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2. 27. 16:37 취미/영화

성원(星願, 1999)

이미지: 사람 2명, 근접 촬영


[성원] (성원 검색하니까 성원애드피아만 나오는데 그냥 성원)

1999년 작. 보다보니까 예전에 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는데 생각해보니 극장에서 눈물 쏙 뺀 기억이 갑자기 훅 났다. 죽은 놈이 시한부로 살아 돌아오는 전형적인 신파극에 당한 기억에 되게 억울해 했던 기억이 났는데 18년이 지난 지금도 또 당하니까 더 억울하다. 이런 거지같은 신파극은 법적으로 제한 상영해야 한다. 그리고 휴지도 좀 제공하고.

1. 장백지는 진짜 엄청나게 이쁘다. 비록 그 사건으로 인해 이미지가 완전 추락하긴 했지만 당시 장백지는 진짜 무지하게 이뻤다. 나이도 보니까 성원 당시에 딱 스무살이었다. 개인적으로 파이란 때 봤는데 진짜 선녀강림인 줄 알았다. 하지만 진짜 선녀는 더 이쁘다.

2. 내용은 뻔한 신파극이다. 장님에 말을 못하는 양파(진짜 이름이 양파..)와 병원에서 일하는 간호사 초란의 사랑이야기. 둘은 서로 감정을 확실히 밝히지 않았지만 서로를 사랑하고 있었다. 잘 되 가려는 순간에 양파가 돌연 차사고가 난다. (극 중에선 나오지 않았지만 양파 역의 임현제랑 장백지는 14살 차이다.. 죽을 만 함) 그래서 천국에 가는데 운 좋게도 600억 번 째 죽은 자에 뽑혀 그 부상으로 5일간의 지상 행을 허락받는다. 하지만 조건이 있다. 세상 사람들 누구도 자신을 알아볼 수 없고 또한 그들에게 자기를 직접 밝혀서도 안 된다는 조건.

3. 눈물 1) 지상에 내려온 양파는 보험회사 직원으로 신분을 세탁하여 초란 곁에서 맴돈다. 양파가 남겼다는 점자일기를 읽어주는 장면. 아무것도 써져있지 않은 메모장을 손으로 더듬거리며 읽는 척 하며 자신과 초란의 에피소드를 그녀에게 들려주는 장면. 눈물 줄줄 흘리며 듣던 초란이 그만 읽으라며 소리친다. 어차피 죽은 사람 깨끗하게 잊는다면서. 그러자 양파가 말한다. 추억마저도요? 그러자 초란이 대답한다. 그래요. 매정하게 그를 잊는다는 장면. 사실 거짓말이지만 그를 잊기로 결심한다.

4. 눈물 2) 평소 초란 몰래 색소폰을 불던 양파. 초란의 방 근처에서 들려오는 색소폰 소리. 놀라 뛰쳐나간 초란 앞에서 색소폰을 불고 있는 건 다름 아닌 닥터 호. 하지만 이는 양파의 생각이었다. 양파는 이미 자신은 죽을(죽은??) 몸이니 초란의 행복을 위해 닥터 호와 잘되게 하려고 멀리서 색소폰을 몰래 불어준 것이다. 닥터 호는 부는 척만 하고. 초란은 달려와 닥터호에 안기지만 나중에 닥터 호는 초란에게 이 모든 사실을 털어놓고 모든 것을 알게 된 초란은 양파에게 달려간다.

5. 눈물 3) 유성쇼가 펼쳐지고 돌아갈 시간이 된 양파는 꼭 붙어있던 초란을 남겨두고 떠나게 된다. 유성은 하늘이 뿌리는 눈물이라는 유치한 말을 하는 초란. 하지만 이 때의 분위기, 특히 라디오 장면 등이 꽤 슬프다.

6. 그냥 뻔한 신파극이다. 억지 눈물 뽑으려고 쇼하는. 하지만 거기에 당했다. 생각해보면 18년 전에도 거기에 당한 것 같다. 하지만 99년의 감정과 지금의 영화 본 후의 감정은 많이 다른 것 같다. 만약 내가 하늘나라를 가게 된다면 사랑하는 사람을 좋은 사람에게 보낼 만큼의 대인배인가. 내가 최고로 생각하는 것이 내 행복이 아닌 그것이라면 아낌없이, 후회없이 그럴 수 있을까? 어릴 때 전혀 생각하지 않았던 생각들이 막 나면서 묘한 감정선이 이어지고 있다. 

7. 영화 막판에 우느라 운동을 제대로 못했다 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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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학개론]

특별하지 않았었지만 특별해졌던 영화, 특별했었지만 이제 특별하지 않은 영화.

사실 영화보는 내내 수지가 내가 아는 어떤 친구랑 닮아보여서 영화에 집중이 안됐다. 진짜 개짱남. 실제로 처음 영화관에서 본 날도 이것 때문에 얼마나 성질이 나던지. 오늘 보는데 또 그 때 생각이 났다. 이게 무슨 귀신에 씌인 것인가...이제 눈이 다 된 듯...

영화를 관통하는 카피 <우리 모두는 누군가의 첫사랑이었다>

1. 주인공 4명의 연기는 좋았다. 엄태웅과 이제훈, 한가인과 수지의 비주얼 싱크로율이 많이 맞지는 않지만 연기는 정말 비슷하게 했다. 파수꾼에서 이제훈의 연기를 봤다면 그가 얼마나 연기를 잘하는 줄 알거라고 생각한다. 건축학개론에서도 정말 어마어마하게 잘했다. 디테일한 부분까지 정말 완벽했다. 표정, 손짓, 어깨선, 발걸음까지.

2. 주인공은 아니었지만 그 급의 임팩트, 조정석은 정말 천재였다. 웃긴 건 엄태웅이 74고 한가인이 82인데 어른 역을 한다. 극 중에서 34살 역할인데. 그런데 조정석은 80, 동갑으로 나오는 수지랑 14살차이ㅋㅋ 극중에선 20살인데 실제로는 31살... 이제훈은 84년생인데 94년 수지랑 비슷한 나이로 보이는 초동안이다. 조정석의 연기는 정말 끝내줬다. 이제훈 급이었다. 그보다 더할 수도 있고. “그게 키스야? 야 승민아. 그게 키스야?” 이건 진짜..

