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6. 22. 19:44 여행기

말레이시아, 콴탄

비가 온다 추적 추적..

벌써 며칠째인가. 겨울은 건기라 비가 별로 없을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비올 때 물론 돌아다닐 수 있는데 해수면이 불어나면 그만큼 위험하다.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니 돌아다니는 건 금물이다. 덕분에 방값만 나가고 있다. 처음에 계약할 때 비오면 50%만 내기로 해서 그렇게 부담이 되지는 않지만 집안에서 할게 없는데 밖에도 못나가니 정말 죽을 맛이다. 건기 때 온 이유가 있는데 이렇게 추적추적 그저께 밤부터 내린 비 때문에 약이 올라 죽겠다. 그것도 왜 밤에는 그쳤다가 낮에만 오는지..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우리 일행 뿐 아니라 호주 여행자 몇명도 이 집에 갇혀 있다. 토마스라는 이름의 25살쯤 먹은 애가 있는데 담배를 얼마나 피우는지 창가에 의자를 놓고 앉아서 계속 담배만 피우고 있다. 백인들은 틈만 나면 상의를 벗고 있는데 이놈도 예외는 아니었다. 몸매가 좋은 것도 아닌데 항상 상의는 벗고 반바지만 입고 있다. 가슴이랑 배에 털은 잔뜩 나서 보기 싫은데 그렇다고 또 입으라고 하기도 모하고. 정말 민망한 상황이다. 토마스 보고 이 다음에 어디로 갈꺼냐고 물어봤다. "글쎄. 일단 한국이나 일본에 가서 영어 좀 가르쳐서 돈 좀 벌다가 태국에서 1년 쯤 살고 싶어." 이 놈은 내가 중국인인 줄 알았다고 한다. 그래서 처음에 날 보자마자 "니 하오마"라고 했다. 백인을 보면 당연히 미국인이라고 생각하는 우리나라 사람과 별 다를 게 없다고 생각했다. 나중에 내가 한국인이라고 밝혔더니 중국인과 일본인 중 어디일까 고민했었다고 했다. 한국도 알면서 말야. 톰에게 왜 한국으로 가냐고 하니까 그냥 한국에 가면 돈을 벌기 쉽다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나도 가뜩이나 영어를 잘 못하는데 강렬한 호주 액센트로 들으니 상당히 깔아보는 듯한 인상이다. 한국인과 한국 둘 다. 그래서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다. 단순히 돈벌이로 한국을 생각하는 것 같아서 기분이 나빴다. 그래서 나도 "한국 사람들은 호주가 돈 벌기 쉽다고 해서 호주로 많이 가는데?"라고 했다. 그러자 그 녀석이 맞다고 하며 "그래서 호주 사람들은 편하게 살 수 있지 힘든 일은 한국사람들이 다 하니까"이렇게 말했다. 순간 정말 열이 받았는데 꾹꾹 참았다. 여기서 괜히 싸워봤자 나만 손해지. 시작한지 얼마 안된 여행인데 벌써부터 이렇게 싸움에 휘말리면 안된다고 생각했다. 나와 뜻이 안맞는 사람이 이 지구상에 얼마나 많겠는가. 한국에서도 많은데 하물며 말도 잘 안통하는 외국인. 그 말이 더 기분 나빴던 것은 그녀석의 태도 때문이었다. 다리를 꼬고 창가를 보면서 담배를 피우는데 말끝마다 담배를 한 움큼 빨아 창가로 뿜어내면서 코로 비웃는 꼴을 보니까 정말 한대 쥐어박고 싶었다. 그러지 않은 건 정말 대단한 자제력 때문이었다. 그래서 이 녀석은 혼자 이렇게 여행을 다니는 구나. 불쌍한 녀석. 애써 그녀석을 외면하고 싶었는데 그녀석이 돌아서는 나를 붙잡았다.


"헤이. 나 나가서 먹을 것 좀 사오려는데 같이 갈까?"나는 몸은 돌리지 않고 얼굴만 돌리며 "쏘리, 암 비지 롸잇나우"라고 했다. 다시 돌아서 내려오는데 그녀석의 웃음소리가 들렸다. 짜증나게.

내려가서 티비 앞에 앉아있는 크리스한테 톰이랑 얘기해 봤냐고 물어봤다. 크리스는 독일인인데 여기 온지는 2주 정도 됐다. 계획대로라면 내일 보루네오로 간다고 했는데 비가 와서 계획이 좀 달라질 것 같았다. 아무튼 크리스도 톰을 별로 안좋게보는 것 같았다. "내버려둬 그런 자식."하며 아무말도 없이 티비를 봤다. 티비에서는 CNN이 나오고 있었는데 막 날씨가 나오고 있었다. 내일도 비.


치요꼬가 자기네 먹을 것 사러 가자고 해서 함께 나가기로 하고 방에 가서 옷을 갈아입었다. 현관에 나가보니 톰도 옷을 걸쳐 입고 있었다. "놀랬냐?"라고 하며 아무렇지 않게 치요꼬에게 어깨를 두르고 우산 하나로 휑하니 가버렸다. 우산이 두개 더 있었는데 난 혼자 쓰고 가고 마린과 요리스 둘이 같이 쓰고 숙소 앞에 있는 식료품 점에 갔다. 비가 와서 사람들이 거리에 별로 없었는데 관광버스가 지나가면서 보니까 오늘 여기로 온 관광객들인가 보다. 불쌍한 사람들. 하필 오늘 같은 날 오다니. 오늘은 사원도 닫았을 텐데. 식료품 가게에 가니 빵이 있었는데 좀 눅눅했다. 말레이시아는 빵을 봉지에 넣어팔지 않고 밖에 내놓고 파는데 요 며칠 비가 와서 포장이 되어있지 않은 물품은 모두 눅눅해보였다. 미국에서 수입한 육포가 있었는데 먹을려고 했지만 생각보다 좀 비싸서 참았다. 어차피 태국에서 산 말린 복숭아가 있으니까 그냥 그걸 먹고 참기로 했다. 고기 먹은지가 며칠 된 거 같은데 언제쯤 먹을 수 있을라나. 저녁에 양고기라도 먹게 외식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3일째 제대로 밥을 안먹고 빵에 쨈을 먹었는데 그만큼 아꼈으니 하루는 몸보신을 해야한다고 생각했다. 참치캔 4개와 말린 새우 두 봉지를 사서 가게를 나왔다. 집에 바로 가려고 했는데 치요꼬가 들어가서 맥주를 마시자고 해서 그러자고 했다. 그래서 맥주 4병을 또 샀다. 맥주는 버드와이저밖에 없었다. 난 하이네켄이 좋은데. 어쨋든 집에 들어갔는데 애들이 모여서 영화를 보고 있었다. 상당히 예전 영화였는데 잘 이름이 생각 안 났지만 좀 있다가 보니까 생각났다. "스위트 노벰버"라고 키아누 리브스 나오는 영화였는데 더빙을 해서 말레이시아 말로 나오고 있었다. 얼마나 웃기던지. 한국말로 더빙한게 외국인들에게는 이런 느낌이겠구나 했다. 생각해 보라. 말레이시아 말을 하는 키아누 리브스. 웃고 떠들며 맥주와 함께 말린 복숭아를 먹었다. 아까 내가 새우 사온것을 보고 그걸 꺼내라고 말이 많았는데 내가 환전해 온 것이 별로 없어서 봐달라고 했다. 겨우 살았다. 새우는 내일 점심에 콴탄으로 갈때 버스에서 먹을려고 한 거라 절대 뺏길 수 없었다. 여행가서 친구들 만나는 것도 좋지만 퍼주다 보면 안사는것만 못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어서 조심해야 한다. 애들껀 얻어먹으면서 내꺼 아낄 수는 없어서 내도 남꺼 안먹는다.


내일은 아침에 일어났을 때 비가 좀 적게 왔으면 한다. 그래야 콴탄가는 길이 편하지. 비올때는 참..

