. 나 밥먹었으니까 니네랑 그만 놀꺼야 -_- 무시해버렸다. 그랬더니 계속 쫓아온다. 아 이녀석들 정말... 이 마을은 참 특이한 마을이다. 아직도 이런 곳이 존재할까 싶을 정도로 문명의 혜택을 받지 못한 곳 같다. 마을에 전자제품이라고는 자동차 한대. 그것도 족장으로 추정되는 사람의 것인데 한 1950년대 정도의 차인것 같다. 겨우겨우 움직이기만 하는 차 같다. 문짝도 없고 지붕도 없고..가나 모르겠다..에효..

신기하게 여자들은 또 위에를 다 입고 있다. 하도 봐서 질리긴 하지만 그래도 입은걸 보니 좀 서운하기는 했다. 곧 다른 마을을 가니까... 나도 모르게 이상한 걸로 나 자신을 위로하고 있었다. 이런 미친.-_-;;

하루만 여행하고 이 마을을 떠나기에는 좀 아쉬움이 많은 것 같지만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내 뒤에서도 건장한 사내들이 눈 밑에 하얀거를 칠하고 무서운 눈으로 노려보고 있어서 안갈 수가 없겠다. 버스가 있는 마을까지는 걸어서 3일정도 걸릴 거 같다. 족장이 좀 태워다 주면 좋으련만..괜한 부탁을 했다가 이 곳이 내 마지막 여행지가 될 것 같아 참았다. 부디 몸 조심해서 꼭 한국으로 돌아가야지.

벌써 여행을 떠난지 14개월째이다. 참 많은 나라를 돌았다. 또 내겐 내가 꼭 돌아야 할 많은 나라들이 남았다.

한국으로 돌아가야 할 생각을 하니까 좋기도 한데 한 편으로는 무섭기도 하다. 현실과 맞닥뜨려야 하고 2년동안 무슨 새로운 소식이 많을지..무섭고 궁금하다.

그래도 오늘은 여유가 있어서 이렇게 글이라도 쓰는데 내일부터는 또 어떨지 모르겠네. 모기가 많아서 예방주사라도 맞아야 할텐데 이건 모 마을이 없으니..

암튼 잘 지내고 있어라. 곧 간다.

배낭을 메고 나는 또 길을 나선다.

'여행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베리아 횡단 열차  (0) 2012.06.22
태국, 푸켓2  (0) 2012.06.22
태국, 푸켓 1  (0) 2012.06.22
몽골  (0) 2012.06.22
다카  (0) 2012.06.22
Posted by Creative JD
이전버튼 1 2 3 4 이전버튼

블로그 이미지
언제나 꿈으로 가득한 세상
Creative JD

공지사항

Yesterday
Today
Total

달력

 « |  » 2025.8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