3. 건축학개론은 역시 음악이다. 너무도 유명한 전람회의 <기억의 습작>. 중 2때 학교에서 애들 앞에서 부른 적이 있는데 덜덜 떨면서 불렀던 기억이 난다. 음악은 사람을 그 시점으로 데려다 준다. 영화를 보는데 그 시점이 생각났다. 사실 노래마다 생각나는 시점, 사람이 있다. 메이트, 빌리 어코스티 등 특히나 발라드가 가장 빨리 그 시점으로 데려다 준다. 전람회의 김동률은 극 중에서 주인공들이 다닌 연세대학교 건축학과 출신이다. 감독도 그렇고. 근데 영화는 연세대에서 찍지 않고 경희대에서 찍은 게 미스터리.. 그리고 몰랐는데 중간에 한가인 아버지가 입원한 병원이 서남병원이더라.

4. 수지의 생일날 양평 구둔역에 놀러간다. 기차길에서 놀고 막. 둘은 식당에서 막걸리를 마신다. 수지가 갑자기 제훈에게 나중에 집을 지어달라고 한다. 공짜로. 그러면서 그림을 막 그린다. 2층집. 나도 언젠가는 집을 짓고 살고 싶었다. 제주도에다가 2층 집을 짓고 애들 5명을 키우면서 살고 싶었다. 지금은 아니다.

5. 제주도에 지은 집은 이뻤다. 하지만 나라면 지붕에 그런 잔디밭을 놓지는 않을 것 같다. 지붕은 그런 평지붕보다 박공 지붕으로 하는게 공간활용도도 좋고 무엇보다 아늑한 다락방을 만들 수 있어서 좋다. 박공이 예쁘기도 하고 귀엽기도 하고 싸기도 하고. 모임 지붕도 좋고, 달개 지붕도 좋긴 하지만 나라면 무조건 박공으로 시공할 것이다.

6. 좋은 영화에는 좋은 대사가 많다. 특히나 이 영화에선 한가인의 대사가 그렇다.
“알이 들어가면 알탕이고... 갈비가 들어가면 갈비탕인데...이건 그냥... 매운... 탕. 
탕인데...맵다! 그냥 그거잖아. 그게 끝이잖아. 
뭐가 들어가든... 다 그냥 매운... 탕. 마음에 안들어.
나 사는 게 매운탕 같아서. 안에 뭐가 들었는지 잘 모르겠어. 그냥 맵기만 해.“
나도 매운탕 같다. 열라 매운 맛. 인생은 매운 건가보다. 난 매운 거 싫어하는데.

7. 한가인이 술 먹고 오열하는 장면
“아 씨발 다 좆같애! 아 씨발 다 좆같애!! 아 씨발 다 좆같애!!!”
같은 대사, 비슷한 장면을 연출한 적이 있다 ㅠㅠ

8. 자는 수지에게 제훈이 몰래 뽀뽀뽀를 하고나서 수지가 오줌누러 가면서 하는 말.
“너도 멀리 가있어. 그렇다고 너무 멀리 가진 말고”
어느 정도 거리를 말하는 걸까? 물리적인 거리일까 심리적인 거리일까.

9. 수지와 유연석이 한 방에 들어가는 것을 본 제훈과 그를 위로하는 조정석의 대화.
“아오 쌍X, 개X 같은 X, 야 다 잊어. 야! 여자가 걔 하나야? 관두라 그래~ 그런 X년은 줘도 안 가져~ 야 다 잊고. 내년에 내가 대학가면 너 진짜 내가 확실하게 책임질게. 진짜”
이런 친구가 좋은 친구다. 이런 친구가 필요했는지도 모른다. 답답한 것을 그냥 이야기할 수 있는 친구. 그냥 위로받을 수 있는 친구. 답답한 속을 풀어줄 친구.

10. 영화를 보다가 ‘헉’하게 만든 이제훈의 대사
“이제...좀...꺼져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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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사람 3명, 고양이


[고양이는 불러도 오지 않는다]

고양이가 보고 싶었다. 그래서 고양이 영화를 찾았다. 이름에서 느껴지다시피 일본영화다. 고양이와 만난 지난 1년 간 스스로 많이 성장했다고 생각한다. 지나고 나니까 집사로서 잘 해주었던 일보다 못해줬던 일이 더 많이 생각나고 고양이가 내게 해준 게 더 많은 것 같다. 그래서 고양이한테 참 고맙다. 결과로 무지하게 살찐 고양이가 됐지만. 미안하다.
주인공 스키타는 프로복서다. 하지만 시합 이후 눈을 다쳐 권투를 관두게 되고 폐인 생활을 하게 된다. 함께 사는 형은 만화가이다. 하지만 형은 결혼을 위해 지방으로 떠나고 스키타 혼자 남아 생활을 하게 된다. 형은 길거리에서 새끼 고양이 두 마리를 데려오고 검은 고양이는 쿠로(까매서), 검흰 고양이는 친(작아서)이라는 이름을 지어준다. 처음에는 고양이를 싫어하는 스키타(스키타는 개 과다)는 서서히 고양이와 적응하게 된다. 형처럼 만화가가 되는 꿈을 꾸는 스키타. 낮에는 학교에서 영양사 보조 일을 하고 밤에는 만화를 그리게 된다. 하지만 번번히 만화 공모전에 떨어지게 된다. 그러다 병에 걸려 쿠로가 죽게되고 슬픔에 빠진 스키타. 하지만 슬픔을 이겨내고 쿠로와 친의 캐릭터를 담은 만화를 그리게 되고 그 만화가 공모전에 당선이 된다.