오늘은 시내구경도 못하고 하루를 꼬박 쉴 것 같다. 며칠 째 걷느라 좀 피곤하기도 했는데 비가 와서 다행이라는 생각도 든다. 가끔은 좋은데 제발 멈춰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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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6. 22. 19:42 여행기

칠레, 토코피야

어제 찢어진 신발 때문에 신발을 사러 아침부터 일찍 나갔다. 일어나기는 빨리 일어났는데 밥먹고 뭐하고 하다보니 정작 나간건 9시 쯤? 메리존의 신발을 잠깐 신는다고 했더만 지랄지랄을 해서 자존심때문에 그냥 맨발로 나왔다. 어차피 여기는 도로만 빼고 다 흙이라 맨발로 다녀도 뜨겁지는 않았다. 다만 조그만 돌 때문에 따갑고 그런 건 있었지만 나름 괜찮은 느낌이었다. 그래도 조금은 따가움이 심해져서 신문지로 발을 감싸서 임시신발 처럼 만들었다. 한 6장 정도를 사용해서 걸으니 발바닥도 안아프고 괜찮았다. 내 반바지도 약간 신문 모양처럼 생겨서 인지 상당히 잘 어울렸다. 패션은 참.


토코피야는 시내에 나가면 그래도 사람이 꽤 많은 도시이기 때문에 시내까지만 가면 된다고 생각하고 나와서 버스를 타기로 했다. 조금 빨리 걸으면 금방 신문지가 찢어질 것 같아서 천천히 걷기로 했다. 어기적어기적 걷는데 저쪽에서 칠레아이들이 나를 보고 웃고 있다. 나도 웃으면서 손을 흔들어주었다." 나 그지 아니야~" 애들은 내 말을 알아들었는지 뭔지 신기하다는 듯 옆에 엄마를 쿡쿡 찌르며 내쪽으로 손가락질을 하며 신발을 가리켰다. 못된 놈들..

어렵사리 어제 탔던 버스를 타고 토코피야로 나섰다. 어제 지나갈 때 신발가게를 본 것 같은데 거기서 그냥 걷기 편한 마라톤화 같은 신발 하나를 사기로 했다. 어제 내렸던 라 스 따르도 정류장에서 내려 뒤로 걸어갔는데 빨래방 옆에 신발 파는 데가 있었다. 빙고~


신발가격..장난 아니다. 칠레의 물가가 워낙 비싸다 보니 신발도 모 우리나라와 별반 차이가 없다. 차라리 볼리비아에서 찢어졌으면 돈도 아끼는 건데 이건 메이커도 아닌 것이 4만페소 이상이다.(한화 8만원 이상) 어쩌나 싶었는데 그래도 발이 편해야 여행도 편한 법. 밥 두번 안먹는다 셈치고 마라톤화 제일 싼거 하나를 샀다. 칠레에서 비싼 거 먹나봐라 이제. 쥑일 넘들. 아..어제 수레에 발 까지만 않았어도..


바닷가로 향했는데 이것도 태평양이다. 여기서 대각선으로 쭉 가면 한국이 나오겠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미국에서 한국사람들이 많은 서부쪽에는 해변에서 술을 마시며 우는 동양인들이 많다고 하는데 이것 때문일 것이다. 이 바다 끝에 우리나라가 있는데..라는 생각에 그리움이 생기기 때문? 하지만 난 떠나온지 2년도 안됐기 때문에 그리움이란 전혀 없었다. 보고싶은 사람은 있어도 나라가 그립고 모 그러진 않았다. 글쎄..애국심이 없는 건가? 여기까지 와서도 항상 난 한국사람이고 약간의 한국기념품도 선물로 주면서 홍보도 하고 있기 때문에 애국심이 없다고 말하는 건 좀 말이 안되고. 그렇다고 애국자는 아니고. 애매했다.

칠레에는 한국사람이 많다. 산티아고에는 더 많은 한국사람들이 있다는데 여긴 지방에 있는 너무 작은 도시라 아직까지는 한국사람들이 많지 않다. 하지만 산티아고에 가기 위해 들르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없지 않아 있어서 각종 정보를 얻기에는 이만한 곳이 없는 것 같다. 물론 산티아고보다 물가도 싸다고 하니 이게 가장 좋은 점 중 하나고.(싸봤자 볼리비아보다는..)


칠레와인이 하도 유명하다고 해서 이따가 밤에 다시 나가서 와인을 마시기로 했다. 좋은 와인은 산티아고 쪽에 다 납품이 되고 질 안좋은 것만 있다는 사람도 있고. 진짜 질 좋은 와인은 이곳에서만 먹을 수 있다는 사람도 있고 해서. 일단은 먹어봐야겠다. 와인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유명하다니까..그리고 무엇보다 싸니까..그러니까 한번 시음 정도의 개념으로 마셔줘야지 ㅋㅋ

와인의 맛과 빛깔은 만약 내가 와인을 마시고 취하지 않는다면 상세하게 내일 쓰겠다. 취하면 내일은 제낄 수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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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어나면서 어제 괜히 수영을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영을 할 때까지는 좋았는데 역시 밤수영은 위험하기도 하고 피곤하기도 하다. 차라리 수영만 하고 밤에 술은 마시지 않는 건데.. 오래간만에 만난 한국인들과 괜히 객기를 부리다가 이거 어쩌면 오늘 하루 종일 머리아플 수도 있겠다 싶었다. 안대를 풀고 밖을 보니 날씨가 상당히 맑다. 어제만 해도 뉴스에 구름이 많을 거라고 해서 배가 안 뜨면 어쩌지 했는데 다행히 배는 뜰 것 같다. 어차피 저녁 배(22시40분)라 아직 어떻게 될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약간은 걱정이 된다. 킹스턴으로 가는 배는 커다람 유람선인데 배가 몇편 없어서 참 고생을 많이 해야한다. 아이티에서 조심해서 위험한 일은 없었는데 또 좀 위험하다고 하는 자메이카를 가게 되니 걱정은 되지만 큰 도시만 낮에 다니면 괜찮겠지 하는 생각에 설레인다. 배는 8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밤에 타면 킹스턴에 7시 쯤에 도착하는데 그러면 또 밝은 낮이니까 바로 숙소를 잡고 이틀만 자고 온두라스나 파나마로 가면 되니까 그 동안은 괜찮겠지 하는 마음이 든다. 딱 50시간. 밝은 곳으로만 다니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짐을 챙기고 아침을 먹을려고 1층에 내려갔다. 도밍게즈와 친구들이 요리를 하고 있었다. 아침밥은 주인아줌마가 해줄 줄 알았는데 이걸 아들을 시키다니..근데 또 시킨 것 보다 당연하다는 듯이 능숙하게 후라이팬을 돌리는 녀석을 보니 나도 초등학교때 이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도밍게즈의 친구들은 요리하는 것 지켜보는 것 처럼 하면서 계속 우리가 밥먹는 걸 보고 있었다. 신기하다는 듯이.


다시 2층에 올라가 짐을 챙겼다. 산것도 없고 한데 옷이 습기가 차서 좀 축축해 진건지 배낭이 이전보다 엄청 무겁다. 어제 말리려고 내놨던 옷들이 죄다 바닷바람때문에 눅눅해졌다. 젠장..낮에 말렸어야하는데 어제 밤에 수영하느라..아니..술만 안마셨어도..


