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날씨는 제대로 맑은 적이 많이 없어서 어딜가나 항상 흐렸다. 몇번 짧게 햇살이 내비친 적이 있었지만 그게 길지 않았다. 그래서 햇볕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영국인들은 몸을 양지에 뉘인다.
글래스고에 도착했을 때 며칠전에 런던에서 샀던 망할 핸드폰이 고장이 났다. 올까말까 망설였다가 어제 '그래 가자!' 하고 굳게 마음먹고 온 곳인데 오자 마자 이런 일이 생기니까 엄청 짜증이 났다. 이렇게 마음이 없으면 일이 잘 안풀리나보다.
웨일즈 지역은 전통적인 잉글랜드의 그것과 조금은 달랐다. 시골인 느낌이 강하게 났고 런던 교외와 참 많이 닮았다. 이것은 나에게 뭔가 강한 정감을 주었다. 단지 시골이라는 것 때문인가?
여행객들이 많지 않은 이 곳에 동양인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래서인지 사람들이 많은 곳을 지나다닐때면 항상 어린애들이 신기한 눈으로 쳐다보았다. 이런 시선이 나쁘지도 않았고 이제 하도 많이 겪어서 신경이 쓰이지도 않지만 엄마 손을 잡고 엄마 뒤에 숨는 걸 보면 내가 괴물인가 싶기도 하고.. 암튼 뭔가 이상한 기분이 든다.
동양인이 없다는 건 동양의 색이 하나도 안들어간 것을 뜻하는데 이렇다 보니 다른 곳들 보다 훨씬 더 영국같고 차라리 이곳이 오리지날 잉글랜드라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애런이 아니었으면 글래스고에 온다는 생각은 하지도 못했을 텐데 이런 경험을 해준 애런에게 다시 한번 고맙다. 이 자식은 미국인인데 어떻게 이렇게 영국 지리를 잘 아는 건지. 거기다 성격도 좋아서 벌써 나흘째 같이 여행하고 있다. 역시 나이가 많은 사람은 뭘 해도 잘하나 보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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