1.사실 고양이를 키우는 입장으로서 공감이 안가는 내용이 한 두가지가 아니었다. 중성화수술을 시키기 전에 밖에 나다니게 하는 내용이라던가, 집에 모래밭을 설치하지 않아놓고서 고양이들이 아무데나 용변을 봤다고 화내는 모습은 납득이 가지 않았다. 집사의 기본은 밥주고 맛동산 캐는 건데 전혀 기본이 안되어있다. 주사는 맞췄을라나 모르겠다. 고양이가 들락날락하게 하면서 키우는 거야 문제가 안된다고 본다. 그렇게 키우는 집도 있으니까. 어떤 웹툰에선 그런 내용을 넣었다가 욕을 먹었다지만 그건 욕한 사람들이 바보라고 본다. 고양이는 밥먹으러, 잠자러 잘 돌아오니까. 영화에서도 그렇고.

2.복서 출신 만화가가 자신의 꿈이었던 복싱을 소재로 한 만화를 그리다가 결국 안되었는데 자신이 사랑했던 고양이를 소재로 만화를 그렸더니 당선이 됐다. 어느새 복싱보다 고양이를 훨씬 사랑했나보다. 그래서 그 고양이를 캐릭터로 만들었고 사랑을 담아 그 내용을 그렸더니 된 것 같다. 뭐든간 사랑을 담아 무엇인가를 하면 좋은 결과를 얻는 것 같다. 꿈보단 사랑인가보다.

3.사랑하는 고양이를 보기 위해 본 영화라 그냥 계속 흐뭇하게 봤다. 사실 별 다른 내용없는 영화였지만 보는 내내 기분이 좋았다. 원래 난 개과라서 강아지만 많이 키웠었다. 개같단 소리도 많이 들었고. 영원한 누렁이로 살겠지. 작년에 고양이를 만나 애묘인이 되었다. 지난 1년간 애묘인으로 살면서 참 많이 행복했고 감사했다. 난 1년간 애견인에서 애묘인으로 성장했는데 난 우리 고양이 살만 찌운 것 같아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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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사람 1명 이상, 사람들이 서 있음, 실외, 자연, 텍스트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 이 감독의 영화를 좋아하는 이유는 아이들이 많이 나오기 때문이다. <진짜로 일어날 지도 몰라 기적>, <아무도 모른다>, <걸어도 걸어도> 같은 영화에도 아이가 중심이 된다.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에도 주인공은 아버지지만 아이들이 주연급으로 나온다. 연기도 진짜 잘하고. <아무도 모른다>의 야기라 유야는 14세에 칸 국제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수상하기도 할 만큼 연기지도도 탁월하다. 
무엇보다 고레에다를 좋아하는 이유는 정말 세밀한 감정선을 아주 잘 표현하기 때문이다. 거기다 가족이 중심이 된 영화를 잘 만들어낸다. 가족이 주제가 된 영화는 언제라도 환영이다.

1. 주인공 료타는 성공한 건축가이다. 아내와 6살짜리 아들 케이타와 함께 도심에 위치한 좋은 아파트에 살고 있다. 하지만 항상 바빠서 아들과 많이 놀아주지 못한다. 어느 날 병원에서 아이가 다른 곳과 바뀌었다는 놀라운 소식을 듣고 자신의 친자를 만난다. 이 과정에서 6년간 키우던 아이와 자신의 친자를 바꿔야 하나 하는 갈등에 빠지게 된다. 자신의 친 아들인 류세이는 시골마을에서 가난한 전파상을 하는 아버지와 어머니와 살고 있다. 동생도 둘이나 있고. 료타는 류세이의 아버지 유다이를 만나는데 유다이의 행색이 그리 좋지 않고 하기에 아이를 둘 다 키우고 싶어한다. 하지만 행색이 초라했던 유다이는 실제로 좋은 ‘아빠’였다. 자신은 ‘성공한 건축가’이긴 하지만 ‘좋은 아빠’는 아니라는 것을 깨달은 료타. 결국 자신의 친 아들인 류세이를 데려오지만 얼마 안가 자신이 6년간 키우던 케이타를 다시 만나면서 영화가 마무리된다.

2. 중간에 료타와 유다이의 대화가 띵 했다.
료타 - (아이와 함께하는)“시간만 중요한 것은 아니죠”
유다이 -“무슨 소리에요 시간이죠. 애들한텐 시간이에요”
료타 - “내가 아니면 안되는 일이 있어서요”
유다이 - “아버지란 일도 다른 사람은 못하는 거죠”
료타는 능력있는 직장인일지는 몰라도 좋은 아버지는 아니었던 것이다. 유다이는 능력있는 직장인은 아닐지 몰라도 좋은 아버지였다. 난 다른 어떤 것보다 가족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난 돈은 엄청나게 많이 벌 수 없을지 몰라도 정말 좋은 아버지가 될 것이다. 애들이 지쳐 쓰러질 때까지 놀꺼니까.

3. 중간에 유다이의 대사가 또 내 맘에 들었다
“난 내일 할 수 있는 건 오늘 하지 말자 그런 주의야.” 나도 그러는데..

4. 영화 초반에 곡성에서 나온 아쿠마가 나온다. ㅎ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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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사람 2명, 사람들이 서 있음, 텍스트


[500일의 썸머]

언제가 무슨 글에서 남자들이 가장 싫어하는 영화 중 1위로 <500일의 썸머>를 꼽았다는 글을 본 적이 있다. 2위가 <봄날은 간다>였나. 암튼 정말 많이 본 영화지만 다시 한번 이 영화를 보기로 했다.

이 영화를 볼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썸머는 ㅆㄴ이었다. 이 영화가 지극히 톰의 관점에서 보여진 영화라서 더 그렇지만 썸머는 정말 ㅆㄴ이다. 톰은 그냥 썸머한테 갖고 놀게 된 거였다. 결국 톰은 다른 여자를 만나고 나서야 썸머에게서 벗어날 수 있었다. 

가 오늘 이 전 까지 내가 가진 <500일의 썸머>에 대한 생각이었다. 오늘 이전 까지. 오늘 이 영화를 보고 더 이상 썸머를 미워할 수 없었다. 오히려 톰이 진짜 ㅆㄴ이었다. 