남미에서는 정말 한국사람을 만나기 힘들다던데 어떻게 우연히 이 사람들과 한 숙소를 쓰게 되서 오래간만에 한국말로 재밌게 대화를 했다. 이 형들은 브라질에서 출발해서 올라오는 길이라고 했다. 이대로 쿠바를 거쳐 멕시코로 들어가 LA에서 한국행을 탄단다. 벌써 8개월이나 돌아다녔다는데 믿겨지지가 않는다. 8개월이라..중간에 위험한 곳이 있냐고 물어봤는데 일단 페루와 콜롬비아를 조심하란다. 소매치기가 문제가 아니고 까딱하면 납치 당할 수도 있다고. 그래도 생각보다 가보면 한국교민들이 많아서 여행하는데는 별 무리 없을 거라는 말도 했다. 파나마에 있는 소망식당이라는 곳의 전화번호와 명함도 줬다. 주인이 참 좋다고하면서 꼭 가보라고 했다. 형들꺼 론리도 받았는데 그것만 봐도 얼마나 고생하고 돌아다녔는지 알것같다. 이책을 얼마나 사용했으면 라면국물 자국이 벌서 커버에..세상에나 몇장은 뜯겼는데 보니까 화장실에서 사용한것 같기도 하고..물어보니까 에콰도르에서 만난 이탈리아인을 줬다는데 믿어지지가 않는다. 왜냐면 그럴려면 한 나라나 한도시가 찢어져 있어야 하는데 보니까 페루의 중간부터 칠레의 두장까지 찢어져 있었다. 그것도 한번에.. 나의 눈썰미는 피할 수가 없다.


짐을 챙겨서 포르토프랭스시내를 돌아다니기로 했다. 배낭메고 어리버리해 보이는 여행객들을 노린 범죄가 많기때문에 배낭은 일단 집에 맡겨두고 나왔다. "노 프라블름~"하면서 흰 치아를 보이며 씩 웃으며 인사하는 곤잘레스와 친구들이 못미더웠지만 그래도 어떻게 하겠냐는 생각에 가벼운 가방 하나에 중요품만 넣어서 복대만 차고 나왔다. 섬나라는 좋은 점이 어딜 가나 조금만 가보면 해변이 있어서 어디서나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한다는데 있다. 쿠바의 해변과 다른 점이라고 한다면 좀 더 덜 다듬어졌다는 것 정도? 나머지는 완전히 같다고 봐야 할 것 같다. 따지고 보면 그 바다가 그 바다니까. 해변가에 있는 술집모양만 다를 뿐 사람들도 비슷하고 풍경도 다르지 않았다. 수온은 언제나 따스하다. 그렇다고 차갑지 않다는 것은 아니고 들어가서 아~차거!라는 말이 나오지는 않을 정도? 난 너무 찬 물은 싫어하는데 여기는 밤에 들어가도 좋을 정도로 수온이 좋고 물이 깨끗하다. 물론 지정된 곳에서 수영을 하지 않으면 위험하지만 말이다.

상어출몰구역이라는 표지판 앞에서 사진을 찍는데 계속 뒤를 돌아보게 된다. 잠깐이라도 방심하다가 그냥 꽥 될까봐 돌아보고 또 돌아보고..실제로 상어는 영화에서처럼 등에 지느러미를 보여주고 오는 경우도 있지만 안그런 경우도 있기 때문에 항상 주의를 해야 한다.

점심을 먹으러 나가는데 어떤 한 가족이 어제도 보았던 진흙쿠키를 먹고 있다. 정말 흙을 씹는 기분일텐데 참 안쓰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흙에서 양분을 섭취하다니..식물도 아니고 참..

이럴때 느끼는 것이 단순한 일시적인 도움보다는 이렇게 여행객이 되어 이나라에서 소비를 많이 해 주는 것이 장기적으로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여행객을 어떻게 다룰 줄 알고 어떻게 해야만 이들이 돈을 소비한다는 것을 알게 되면 다만 조금이라도 이들의 벌이가 나아져서 진흙쿠키를 안먹을 수 있게 되는 날이 오겠지. 단순히 그냥 구걸하는대로 돈을 줘버리면 이들은 평생 이렇게 살 것이 뻔할 테니까. 그래도 지금 주지 않으면 이들은 순간은 나를 원망할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는데 저쪽에서 네다섯살 되어보이는 꼬마가 나를 원망스럽게 바라보며 진흙쿠키를 먹고 있었다. 나도 참 안쓰러웠지만 어쩌랴..


조금 생각한 후에 이곳에서 가장 비싼 음식을 찾아 먹기로 했다. 워낙 물가가 싼편이라 뭘 먹어도 정말 쌌지만 그래도 여기는 여행지라 비싼 것은 조금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전통음식도 아니고 아무데서나 먹을 수 있는 스테이크를 이 가격에 여기서..게다가 별로 질이 좋아보이지도 않는 스테이크를 먹기에는 뭣하고..그러자고 전통음식을 먹자니 찾기도 힘들고..그나마 찾은 음식점에서 우리는 뭐라고 써있는지 알수도 없는 음식들을 막 시켰다. 숫자 하나만 보고.


일단 아이티 음식들은 색이 이뻤다. 냄새는 그저 그랬지만 먹을 만한것 같았다. 전체적으로 느낌이 타이음식과 비슷했는데 이 음식도 먹는 동안 사람들이 얼마나 쳐다보던지..미안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안쓰럽기도 했다. 그래도 이 방법이 최선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급하게 먹어서인지 배가 무지 아팠다. 화장실이라고 딱히 정해진 곳이 없기에 아까 먹었던 식당에 가서 볼일 좀 볼려고 하니까 밥먹고 가서 안된단다. 여기 모 이래.. 아까 갈껄 하는 후회가 들었다. 젠장. 그거 좀 나갔다 왔다고 안된다냐..야박한 넘들..


아이티는 흔히 북한과 비교될 정도로 먹을 것이 부족한 나라라고 하던데 느게 느낌이 너무 강하게 온다. 북한에 가보진 않았지만 가보면 이런 느낌일지도.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하지 않는 사람들. 하고 싶어도 기회가 없는 사람들 사이에서 이들이 선택하는 것은 다른나라로의 불법이주. 때문에 나라를 나가는 것은 엄격한 통제하에 이루어 진다고 한다. 한국에 태어난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시내는 정말 시내답지 않았다. 태국에 있는 작은 마을 정도?의 느낌이 났다. 가본 나라가 별로 없다보니 비교할 데가 태국밖에 없다. 태국한테도 미안하다. 이렇게 여행하는 것은 절대 관광이 아니다. 여행이라고 생각한다. 나를 커가게 하는. 양분같은. 비록 이 양분이 진흙쿠키에 있는 그것과 다름없다 할 지라도 이 양분을 발판 삼아 앞으로 갈 남미와 아시아, 아프리카에 가게 되는 원동력으로 삼았으면 한다.

조금만 참자. 조금만 참자. 마주치는 어린이들의 두 눈망울을 똑바로 쳐다보기에는 나는 너무 살이 찌고 배부르다. 그래서 더욱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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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6. 22. 19:39 여행기

멕시코, 톨루카

멕시코 가면 나초랑 또띠아 같은 음식만 잔뜩 먹을 줄 알았는데 생각대로 그런 음식만 죽도록 먹고 있다. 따고는 매일 먹고 있고..ㅠ




이것은 케사디아라고 옥수수빵에 이것 저것 섞어서 먹는 음식인데 6페소정도? 1달러도 안되는 금액이라 아무 부담없이 먹을 수 있다. 북미에서 내려오니까 이렇게 많이 차이가 나니 좋다. 실제로 샌디에고에서 이틀 묵을 동안 썼던 돈으로 벌써 멕시코에서만 1주일 이상 쓰고 있으니..게다가 샌디에고에서는 숙박도 무료로 했는데..

남미는 생각보다 좋은 곳 같다. 멕시코가 원래는 엄청 잘살던 나라라고 하던데 지금은 돌아다니는 곳 마다 애들이 달라붙어 원달라~원달라~ 이래서 별로 매력이 없지만 사람 자체는 여느 곳 못지 않게 순박하고 좋다. 물론 시티 주변에는 별로 안그러겠지만 적어도 시골마을에서는 참 순박하고 좋은 사람들이 많다.


멕시코에서는 함부러 사진을 찍으면 안된다. 특히 어린아이들과 사진을 찍다가 경찰에 걸리기라도 하면 유괴범으로 오해받는다. 애들이 귀여워도 참아야 하고 가끔은 이걸 노리고 계획적으로 다가와 사진을 찍고 돈을 노리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아직까지는 이런 일이 없었는데 시골마을만 가서인지 경찰도 없었고..


이제 시티에 들어가야하는데 시티에서는 쿠바행 비행기나 배를 알아봐야 한다. 쿠바는 공산주의 국가라 좀 어려워 보이지만 엄청 좋다고 소문이 났다. 론리플래닛에 보니까 정말 대부분의 여행객들이 쿠바를 최고의 관광지로 꼽았다. 그러고 보니 나도 가보고 싶은 마음이 너무 커졌다. 오염되지 않은 자연과 순박한 사람들. 착한 물가. 이 모든 것이 쿠바가 최고의 관광지로 불리는 요소일 것이다. 쿠바 가는 김에 아이티도 가면 좋을 것 같고.

마사틀란에 도착했을 때 같은 버스를 타고 갔던 셔먼을 또 만났다. 원래 이 놈은 처음부터 톨루카로 간다고 했는데 어떻게 헤맸는지 이제서야 여길 왔다. 레온에서 톨루카로 가려면 또 엄청 가야 하는데 산루이포토시를 다녀왔다고 하는데 얘가 찍은 사진을 보니 그리 좋아보이진 않았다. 가서 모기를 많이 물리고 왔는데 팔뚝에는 큰 거 하나 물렸는데 하도 긁어서인지 피가 나서 참.. 이 참을성 없는 녀석.. 23살인데 미국애들은 전혀 귀여운 맛이 없다. 멕시코 담배는 아무리 펴도 니코틴이 채워지지 않는다는 말만 벌써 몇번째인지. 하여간 원래 시티로 가기 전에 톨루카를 거쳐서가기로 했기 때문에 우리랑 같이 가기로 했다. 워낙 넉살이 좋은 녀석이라 아는 사람은 나밖에 없는데도 사코와 메이디나와도 금방 친해졌다. 서로 무슨 말 하는지도 잘 모르면서 짧은 영어로 잘도 떠들고 있다. 하여간 영어는 서로 잘 안될 때가 가장 재밌다.


톨루카로 가는 버스는 시간에 한대씩 있다고 했는데 생각보다 버스가 안온다. 하필이면 그날따라 너무 더워서 온 몸이 푹푹 찌는데 지나다니는 버스를 보니까 에어컨 있는게 한 대도 없었다. 젠장. 이렇게 더운데 또 몇시간을 버스타고 갈 생각하니까 벌써부터 진땀이 흐른다. 아이스크림을 사먹자고 했더만 다들 나보고 사오란다. 젠장..여기서도 이런 대접받을 줄은 몰랐어. 가서 보니까 아이스크림도 있고 음료수도 있었는데 우리나라처럼 바로 된 아이스크림은 없었다. 하드가 먹고 싶었는데 다 소프트..어쩔 수 없이 제일 밑에 있는 하드처럼 딱딱하게 얼은 소프트를 찾다가 사코가 달려와서 버스왔다고 해서 급하게 음료수를 샀가. 스프라이트로 통일..근데 이 미친 메이디나가 자기는 스프라이트 말고 세븐업을 좋아한다고 그걸로 바꿔달라고 한다. 아니 그게 뭔 차이야. 미국애들은 이렇게 원하는 브랜드가 까다롭다..그게 무슨 맛의 차이가 있나? 생각하면서 버스에 올랐다. 물론 짐은 들고 탔다. 이런데서는 짐칸에 넣으면 위험해...


너무너무 피곤하고 했지만 잠이 오질 않았다. 땡볕이라 일부러 복도쪽에 앉고 게다가 시간도 해가 질 시간인 4시 걸 골랐는데도 이렇게 더우니 대체 1시, 2시에 가는 사람들은 어떻게 타고 가는 것이냐..물론 비싼 버스는 에어컨이고 뭐고 다 있다 하지만..돈 아껴야지..브라질은 좀 비싸다던데..암튼 버스에서 고생은 앞으로도 많이 할꺼라서 그렇게 겁나지 않는다. 얼굴 타는거야 모..언젠가는 복구가 되겠지.

툴루카는 정말 유명한 도시다. 내일이 금요일이기 때문에 인디오의 민예품이 출품되는 것을 보러 많은 사람들이 톨루카를 찾는다. 톨루카에 가면 화산과 호수가 예쁘다는데 해발고도가 높아서 조금 귀가 먹먹해진다. 조금씩 먹먹해져서 마치 대관령을 넘어가는 그런 기분이 든다. 그래도 멕시코시티까지는 60키로 떨어진 곳이라 한시간이면 금방 가니까 뭔가 시골냄새가 강하게 나는 도시같지는 않다.

자고 일어나면 도착하겠지..도착하겠지..라는 생각에 모자를 푹 눌러쓰고 자야한다. 이 버스에서 내리면 숙소를 잡고..숙소를 잡은 후에는 시내구경...

그러나 그 전에..버스를 타거나 무엇을 타면 그런 생각을 할 틈도 없이 잠이 든다. 짐 잘 챙기고 좀 자다가 정신차려서 또 사진찍고 글다듬고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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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잔지바라를 둘러보는 것을 위험한 일이다. 아프리카는 돌아다닐때 항상 위험을 생각해야 하는데 그 중 가장 위험한 것이 바로 질병과 함께 치안이다. 밤 8시 임에도 불구하고 검은 피부에 흰 치아를 드러내고 씽긋 웃고 있는 탄자니아인들을 보면 분명 그들이 해를 끼치지 않는다고 하는데도 꼭 이렇게 무서운 생각이 든다.


오늘 일본인 친구 신조와 캐나다인 친구 바셀은 몸바사로 간다고 했다. 원래 예정대로라면 나도 몸바사로 향해서 나이로비로 가려고 했는데 마다가스카르로 가려면 이때 밖에 없을 것 같아서 마다가스카르로 가기 위해 잔지바라에서 배를 타기로 했다. 그런데 이게 왠걸. 가는 시간은 자그마치 2주. 그도 그럴 것이 지도 상으로 보니 위도상으로도 10도 이상 차이가 났다. 하는 수 없이 비행기를 타기로 했는데 그래도 4시간이 걸린단다. 마다가스카르는 생각보다 너무나 가기가 힘든 곳이었다. 도도마에서 만난던 베일은 나에게 마다가스카라를 꼭 한번 가보라고 권하면서 교통편은 정말 무지 불편하지만 한번 가 보면 정말 거기 살고 싶을 거라고 했다. 나도 마다가스카르는 신기한 동물들이 많다는 것과 바오밥나무, 꼬똥드툴레아정도밖에 모르는 바라 가고 싶긴 하던 차였는데 마침 이렇게 추천을 들으니 안갈 수가 없었다. 차라리 아프리카 서부를 포기하더라도(내전이 심해서 위험하기도 하고)마다가스카라는 꼭 한번 가 보고 싶었다. 내전이 얼마전에 종식되서 위험하긴 하다지만..


마다가스카라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세계에서 4번째로 큰 섬나라이다. 어린왕자에 나오는 바오밥나무로 유명하고 여우원숭이가 있는 유일한 나라이기도 하다. 사전 지식은 이정도 밖에 없었지만 옐로 페이지에서 찾은 것에 의하면 인도네시아인들이 그렇게 많이 살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아프리카의 아시아로도 불린다고..


비자를 받기 위해서는 옐로우 카드가 필요했다. 오기전에 인천 공항에서 맞았음에도 불구하고 카드 제출을 요했다. 귀찮기도 하고 어차피 공항에서 바로 받으면 되는데 몰 이렇게 까다롭게구나 라는생각이 들어서 그냥 마다가스카르가서 받기로 했다. 20$. 그래도 까다로운것 보다는 어차피 낼돈 내고 금방 받는 것이 편하고 좋다. 비행기를 타니 이건 모.. 좀 그렇지만 냄새가 사방에 너무 퍼졌다. 비행기 안이라 창문을 열수도 없고. 정말 생각보다 너무한 냄새였다. 아프리카에서 오래 있다보니 냄새에 적응이 된 줄 알았는데 처음에 케이프타운에서 레소토를 갔을 때 그 느낌이다.