개인적으로 조셉 고든 래빗랑 라이언 고슬링이랑 너무 헤깔린다. 제이크 질렌할이랑 세명이 너무 헤깔린다..외국인을 잘 못알아봐서..주이 드샤넬이랑 앨런 페이지도 헤깔린다. 그 놈이 그 놈같다. 암튼 다들 좋아하는 배우이다.

1. 영화가 톰의 관점에서 그려져서 대부분의 남자들은 이 영화를 굉장히 짜증나게 봤다고 한다. 이유는 무언가 관계를 명확하게 하지 않고 어장치는 것처럼 행동하다 갑자기 헤어지고 또 만나서 잘 될 것처럼 막 하다가 결국 다른 남자랑 결혼하는 썸머 때문이다. 이렇게 굉장히 압축해서 설명할 수 있지만 실상은 전혀 달랐다.

2. 톰은 운명을 믿는 사람이다. 언젠가 자신에게 다가올 운명적 사랑을 기다리고 그것이 있다고 믿고 있다. 하지만 썸머는 달랐다. 운명을 믿지 않고 사랑도 믿지 않는 사람이었다. 둘은 같은 회사에서 만나게 되고 톰은 썸머를 보자마자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다가서지는 못한다. 둘은 엘리베이터를 같이 타게 되고 음악을 듣고 있는 톰에게 썸머가 말을 건다. The Smith의 <There is a light that never goes out>를 듣고 있는 톰에게 이거 스미스죠? 나도 좋아하는데 하면서 말이다. 톰은 그런 그녀를 그냥 받아들인다. 마치 이것이 운명인 것처럼. 그 후로 회사에서의 파티에서 그녀와 친해지고 자신이 건축을 전공해서 나중엔 건축가가 되고 싶다는 이야기도 하면서 자신을 설명한다. 그 꿈에 응원을 하는 썸머. 하지만 둘의 관계는 딱히 진전되지 않는다.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톰 때문이다. 무슨 The Smith 노래 틀고 썸머가 알아주길 바라고 자빠져있다. 그러고 나서 친구들에게 가서 끝났어 그녀는 내게 관심없나봐 라는 소리나 해쌓고 있고. 결국 회사 가라오케에서 같은 자리에 앉아 썸머에게 사랑이 있느니 운명이 있느니 하는 이야기를 하고 좀 친해진다. 하지만 고백도 못했는데 아주 운좋게 친구가 고백을 대신 해준다. 썸머가 물어본다. “날 좋아해요?” “물론이죠” “친구로요?” “네, 친구로요.”,“그냥 친구로요?” 이렇게 두 번이나 물어봤는데 ㅂㅅ같은 톰은 “그럼요”라고 말한다. 그렇게 그 자리에서 둘은 “친구”가 되기로 한다.(이 바보같은 놈아...) 3일 뒤 복사실에서 만난 톰과 썸머. 잘 지냈냐는 인사를 건네는 톰에게 키스를 하는 썸머. 그렇게 둘의 관계는 시작이 된다.

3. 이렇듯 관계에서 진전이 되는 행동은 모두 썸머가 했다. 결국 헤어지는 것도 썸머가 택하게 된다. 톰은 자기 얘기만 한다. 건축가가 되고 싶다(현실은 카피라이터(카피라이터 비하 아님))는 이야기를 들으며 그 열정에 굉장히 눈을 초롱초롱하게 뜨고 바라봐 준다. 심지어 건축물을 그릴 수 있게 자신의 팔까지 내준다. 이처럼 썸머는 톰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하고 싶어하는지에 관심이 많다. 하지만 톰은 썸머에게 관심이 없다. 썸머가 좋아하는 링고스타를 무시하는 일(근데 이건 좀 무시당할만..), 미술관에 갔을 때도 이해하려 하지 않는 태도, 영화 <졸업>을 보고나서 우는 썸머를 이해하지 못하고 팬케익이나 먹으러 가자는 모습 등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자신을 계속 썸머에게 보여주고 이해받으려고만 하고 썸머를 이해하려 하지 않는다. 썸머가 하는 이야기를 제대로 듣지도 않고 “아무한테도 한 적 없는 얘긴데” 라는 이야기만 듣고 자신이 썸머에게 특별한 사람이라는 그 상황만 즐긴다.(썸머가 하는 이야기가 아주 작은 목소리로 나오고 저 대사만 큰 목소리로 나와서 그렇게 보임). 술집에서 어떤 남자가 썸머에게 추근댈 때는 아무말 못하다가 자기를 욕하니까 펀치가 나가고. 그러면서 그걸 썸머를 위해서 한 것이라고 하고... 가장 압권은 기차타고 직장 동료의 결혼식에 갈 때. 우연히 기차에서 썸머를 만난 톰은 <행복의 건축>이라는 책을 보고 있다. 썸머는 그 책을 알아봐주며 아직 건축에 대한 꿈을 갖고 있는 톰을 응원한다. 결혼식에서 썸머의 파티에 초대를 받은 톰은 썸머에게 <행복의 건축>을 선물한다.... 왜 링고스타가 아니냐고...ㅂㅅ아... 이처럼 자신의 취향만을 강요하는 톰...결국 썸머는 카페에서 자신의 읽던 책에 대해 물어봐주는 한 남자와 결혼을 하게 된다.

4. 결국 톰은 그냥 자연스런 자기를 사랑해주는 운명적인 여자를 기다린 것 같다. 물론 그런 사랑이 있을 순 있겠지만 그 사랑을 지키는 건 다른 문제다. 운명적인 사랑을 만났다면 그것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어야했는데 톰은 그저 운명만 믿었다. 그리고 썸머가 떠나자 썸머만 욕을 한다. 그러면서 운명은 없다 이런 소리만 한다. 반면에 썸머는 운명은 없다고 믿지만 관계 진전을 위해 노력한다. 그러다가 자신의 운명을 만나게 된다. 결국 톰도 마지막엔 가을을 만나면서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개척하기에 이른다. 그렇게 여름을 지나 가을을 만나면서 드디어 썸머의 잔상에서 벗어나게 된다. 사랑은 헤어지면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랑을 만나야 끝나는 것이다.

5. 중간에 영화 <졸업>이 나오는데 톰은 이 영화를 잘못 이해하고 있었다고 서두에 나래이션으로 나온다. 영화 <졸업>(안 봤으면 꼭 보는 것을 추천)의 마지막 엔딩은 해피엔딩이 아니다.남자가 여자를 결혼식장에서 낚아채간다. 차 안에서 둘은 웃지만 얼마안가 현실을 깨닫고 표정이 굳으며 후회한다. 영화에서 연출된 그 장면을 썸머는 이해했지만 톰은 전혀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 어쩌면 썸머의 결혼식장에 가서 그런 행동을 했을 수도 있다. 다행히 하진 않았지만. 이상적인 사랑을 아무리 꿈꾼다고 해도 냉혹한 현실을 부정할 수는 없는 것이다. 

6. 톰은 계속 썸머와 어떤 관계를 정립하고 싶어한다. 이해한다. 어중간한 관계로 만나기 싫어하는 것은 충분히 이해한다. 그러면 첨부터 친구로서 지내자는 소릴 하지말던가 썸머가 부담없이 만나자고 했을 때 거절하던가 할 것이지. 자기가 그렇게 만들어 놓고 왜. 하지만 어떤 정확한 관계가 되지 못했을 때 가지는 불안감은 충분히 이해가 된다. 술집에서 쌈났을 때도 사실 자기가 완전한 애인도 아닌데 나서기 뭣해서 그랬을 수도 있고. 근데 그 상황은 친구였어도 나설 수 있는 상황이긴 했는데...암튼 개인적으로는 정확한 관계 정립이 어느 시점에서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7. 중간에 이케아에 가서 둘이 가상 부부 상황극을 하는데 재밌다. 연인이라면 그 정도의 상황극은 할 수 있어야지. 어떤 상황이라도 그에 맞는 상황극을 할 수 있는 센스는 반드시 필요하다.

8. 클레이 모레츠가 톰의 동생으로 나오는데 쪼끄만 것이 꽤 깊이있는 이야기를 한다. 

“그 여자가 오빠 운명의 짝이었단 생각은 그저 착각일 뿐이야. 좋은 것만 기억하는 것도 문제야. 다음에 그 여자 생각할 땐 나쁜 기억도 떠올려봐”

9. <500일의 썸머>를 10번은 보았던 것 같은데 이제야 내용 파악을 한 것 같아 뿌듯하다. 내일은 내가 아직까지 이해하지 못했을 수도 있는 <봄날은 간다>를 다시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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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사람 2명, 실외


[봄날은 간다]

<8월의 크리스마스> 에 이은 허진호 감독의 작품. 그 뒤의 작품인 <외출>이 터지진 않았지만 <행복>, <호우시절> 등의 좋은 멜로영화를 많이 만들어 낸 감독. 개인적으로 허진호의 미장센을 굉장히 좋아하는데 개인적으로는 그 절정이 바로 이 <봄날은 간다>라고 생각한다. 한적한 강릉을 배경을 한 이 영화는 배우가 아닌 것 같은 강릉 노인분들이 소리를 담기 위해 출연하는데 그것이 영화와 매우 잘 어우러져 소소한 감동을 준다. 유지태의 할머니가 치맛속에서 꺼내주는 100원, 박하사탕. 이영애의 전화를 기다리는 유지태가 벨소리를 여러번 바꾸는 모습 등은 정말 감탄을 자아낸다.

어제 <500일의 썸머>를 오랜만에 보고 썸머의 재발견을 했다. 그래서 썸머에 버금가는 국내 대표 ㅆㄴ 이영애를 재발견하기 위해 이 영화를 봤다. 결론은 이영애는 그냥 ㅆㄴ이었다. 하지만 예전만큼 ㅆㄴ은 아닌 것 같다. 이 영화도 전체적으로 남자의 입장에서 보여지다보니 더 ㅆㄴ으로 그려진 것 같긴 하다.

1. 소리를 담는 사운드 엔지니어 상우와 지방 방송국 PD인 은수는 일로 만나게 된다. 며칠 동안 같이 일하게 되며 성실하고 묵묵히 일을 하는 (잘생기고 키가 188인)상우에게 반하게 된 은수. 한번 결혼한 경험이 있는 은수에게 반하게 된 상우. 둘은 운명처럼 만나게 된다. <500일의 썸머>의 썸머처럼 이 영화에서도 여자인 은수가 먼저 상우에게 마음을 표현한다. 그 유명한 대사 

“라면.. 먹을래요?”

라면이나 먹을 것이지...

2. 행복한 나날을 보내는 상우와 은수. 둘은 서울과 강릉을 오가며 사랑은 나눈다. 술먹고 취한 상우가 택시기사인 친구를 불러 새벽에 강릉에 가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이런 친구가 참 진국인 친구다. 하지만 헤어지고 난 후 친구가 상우를 위로해 준답시고 하는 말.

“상우야 그 여자 잊어. 그 여자 할머니 됐다고 생각해봐. 머리도 하얗고 주름살도 많고 그러지 않냐. 그런 생각하면 좀 도움되지 않냐?”

개인적으로 이 대사는 좀...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할머니가 되도 예쁠 것 같은데 말이다. 너무 이상적인가...?

3. 은수는 이혼을 했다. 그렇기에 사랑에 대해 두려움이 있을 만 하다. 사랑하지만 또 한 번의 결혼을 하기는 부담스러울 수 있다. 애인있으면 데려와보라는 아버지의 말을 전하는 상우에게 “상우씨, 나 김치 못 담가”라는 말로 에둘러 거절하는 은수. 은수는 썸머와 마찬가지로 둘의 관계를 제대로 정립하지 않는다. 회사에도 알리지 못하고....회사에 알리지 않았다는 말에 서운해 하는 상우를 달래는 은수. 하지만 은수는 상우 이후에 만나는 남자는 당당히 방송국에서부터 데이트를 하고 그 남자의 친구들과 더블 데이트를 하는 등 어느 정도 관계를 드러내는 행동을 한다. 상우가 은수의 차를 긁은 것도 차가 싸구려 마티즈여서 수리비가 싸게 먹힐 것이라는 이유도 있지만 자신은 철저히 타인에게 숨기고 다른 남성은 타인에게 소개하는 데 있을 수도 있다. 그런 감정은 남자에게 엄청난 상처로 다가올테니까.