4시간이 흘러 안타나나리보 국제 공항에 도착했다. 마다가스카르는 약 50년 전까지 프랑스령이었기 때문에 프랑스색이 강했다. 건물양식은 거의 프랑스식이었고 책에 써 있는 것 보다 아시아계가 많았다. 그래서 우리가 그렇게 특이해 보이진 않는 것 같았다. 나도 이제 얼굴이 다 타서 썬크림을 발라도 뭐.. 내려서 시내로 가는 버스를 탔는데 왠 현지인이 나한테 말을 걸었다. 내가 현지인인줄 알았나..?하여간에 원..미치겠다. 복구할려면 적어도 3년은 걸릴 것 같은데..


버스를 타는 곳까지..딱 거기까지만 영어가 써 있었고 그 후로는 영어가 없었다. 젠장. 가끔 보이는 프랑스어. 나머지는 현지어로 써 있어서 뭐라고 하는지 전혀 알 수가 없었다. 옐로페이지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데 여기에도 상당히 간단한 자료밖에 없었고 이것도 짐바브웨에서 얻은거라 내용도 오래된 것 같았다. 현지에 한국인이 한 200명 정도 되고 한국식장도 3개정도 있다는데 거기를 반드시 찾아야 살 수 있다. 시내 중간에 인포메이션이 있는데 일단 거기부터 가서 숙소부터 알아보고나서 한국식당을 찾기로 했다. 예전에 유럽에서는 일부러 한국인들을 피하는데 아프리카는 한국인이 없으면 전혀 뭘 못한다. 어떻게든 찾아야 한다는 생각에 더운 줄도 추운 줄도 몰랐다;


인포메이션에 가서 숙소를 알아보았다. 다행히 물가 이런것은 걱정이 없었다. 아프리카에서는 이집트와 남아공을 제외하면 물가로 걱정할 일은 별로 없다는 말이 사실인가 보다. 상당히 좋은 호텔로 보이는데(사진만..결국 가보니 여인숙 수준이었지만..)7$밖에 안해서 진짜 좋았다. 시간이 어느새 3시나 되었지만(시차때문에 좀 빨리 간것 같다)몸은 항공으로 인하여 많이 피곤하였다. 일단 오늘은 숙소근처만 돌아다니고 좀 빨리 쉬고 내일 일단 시내 좀 돌아다니고 나서 마다가스카라의 항구도시인 토아마시나와 국립공원 안다시베를 가기로 했다. 일단 마다가스카라에서는 일주일을 잡고 있는데 그것도 비행기가 허락해야지만 움직일 수 있다. 교통편만 좋았으면 날씨도 좋고 사람들도 순박하고 해서 좀 더 관광사업이 잘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거짓말처럼 서 있는 바오밥나무 숲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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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6. 22. 19:36 여행기

이탈리아, 밀라노

밀라노에 도착하자 마자 제일 먼저 한 일은 쇼핑몰이 어딨는지 알아보는 것이었다. 숙소에서 알아본 바로는 밀라노 광장에 밀라노에서 봐야할 곳은 죄다 몰려 있다고 했다. 일단 광장을 찾기로 했다.


밀라노 광장 한켠에는 극장과 백화점, 아케이드 쇼핑몰이 있는데 이 광장이 바로 이탈리아에서도 손꼽히게 소매치기가 많은 곳이라 바싹 긴장을 했다. 그래도 24시간 CCTV가 생긴 이후 많은 소매치기들이 스페인으로 건너갔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걱정이 되긴 하였다. 바지 안쪽에 있는 복대에 딱 50유로만 넣어갔는데 얼마나 불안하던지 몇번이나 바지속에 손을 넣어 보았다(다른 사람들이 변태로 봤다)로마보다도 더 위험해 보였다. 하긴. 쇼핑몰에 돈 많은 사람들이 당연히 많을테니 내가 소매치기였어도 여기 만한 곳이 없다고 생각할 것이다.

아케이드 안으로 들어가보니 극장과 레스토랑에 이어 서점도 있었다. 뭔가 고서점 분위기가 나서 들어가보니 막상 읽을 수 있는게 없었다. 죄다 이탈리아어로 써 있었다. 영어로 써 있는 것도 없고.(있어도 안샀을 테지만) 그림만 볼 수 있었다. 이탈리아는 미술품이 유명한 만큼 꽤 좋은 그림들이 많다. 중간에 레오나르도 다빈치조각도 있는데 이탈리아 어디를 가든 다빈치 조각상은 많다고 한다.


점심을 먹을 겸 아케이드 안에 있는 레스토랑에 들어갔다. 하지만 밖에 써 있는 메뉴만 보고서 포기를 했다. 유럽은 이게 좋은데 밖에 메뉴가 나와 있어서 들어가기 전에 메뉴를 보고 결정을 할 수 있다는 거다. 들어갈지 말지. 들어갈 만 한 곳이 없었다. 웬만한 곳이 다 15유로 정도 하고... 길거리 피자를 먹기로 했다. 길거리피자는 그나마 좀 가격이 싼데 5유로 정도 한다. 한조각만 먹어도 엄청 배부를 정도로 괜찮고 나름 맛도 있는데 한국에서 먹던 것 보다는 좀 짜다는 단점이 있다. 난 베이컨 피자를 시켰는데 여기는 기본에 자기가 토핑을 골라서 넣어먹는 거라 피자+베이컨이지 베이컨피자는 아닌 것 같았다. 어쨋든 갖고 다니는 물이랑 피자 한조각을 먹고나니 나름 배가 무지 불렀다. 천천히 두오모를 보기 위해 걸음을 옮겼다. 밀라노 대성당 일명 두오모는 입장비가 7유로다. 얘네들은 다들 돈을 이렇게 세게 받는다. 밖에서 그냥 사진만 찍을까 했는데 밖이 지금 공사중이라 사진이 예쁘게 나오지 않을 것 같아서 어쩔 수 없이 안에 들어가기로 했다. 이렇게 유명한 곳만 돌아다니면 이런 낭패를 본다. 어딜 가나 돈을 내야하니 원..시골쪽으로만 돌아다니면 페루에서 본 것 같은 멋진 옛 성당을 무료로 들어가서 그들과 정겹게 기념 사진을 찍을 수도 있는데 이렇게 큰 도시만 돌아다니면 안좋은 점이 있다. 다음 여행부터는 정말 작은 곳만 돌아다니던가 아니면 자전거를 타고 다니던가 해야겠다. 좀 아까운 생각이 든다.


두오모 안에 들어갔는데 여긴 고딕양식의 건축물 같았다. 뾰족한게 고딕 맞나? 하여간 뾰족한 지붕하며 삐죽삐죽 올라온 게 마치 게임속에 나오는 스켈렉톤 같은 해골 모양이다. 엄청나게 웅장했다..밖에서 보는 거와는 전혀 달랐다. 뭔가 웅장한 압박감이 몰려왔다.

건물이 안에서 보니 지붕이 상당히 높았다. 그런데 그렇게 높은 지붕에 예쁜 조각과 그림들이 있었다. 어떻게 저렇게 높은 곳에 미술품을 만들었을지 참...


어느새 어수룩한 저녁이 되었다. 유럽은 한국보다 저녁이 늦게 오는 것 같다. 약간의 위도 차이때문에 그런지 8시 정도가 되어도 그렇게 어둡지 않고 우리나라의 5시정도 된 것 같아서 여기서 어수룩해지면 굉장히 시간이 오래 된 거다. 또한 여기는 그래도 번화가고 여행자들이 많아서 그렇지 다른 도시는 4~5시만 되면 상점이 일찍 닫기 때문에 뭘 살 수도 없다. 날이 좀 더운 것 같아서 집에 들어갈 때 아이스크림이나 하나 살려고 봐둔 상점이 벌써 닫았다. 젠장. 시내로 나가면 아까봤던 것 보다 적어도 점오배는 더 내야 할 것 같아서 그냥 관두기로 했다. 돈 아낀다 생각하지모.