4. 은수의 감정은 영화 내내 갈팡질팡한다. 다른 남자를 만나 상우와 그와의 사이에서 갈등하면서 상우에게 짜증을 낸다. 계속 받아주다 폭발한 상우의 짐을 싸놓고 집에서 나가라는 은수. 그렇게 둘은 헤어지지만 며칠 뒤 은수는 상우를 찾아온다.(개인적으로 이 씬에서 이영애가 무진장 예쁘다) 그렇게 은수와 상우는 다시 만나서 밤을 보내지만 그 날 밤 은수는 상우에게 한 달 간 시간을 갖자고 한다. 어느 날, 상우는 몰래 은수를 찾아가고 은수가 다른 남자를 만나고 있는 것을 목격하게 된다. 상대는 함께 일하던 남자.(하여간에 연애할 때 상대방에게 조금이라도 틈을 주면 이렇게 된다. 은수는 남자에게 장난을 치며 끼를 부린다. 보통은 이렇게 이어지게 된다) 남자와 은수가 차를 타고 이동할 때 이를 지켜보던 상우는 몰래 숨게 된다(ㅠㅠ). 그 날 밤 술을 먹고 은수의 집에 찾아온 상우를 재워준 은수. 다음 날 은수는 상우에게 이별을 고한다. 여기서 나오는 명대사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

여름이 지나고 겨울이 지나고 봄이 되어 은수는 상우를 찾아간다. 시간이 지나고 나면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했던 사람이 생각나게 되어있는 것이다. 상우에게 다시 만날 것을 제의하지만 그는 끝내 그녀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이렇듯 갈팡질팡하는 은수를 욕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은수의 상황을 생각해보면 이해는 할 수 있다. 사실상 반백수로 생활하면서 치매든 할머니, 홀아버지와 고모와 함께 사는 상우, 그리고 뭔가 있어 보이는 썬글라스에 그랜저, 골프장 데이트를 즐기는 다른 남자. 현실적인 사람이라면 후자를 고르는 것에 대해 욕할 수는 없을 것이다. 더군다나 이미 한 번의 상처가 있는 은수는 더 그렇다. 

5. 상우의 할머니가 상우에게 건네는 대사 

“힘들지? 버스하고 여자는 떠나면 잡는 게 아니란다” 

개인적으로 이 대사도 아직 별로 와닿지 않는다. 어차피 헤어질 거라면 뭐 이미지 관리할 필요있나 싶다. 그 상대가 운명이라고 생각한다면 일단 어떻게든 노력은 해봐야지. 노력은 안하고 체념한다고 상대가 돌아오는 것도 아니고. 구질구질하건 뭐건 최소한 노력은 해보고 후회하지 않게 최선을 다하고 잡으면 좋은 거고 아니면 마는 거지. 그 노력을 했으면 잡았을 수도 있다. 그 노력을 안 해서 못 잡았을 수도 있다. (그렇다고 범죄를 저지르면 미친놈이고..)
버스도 진짜 열심히 뛰어가면 다음 정류장에서 잡을 수도 있는 것이다.(시내버스 기준, 고속버스 ㄴㄴ)

6. 영원한 사랑을 꿈꾸는 치매든 할머니, 젊어서 아내를 잃은 아버지, 그리고 고모. 제대로 된 사랑을 모르고 순수하지만 저돌적인, 그리고 은수 밖에 모르는 상우. 한 번의 상처가 있는, 상우보다 인생을 더 살고 현실적인 안정적인 방송국 PD 은수. 둘은 처음부터 힘든 사랑을 했지만 그것을 사랑으로 이겨나가서 1년 간 만났고 헤어졌다. 그냥 그 뿐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간단하다. 은수가 다른 남자를 만나고 한 것은 중요하지 않다. 그냥 흔한 이별인 것이다. 

세상에 우아한 이별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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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따뜻한 색, 블루]

내가 영화를 고르는 방법은 영화의 제목, 그리고 포스터이다. 영화에 대한 디테일한 정보들은 영화를 본 후 찾아보게 된다. 이 영화는 ‘파란색은 따듯하다’라는 글을 보고 우연히 찾게 되어 보게 되었는데 내가 전혀 생각지도 않았던 내용으로 전개되어 너무도 놀랐다. 운동하면서 영화를 보는데 중간에 어쩔 수 없이 영화를 끌 수 밖에 없었다.(나머지는 집에서 봤다...) 내용 상의 문제가 아닌 비주얼 적인 문제로. 야한 영화를 싫어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 정도로 야한 영화는 몽상가들 이후로 처음이었다.

영화가 일단 프랑스 영화였다. 그 때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는데 슬슬 가면 갈수록 공공장소에서 보기는 민망한 상황이 벌어졌다. 찾아보니 66회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이었다. 심지어 스필버그가 입이 마르게 칭찬한 영화라고도 한다. 그 영화를 통해 두 여배우는 단숨에 전 세계가 주목하는 배우가 되었다.

1. 일단 영화의 내용은 동성애에 대한 내용이다. 하지만 동성애를 다룬다기보단 그냥 사랑을 주제로 하는 영화라고 봐야할 것 같다. 개인적으로 동성애건 이성애건 뭐 나눠서 생각하지도 않고 그냥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이 영화는 이성애, 동성애가 영화의 큰 줄기라기 보단 그냥 연인이 만나서, 사랑하고, 헤어지는 그런 내용이었다. 가끔 보면 동성애에 대해 반대하냐 찬성하냐고 묻는 사람이 있는데 남들이 동성애를 하는 것을 왜 다른 사람들이 찬성 혹은 반대를 하는지 잘 모르겠다.