집에 도착하니 여기에 묵고 있는 유럽애들이 천도복숭아를 먹고 있었다. 옆에서 아무렇지 않게 배낭을 꺼내서 옷을 꺼내 씻으려고 가려고 하는데 무슨 말을 걸었다. 하지만 다른 사람이 말하는 거랑 겹쳐말해서 나한테 하는줄은 알았으나 짐짓 모른척을 했다. 씻고 왔더니 내 침대자리에 복숭아가 하나 놓여져 있었다. 복숭아를 준다는 말이었나? 복숭아를 집어들고 뒤를 돌아보니 유럽애들이 내 쪽을 돌아보고 웃으면서 손으로 오라고 했다. 나는 알았다고 하며 세면도구들을 침대 옆에 놓고 복숭아를 들고 옆에 앉았다.


나에게 어디서 왔느냐고 묻고 어디어디를 가 봤냐고 물었다. 대충 말해주었는데 나라 하나 말하는데 진땀을 뺐다. 네덜란드, 이랬더만 오~홀랜~ 이러질 않나.. 하여간 나라 설명하는데 힘들었다. 하지만 이들은 상당히 관심있게 귀귀울여 들어주었다. 신나서 많이 말하고 싶었지만 또 내 영어가 그렇게 길지 않아서 대충 대충 얘기를 했다. 어느새 10시 쯤 되었는데 술 마실 줄 아냐며 술이나 마시러 가자고 한다. 난 돈을 아껴야 한다고 하자 "오, 오~"하더니 손을 양옆으로 피더니 자기가 낸다고 말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일본사람이라고 할껄..하는 후회가 들었다.(-_-);;

술자리에 가서 약간의 데킬라를 먹었는데 흥분해서인지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평소보다 빨리 취하는 느낌이었다. 그 후로 내 짧은 영어가 더 짧아졌고 이들도 각자 자기네 나라 말을 구사하는 빈도가 높아졌다. 한시쯤 되자 서로 자기네 나라말로 말하면서 웃고 떠들고 뭔지도 모르고 웃고..이러는 웃기는 상황이 되었다. 적응하기 힘들었지만 나도 그냥 남들이 웃으면 따라 웃고 했다.혼자 안웃으면 이상하니까. 나도 한국말도 니네 왜 다 또라이가 됐니?라고 했는데 이놈들이 뭔지도 모르면서 웃는다. 이거 참..


여행하면서 좋은 친구들을 만난다는 것은 여행이 주는 큰 기쁨 가운데 하나이다. 이 친구들과 나중에 되서도 연락하는가는 나한테 달렸지만 이 날 하루만큼은 몇년을 알아온 친구처럼 편하게 지냈다. 서로의 어깨에 자연스럽게 손도 얹고 물도 뿌리는 장난도 치며 세상의 넓은 곳에 나를 알리고 있었다. 아주 자연스럽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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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6. 22. 19:35 여행기

스위스, 취리히


밤에 취리히는 볼 것이 생각보다 많았다. 쇼핑 할 곳도 많고 볼 것도 많았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돈이 없다는 것이다. 환전을 많이 하지 않아서 하나도 못샀다. 스위스에서는 적어도 시계하나 쯤은 사야된다는 생각을 했는데.어쩌다보니 하나도 사질 못했다. 대신 구경은 정말 실컷했다. 작지만 아름다운 도시 취리히는 걸어다니기에도 좋을 만큼 아담했다. 리마트강도 실제로 보니 생각보다 깨끗했고 취리히 대성당은 모..그냥 성당이었다. 제대로 밥을 못먹고 중간에 맥도널드에서 햄버거를 사서 먹었는데 배가 잘 고프지 않은 나도 배가 고플 정도로 걸었다. 물이 비싸서 사먹지도 못한다. 하지만 이제 갈 이탈리아는 이것보다 더 비쌀 수도 있는데. 정말 걱정이다.

아침일찍 출발하는 유레일이 제일 빠른게 9시09분이었다. 두시간 단위로 취리히 센트럴에서 밀라노 센트랄레까지 가는데 약 4시간 정도 걸린다. 아침에 가장 빠른걸 타야지 밀라노의 점심을 볼 수 있기 때문에 9시 껄 타기로 했다. 피터도 9시것을 타고 밀라노로 간다고 해서 같이 예매를 했는데 피터는 그걸 타고 밀라노에서 곧장 제노바로 간다고 한다. 나는 내일 밀라노에서 베니스로 가기 때문에 피터와는 이렇게 5일동안만 같이 있게 되었다. 어제 말했으면 같이 술이라도 한잔 했을 텐데 이자식이 오늘 아침에 갑자기 자기는 제노바로 가기로 했단다. 밀라노에서라도 같이 놀면 좋으련만 바로 간다니. 아쉽다. 처음 생긴 독일 친구였는데. 이 놈이 아니었으면 그렇게 짝~달라붙는 맥주 찾기는 어려웠을 거다. 마지막에 하는 말이 자기를 페트르로 불러달랜다. 피터는 싫다나 뭐라나..

아침에 늦게 일어났지만 집이 어차피 역 근처라 부랴부랴 준비해서 늦지 않게 열차를 탈 수 있었다. 이래서 항상 떠나는 날 저녁에는 술 먹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짐을 확실히 챙기는 것이다. 아무리 술에 취해 있어도 다음날 챙겨갈 짐은 확실히 다시한번 확인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네시간동안의 기차여행동안 할 일이 뭐 있을까 하다가 카메라 정리를 시작했다. 오래간만에 하는 거라 카메라가 꽉 찬것 같다. 일단 모든 파일을 랩탑으로 옮기고 그 중에 가슴이 탁 막히게 아름다운 사진들은 일단 따로 빼서 놓는다. 이 사진들은 후보정을 거쳐서 다시 다른 폴더로 옮길 것이다. 숙소에 들어가서 제일 먼저 하는 일이 포토샵으로 하는 사진 후보정이다. 매일 하지 않으면 해야 할 양이 엄청나게 많아지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반드시 일기를 쓰는 것 처럼 매일 매일 해야한다. 하지만 다짐대로 되지 않는다. 일단 랩탑에 사진을 옮기는 것도 이게 얼마만인가.

사진을 열심히 옮기며 잘 찍힌 사진들을 찾고 있는데 저쪽에서 아이리스가 크게 놀랜 소리를 냈다. "Wow fantastic!"

뭔가 하고 창밖을 보니 정말 장관이었다. 밖에 펼쳐진 장면..

말이 필요없다.


어제 비가 와서 약간 물이 불었지만 정말 아름다운 계곡..

이런 것을 볼 때마다 가슴이 터질 것 처럼 행복하다. 뭔가 이런 곳에 내가 살았던 것 같은 환상이 들기도 하고. 때로는 당장이라도 내려서 저 곳에서 머물고 싶기도 하다. 유럽인들과는 그렇게 가까이 지내지 못한게 못내 아쉬운 생각이 들었다. 콜롬비아에 갔을 때나 필리핀에서는 잘도 어린애들과 친해져서 일반 가정집에서 잤었는데 왠지 유럽은 그게 잘 안된다. 괜히 큰 도시만 찾아다니게 되고 이렇게 중소도시, 시골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되지 못하는 것 같다. 자전거를 타거나 차를 끌고 다니면 모르겠지만 이렇게 유레일 여행을 하면 이것이 가장 큰 단점인 것 같다.

어느새 밀라노에 도착했는데 약간의 연착 때문에 1시 20분이 다 되어서야 역을 빠져나올 수 있었다. 바로 서브웨이가 있어서 예약해 둔 숙소를 찾아가기로 했다. 표는 1유로였다. 유로는 독일에서 여유있게 찾아두어서 베니스에 갈때까지는 환전이 필요없을것 같다. 은행 찾는 것이 워낙 고된일이 아닐 수 없다.

1호선을 타고 Duomo역으로 가서 유스호스텔을 찾아갔는데 예약이 되어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치우질 않았다는 이유로 입장이 불가능 했다. 짐만 맡기고 나갈껀데도 아직은 들어오지 말란다. 싸기지 없는 주인이다. 뚱뚱한 게 참 말썽이다. 진짜! 한 15분 정도 기다리고 나서 들어갈 수 있었다. 짐을 맡기고 바로 나가려고 하자 주인이 말하길 그럴꺼면 아까 들어와도 됐는데 이런다. 아까 말할때는 들은 척도 안하더만 이제와서..처음 말하는 이탈리아 인이 이러니까 이탈리아 사람에 대한 선입견이 생긴다. 아 참..담배는 좀 끄지..

아직 점심을 못 먹어서 점심을 먹어야 했는데 길거리에 파는 음식이 죄다 5유로 이상이다. 스위스에서 비싸서 이탈리아에서는 꼭 맛있는 음식 많이 먹자고 다짐했는데 이렇다니..절망이다. 이탈리아까지만 다시 꾹 참기로 했다. 다행히 저녁은 호스텔에 있는 주방을 써도 된다고 해서 재료를 사 가기로 했다. 설마 재료도 비싸진 않겠지..밀라노는 정말 쇼핑 천국이다. 지금은 쇼핑기간이 아니지만 유럽은 여름과 겨울 두번 엄청난 특급세일 기간이 있고 이때는 명품도(우리나라에서 생각하는 명품)엄청나게 싸다. 정장 하나에 200유로 정도? 우리나라에서는 800만원 정도 하는 거란다..말도 안돼;;하지만 진짜다. 밀라노에 있는 쇼핑몰은 정말 건물부터가 화려하다.

너무 아름답다보니 쇼핑을 하는 건지 건물 구경을 하는 건지도 모를 정도다. 이탈리아 사람들은 다들 패션에 관심도 많고 꾸미기를 좋아해서 언제 어디서나 당당한 표정이다. 이게 참 마음에 들었다. 난 아직까지 꾸미는 방법을 잘 모르고 남자는 그러면 안된다고 생각했는데 이탈리아 남자들은 정말 다르다. 뭔가 안꾸민듯하면서도 꾸민 듯한 얼굴. 다듬은 듯하면서도 안다듬은 몸매는 정말 끝내준다. 처음부터 쇼핑을 염두에 두고 온 것은 아니었기 때문에 아무 생각없이 거리를 걷고 싶었는데 그럴 수 없었다. 눈이 돌아가는 곳마다 색색가지 아름다운 옷과 가방, 신발들로 인해 눈이 어지러울 정도였다. 남자인 나도 이런데 여자들은 오죽 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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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6. 22. 19:34 여행기

스위스, 인터라켄

어제 기차 잘못탄것때문에 어쩔 수 없이 베른에 왔다. 인터라켄으로 바로 가서 융프라우 등정을 하려고 했는데 일단 취리히에 예약해둔 숙소때문에 아무래도 베른은 구경하기 틀린 것 같다 ㅠ 이럴 줄 알았으면 슈트트가르트에서 이틀만 묵는 건데 그넘의 맥주때문에 결국은 이렇게 됐다.

스위스에 왔는데 융프라우도 안가면 안될거 같아서 일단 베른에서 인터라켄으로 출발하는 유람선을 탔다. 열차도 있지만 경치가 좋다고 해서 특히 유레일 있으면 공짜라서 부담없이 탔다. 유레일 진짜 좋다. 비싸긴 해도 알차게 쓰면 그만큼 이익이다. 특히 스위스는 물가도 비싸고 유로보다 스위스프랑을 쓰기 때문에 교통비를 잘 아껴야 한다. 환전하는 곳 찾다가 날새기 전에. 너무 환전을 조금 한것은 아닌가하고 생각했지만 내가 뭐 거기 가서 쇼핑 할 것도 아니고 해서 적당히 환전했다.


유람선을 타고 인터라켄으로 가는 경치는 정말 환상이었다. 때마침 날씨도 좋아서 정말 기분도 좋고. 유람선을 타고 가면 제일 좋은게 시원한 바람을 맞으면서 기분을 낼 수 있다는 거다.





인터라켄에 도착해서 짐을 풀었다. 아이리스는 벌써 녹초가 된 것 같다. 하긴 뮌헨에서 밤에 출발해서 잠도 제대로 못자고 베른 도착해서 유람선타고 인터라켄까지 도착했으니 그럴만도 하다. 게다가 뮌헨에 도착한것도 어제 새벽이라 짐 맡겨놀곳도 마땅치 않아서 역에다 대충 맏겨놓고 돌아다녀서 잠을 제대로 잔지도 이틀이나 되었으니.. 피터와 안젤라는 괜찮아 보인다. 유럽애들은 워낙 덩치도 좋고 해서 좀 아파도 티가 안난다. 피터는 빨리 짐 풀고 나가야지 융프라우 오르는 기차를 탄다고 재촉인데 다른 친구들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니까 조금만 쉬다 나가고 싶었다. 나도 지치고 졸리고 했다. 하지만 좀 쉬다가 가자니 이러다 또 늦어서 취리히 숙소에서 못 쉴꺼 같아서 무리하게 몸을 이끌고 나갔다. 융프라우에 오르는 길은 그야말로 탄성의 연속이었다. 예전에 애니콜 선전에서 정일우가 이 기차에 앉아서 통화를 하는 걸 봐서 나도 휴대폰을 열어보았는데 통화권이탈이다. 젠장..뻥이었어.나쁜넘..하여간에 융프라우에 오르는 일은 정말 아름다운 일이다. 그런데 점점 추워졌다. 얇은 잠바 하나가 있는데 겨울꺼는 아니라서 걱정이 슬슬 되었지만 괜찮을거라 생각했다. 올라가는데는 3시간이나 걸린다 ㅎㄷㄷ


막상 올라가니 융프라우에 눈은 안왔다 다행히도. 예전부터 들었던 말인데 융프라우에 올라가면 꼭 한국사람들은 신라면에 소주를 먹는다고 한다. 그런데 올라와보니 정말이다. 신라면은 7프랑이었는데 안먹을 수가 없게 만들어놨다 젠장 ㅠ. 우리가 너무 맛있게 먹으니까 유럽애들도 그게 뭐냐며 지들도 시켜서 먹는다. 소주는 20프랑..25000원정도 되는 ㅎㄷㄷ한 가격..넷이서 한병 먹었다. 정말 신라면 국물에 먹는 소주는 환상이었다. 눈덮힌 융프라우의 정상에서 먹는 신라면과 소주의 조합..ㅠ




내려가는 길 생각을 하니 아찔하다. 산소가 부족한 곳이라 예전에 킬리만자로 생각이 나서 아찔했는데 약간 느낌이 있을 뿐 아무렇지도 않았다. 그냥 귀만 조금 멍멍했을 뿐이다.


v


일단 내려가서 인터라켄에서 Ost역에 가서 브리엔츠 호수를 가야하는데 시간이 될지 모르겠다. 안되면 내일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가봐야겠다. 시간이 되면 West역에 있는 툰 호수도 보고 싶은데 잘 모르겠다. 아침에 일찍 취리히로 출발해야 한다. 밀라노에 갔다가 베네치아로 가야하는데 빨리 안가면 유레일 기간 다 된다 ㅎㄷㄷ 일단 그리스까지는 가야하기 때문에 여기서 지체하면 안된다. 일단 그리스에 가면 그 때 동유럽 패스를 사서 불가리아 쪽으로 올라가야지~

오늘은 정말 아무 꿈도 안꾸고 푹 잘 수 있을 것 같다.