2. 세계에서 가장 진보적인 문화를 가졌다는 프랑스에서 조차도 동성애에 대한 거부감이 있다는 것을 영화를 통해 알게 되었다. 동성애를 이유로 또래들 사이에서 왕따를 시키는 장면에서 적잖이 충격을 받았다. 그게 왕따까지 시킬 일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3. 이 영화에선 아주 타이트한 클로즈샷이 많다. 마치 내가 상대방이 되어 파트너를 바라보는 듯 한 앵글과 그것을 연기하는 배우의 표정에서 아주 가까이에서 그들을 지켜보는 느낌을 받았다. 영화에 집중해서 보다보니 실제로 내가 상대배우가 된 것처럼 가슴이 뛰고 설레고 그랬다. 헤드폰을 끼고 봐서 숨소리까지 느껴지더라.

4. 영화에서는 상당히 입을 강조한다. 음식을 먹고, 담배를 피고, 상대방을 빨고 하는 장면을 굉장히 자세히 카메라에 담는다. 그리고 성욕과 식욕을 자꾸 연결시키는 것 같았다. 격렬하게 사랑을 나누기 전에 정말 급하게 음식을 먹는 장면, 그리고 어느 정도 사랑이 진행되었을 때부터 음식을 먹는 장면이 많이 나오지 않았다. 여성들끼리의 사랑을 표현해서 그런가 계속 입을 너무 강조해서 참..좋았다.

5. 제목에 나온 것처럼 색을 이용해서 두 배우의 감정을 표현한 것이 좋았다. 엠마 역의 레아 세이두는 초반에 파란색 머리로 나온다. 그러다 후반부에는 짧은 갈색이 된다. 그 파란 머리가 엠마가 어떤 캐릭터인 지를 잘 말해주는 것 같았다. 엠마는 영화 전반에 걸쳐 계속 파란색과 연결이 된다. 하지만 영화 후반부엔 엠마도 빨간 옷을 입고 전시회에서 아델을 맞는다. 더 이상 파란색의 엠마는 사라진 것이다. 엠마와 아델이 헤어지고 나서 엠마의 전시회에 찾아갈 때 아델은 파란 원피스를 입는다. 당연히 엠마를 의식해서 그런 옷을 입은 것이다. 완전히 잊지는 못한 그런 상황, 하지만 전시회에 가기 전 아델은 발가락에 빨간 매니큐어를 칠한다. 그것을 통해 엠마를 완전히 잊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어렴풋이 느낄 수 있었다. 

6. 영화 전체에서 엠마는 자신과 아델이 연인관계라는 것을 모두에게 밝힌다. 심지어 만난 초반에 자신의 가족(엄마와 새아빠)에게도 밝힌다. 하지만 아델은 자신의 가족에게 엠마를 철학선생님이라고 소개하고 직장에서도 엠마의 존재를 숨긴다. 엠마는 그것이 마음에 들지 않지만 아델을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아델은 그것 때문에 관계에 균열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조금씩 느끼게 된다. 연인사이에서 서로의 관계 설정은 상당히 중요한 것 같다. 작은 균열이 결국은 돌이킬 수 없는 결말을 만들기도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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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신저스]

영화는 그냥 보고 즐기는 영화가 있고, 어떤 메시지를 던져줘 생각하게 하는 영화가 있다. 영화에서 어떤 메시지를 얻게 되면 나라면 과연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하면서 며칠을 고민하게 된다. <패신저스>는 나에게 이런 선택거리를 주었다.

영화에는 출연자가 상당히 적다. 대사가 있는 출연자가 단 4명 뿐. 제니퍼 로렌스와 크리스 프랫이 주인공이고 다른 둘은 조연이다. 조연 중 하나는 매트릭스의 모피어스. 많이 늙었더라. 매트릭스를 봤을 때의 충격은 아직도 상당하다. 고3때 고동진이랑 신촌에 있는 그랜드 백화점에 위치한 극장에서 보았는데 둘이 극장 나오면서 아무 말 없이 버스 타는 곳으로 왔던 기억이 있다. 고동진이랑 모피어스랑 닮았다.

1. 영화에 대한 아무런 사전 정보 없이 보아서 배경이 우주선인지도 몰랐다. 사실 SF영화를 그리 좋아하는 편이 아닌데 그냥 막 보다보니 요새 SF영화를 많이 보게 된다. 그런데 다 괜찮게 재미있었다. 배경은 SF지만 내용은 전혀 SF스럽지 않은 영화라 더 좋은 것 같다.

2. 120년을 날아가야 할 우주선에서 동면하고 있던 짐(크리스 프랫)이 30년 지나서 선체 이상으로 깨어나서 우주선 안에서 혼자 90년을 살아가야 하는 내용. 처음 몇 개월은 이렇게 저렇게 잘 살았지만 그 후 외로움을 견디다 못해 잠자고 있던 오로라(제니퍼 로렌스)를 깨우게 된다. 잘 자고 있던 오로라는 순전히 짐 때문에 인생을 망치게(?) 된 것. 그렇게 둘이 깨어나서 우주선에서 90년을 살아야 한다.

3. 나라면 누군가를 깨웠을까? 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된다. 누군가를 깨우면 그 사람은 평생 다시 잠들지 못한다. 말 그대로 죽을 때까지 나랑 우주선에서 살아야 한다. 90년이니까. 짐은 오로라를 깨울지 말지를 몇 달을 고민한다. 그 상황에서 사람들을 깨운다는 것은 살인이나 마찬가지이다. 잠든 상태로 도착하면 그 나이 그대로 깨어나서 새 삶을 살 수 있는데 깨우면 우주선에서 그냥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많은 고민을 하겠지만 나라면 깨웠을 것 같다.