지금도 너무 피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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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reative JD

2012. 6. 22. 19:33 여행기

스리랑카, 콜롬보

스리랑카가 수도가 두개란 걸 아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와서도 몰랐는데 이제 인도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알게 되었다. 스리랑카의 수도는 우리가 보통 알고 있는 콜롬보를 포함하여 두개였다. 스리자야~뭐라는지는 잘 모르겠지만..대충 이렇게 이해했다.


스리랑카랑 인도는 약간 사이가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불교국가인 스리랑카와 힌두교국가인 인도. 그래서 이 두 나라를 이동할 때는 반드시 비행기로 가야한단다..배를 이용할 수도 있지만 위험하다나..저번에 라오스 들어갈때랑 비슷하다. 비행기로 왔다갔다..몰디브갈라그랬더니 비행기값이 너무 비싸서 엄두도 못내겠다. 나중에 신혼여행으로나 와야겠다. 그때는 이미 바다에 잠겨 없어질래나? 무섭다. 이렇게 자연이 쉽게 바뀌는 것을 보면..

스리랑카는 정말 불교색이 짙었다. 하지만 생각보다 여자들 옷차림이 막 껴입고 그러지는 않았다.




스리랑카는 나라이름이고..섬이름은 실론이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실론티. 그 실론이 바로 그 실론이다. 아침에 일어나니 숙소에서 언제나 티를 준다. 밀크티인데 홍차에다가 약간의 우유를 섞어먹는 거다. 생긴건 이상했는데 맛은 확실히 좋았다. 일본에서 먹었던 '오후의 홍차'가 생각났다.그 것보다 이것이 뭐랄까. 약간 더 홍차맛이 진하다고 해야하나? 약간의 신맛이 더 들어있는 것 같다. 내가 콜롬보에 도착했을때부터 떠날 때까지 날씨가 그리 화창한 날이 없었다. 근데 어떻게 보면 다행이다. 여기는 날이 너무 뜨거워서 썬크림 안바르고 나가면 바로 화상이다. 그런면에 있어서는 날짜 선택을 잘 한거 같은데 그래도 화창한 날이 좋긴 하다. 그래야 좀 사람이 사는 것 같다. 빨래도 말려야하는데 벌써 며칠째 속옷을 반쯤 말린 상태로 입고 있다.. 유 유




해변가도 이모양이다. 콜롬보가 바로 바다옆에 있어서 조금만 나가면 바닷가다. 숙소에서 만난 브라질 애들이랑 아일랜드 애들과 함께 나가서 놀았는데 이자식들은 코끼리 타러가자고 한다. 나는 개인적으로 그렇게 동물 괴롭히는 거 별로 안좋아하는데 얘들은 참.어려서 그런가..암튼 엄청 이렇게 타는거 좋아한다. 헤일만은 날씨가 이런데 수영을 하자고 했다. 나도 수영을 좋아하니 얼른 웃통까고 물에 들어갔는데 생각한것 처럼 물이 뜨끈하다. 뜨끈하다는 건 거짓말이고 막 시원하고 그러지는 않다. 따뜻한 나라는 참..

애들이 보채서 어쩔 수 없이 코끼리공원에 갔다. 근데 난 타지 않았다. 그거 타는데 돈도 아깝고 해서..그래도 한번 만져보고 싶었다. 새끼코끼리가 몇마리 있었는데 그 중 한놈 이름이 하티였다. 코 힘이 얼마나 세던지..악수할려고 했더만 내 팔을 감아버린다.나쁜놈..


날씨가 우중충해서 너무 습했다. 바닷가라서 그런 이유도 있고. 조금만 걸으면 땀이 정말 옷을 다 적셨다. 이렇게 땀이 많이 나는 체질이 아닌데 이렇게 길게 나와 생활하니 체질이 바뀐거 같기도 하다. 암튼 밥이나 잘 먹고 다녀야지.

인도에 가기 전에 진영이 한테 전화를 해 놓았는데 뉴델리에 있다고 한다. 그래서 거기까지만 가면 또 한 1주일은 돈 안내고 살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빈대생활은 금물이지만 숙소비는 안내니..인도 위험하다는데 어떨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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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reative JD

2012. 6. 22. 19:32 여행기

덴마크, 그린란드

인터넷으로 뉴스를 보니 서울에 오늘 첫눈이 왔단다. 많이 온것 같지는 않은데 이제서야 첫눈이라니..휴=3

창문을 열고 밖을 내다 봤다. 아..시..


아직도 눈이 펑펑 온다.. 벌써 이틀째 이 집에서 나가지도 못하고 있다. 코펜하겐에서 출발한 날이랑 도착해서 이틀간은 날짜도 좋고 했는데 이제 나가야 되는 날인데 그린란드에서 나갈라고 하니까 이렇게 눈이 오는거다 ㅡㅡ; 나갈 수가 없다. 교통이 너무나..

북극 따뜻해져서 빙하 다 녹았다더만..와보지 않은 사람은 모르는 거다 정말.너무 한거 아이가 이렇게 눈이 많이 오다니.


아이리스는 춥다고 난리다. 옷을 그렇게 껴입고도 춥다고 난리니..

나도 추위를 잘 타는 편이라 엄청 껴입고 매일 벽난로에 붙어있다. 식료품가게에 전화를 하면 식료품을 갖다주는데 모터썰매가 고장나서 사람이 배달하느라 오래걸린다고 한다. 콩 캔도 이제 반쯤 남았고 육포가 조금 있는데..짜장면이 먹고 싶다. 한국이면 이래도 배달이 올텐데 말야.

첫날 와서 찍은 사진을 컴퓨터에 옮기면서 보니까 이정도만 되도 얼마나 좋겠나 싶다. 이때는 그래도 돌아다닐 만 했는데 말야.


자동차가 얼마나 천천히 달리던지.. 한 20Km정도로 달린거 같다. 거북이..북극거북이..

툰드라 지역이라 약간의 풀이 나 있는데 멀리서 보면 예전에 몽고갔을때와 좀 비슷한 면이 있다. 군데군데 눈이 많아서 그렇지. 몽고 갔을때는 가을이라서 눈이 없었는데 여기는 참..

위에 사진은 새벽 1시에 찍은거다. 백야가 진행중이라 밤에 이렇게 밝다. 그래서 안대가 없으면 잠이 쉽게 오지 않는다. 눈도 아프고.


암튼 빡세다~여기 생활은. 피곤하면 자야하니 원..한국처럼 밤이되서 자는 것도 아니고.이상하다.

아이리스는 일어나질 않는다. 오늘도 한 3시까지 잘껀가보다. 원체 잠이 많아서 이렇게 매일같이 늦잠을 잔다. 하긴 오늘은 할일도 없는데다가 뉴스에는 알아듣지도 못할 소식들 뿐이니..어제 눈 치우고 식료품 받느라 고생도 했고..기분이다..오늘만 편하게 자라~


주인아줌마랑 계약을 할때 눈이 많이 와서 못나가게 되면 하루 더 묵는데 100크로네로 해준다고 했다. 첨에는 그런걸 뭐하러 하나 했는데 시간이 지나가니까 그런걸 귀찮게 왜 했는지 알겠다. 이런일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 어차피 갈 데도 없다.


나가는 배를 예약했었는데 다행히 배도 못뜬단다. 눈때문에. 만약 배가 갔었더라면..또 아까운 예약비만 날릴 뻔했는데..이렇게 화폐단위가 유로가 아니면 짜증이 난다. 남은 돈은 뭐 어떻게 할 수도 없고. 기념으로 가져가자고 챙겨논 동전이 하도 무거워서 만나는 사람마다 기념으로 주고 있는데 그것도 꽤 돈이 된다. 그래서 이제는 약간이라도 바꾸는 방법을 찾아야겠다. 동전하나하나가 아까운 시점이다. 빨리 아이슬란드를 가고 싶다. 지금 물가가 싸다는데. 가서 뭐 좀 배부르게 먹었으면 한다. 육포도 질려가고 아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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