4. 그렇다면 몇 명을 깨웠을까? 영화에 짐은 오직 오로라 한 명만을 깨운다. 오로라가 자신의 이상형이기 때문이다. 나는 몇 명이나 깨웠을까? 사람이 혼자 살아갈 수는 없다. 최소한 어느 정도 말 동무는 있어야 좀 살 맛이 나지 않을까. 일단 한 명 깨우고. 그래도 좀 북적북적 거려야 좋지 않을까? 하면서 한 명 두 명 깨우다 보면 금방 열댓 명은 깨웠을 것 같다. 인생은 누군가와 나눌 수 없다면 무의미하다고 생각한다. 아무에게도 못할 말이 가슴 속에 있다면 그 사람은 속병이 나고 말 것이다. 인간관계를 굉장히 소중하게 생각하는 나로선 너무 힘든 순간일 것 같다.

5. 나머지 5200여 명과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희생할 수 있을까? 이런 질문에 대해서는 생각을 좀 할 것 같은데 영화에서처럼 내가 안하면 다 죽고, 하면 나만 죽는 상황이라면 기꺼이 그런 선택을 할 것이라고 본다. 내가 안하면 다른 사람이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고 그렇다면 그건 생각할 필요도 없는 것이라고 본다. 나 하나의 희생으로 사랑하는 사람들이 행복할 수 있다면 기꺼이 희생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런 상황이 온다면 꼭 지킬 각오가 되어 있다. 제발 안 왔으면 좋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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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 부스](2002)

적은 예산으로 이렇게 긴장감 넘치는 영화를 찍을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잘 만든 영화 <폰부스> 2002년에 나온 영화로 당시 1300만불(140억원)의 제작비로 9800만불의 흥행을 거두며 주인공 콜린 패럴을 연기파 배우로 만들었다. 아일랜드 출신의 패럴은 당시 25살의 나이임에도 완전 원맨쇼의 영화를 홀로 이끌어가며 엄청난 연기를 보여주었다.

거의 대부분 목소리로만 출연한 키퍼 서덜랜드는 극의 긴장감을 한층 높여주는 호흡이 좋은 목소리 연기로 퍼렐을 압도한다. 서덜랜드는 미드 <24>에서 잭 바우어란 역으로 열연하는데 이 영화에서는 거의 목소리만으로 극을 쫄깃하게 만들어준다. 조연으로 케이티 홈즈와 포레스트 휘태커도 나온다.

1. 영화는 뉴욕을 배경으로 이뤄진다. 잘 나가는 미디어 에이전트 스튜 셰퍼드(콜린 퍼렐)은 자신의 애인에게 전화를 걸기 위해 공중전화로 향한다. 항상 그 자리에서 애인에게 전화를 거는 스튜. 휴대폰이 있음에도 공중전화를 사용하는 것은 그가 이미 결혼한 유부남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전화할 땐 반지도 빼놓는다. 그렇게 그녀와 통화를 끊고 나가려는 찰나 그 공중전화로 걸려온 전화를 받는 스튜. 그렇게 그는 함정에 걸려든다.

2. 공중전화를 향해 총구를 겨누고 있는 어느 목소리는 스튜에게 모든 것을 고백할 것을 종용하고 그러지 않을 시 그를 죽이겠다는 협박을 한다. 스튜는 무시하려 하지만 그에게 어디선가 총구를 겨누고 있는 목소리에게 굴복하여 그에 따를 수 밖에 없다. 사건은 커져서 경찰이 오게 되고 이어서 아내와 애인이 와서 스튜를 보고 그들이 보는 앞에서 스튜는 자신의 불륜과 어떤 사람인지를 터놓게 된다.

3. 목소리는 처음부터 스튜를 노리고 있었다. 그리고 치밀하게 공중전화에 함정을 세팅하였고 스튜가 걸려든 것이다. 목소리는 스튜가 어떤 사람인지를 잘 알고 있었고 협박을 통해 그의 가면을 벗겨내려고 한 것이다. 하지만 사실 목소리는 선한 사람인 척 하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정의로운 척 행동하지만 결국 아무 죄 없는 사람을 죽이기도 하면서 그냥 미친 놈이라는 것을 말해준다.

4. 나라면 어디까지 이야기 할 수 있을까? 사실 나도 엄청난 가면이 있을 것이다. 사람들은 모두 다 가면을 쓰고 있다. 자신이 얼마나 좋은 사람인지를 보여주려고 거짓말을 하면서 살아가고 있는데 이런 협박을 받는다면 난 어디까지 이야기 할 수 있을까? 어떤 것들은 끝까지 이야기 할 수 없을까를 생각해보았다. 만약 공중전화박스에 있는 사람이 스튜가 아니고 나라면. 과연 나는 무슨 이야기를 할까? 어떤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을 하면서 내가 쓰고 있는 가면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5. 영화는 시작하자마자 엄청난 긴장감을 영화 끝까지 가져간다. 보는 내내 내가 마음이 졸여서 미칠 만큼 어려운 미션들이 스튜에게 떨어진다. 그때마다 난감한 표정을 짓는 콜린 퍼렐의 연기가 진짜 압권이다. 분명 스튜가 나쁜 짓을 해서 협박을 당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계속 나 자신을 스튜에 대입하면서 그가 안타깝게 느껴진다. 1시간 20분짜리 짧은 영화지만 그 기간동안 계속 긴장감을 끝까지 쥐고 가는 것이 이 영화의 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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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정과 열정사이] (2001)


2001년에 이정일은 금요일 날 마다 우리 집에서 자고 갔다. 당시에 서울에서 자취하는 친구가 나 밖에 없어서 우리 집에서 자고 토요일에 같이 김포에 내려가곤 했다. 이정일은 있어 보일려고 지네 학교 도서관에서 책을 간혹 빌려오곤 했다. 그리고 예상대로 책을 우리 집에 놓고 김포를 갔다. 비오는 주말에 할 일 없이 집에 있던 나는 이정일이 놔두고 간 <냉정과 열정 사이>라는 책을 보게 되었다. 그리고 빠져 들었다.


당시 정일이가 놓고 간 책은 <냉정과 열정사이 : Rosso>였다. 의도했는지 몰라도 냉정과 열정사이는 Rosso부터 읽는 게 좋다. Blu보다 Rosso에서 무엇인가 완성된 느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소설은 일본 최고의 작가 두 명이 2년 여간 정말 연애하듯 편지로 주고받으며 완성한 소설이다. 원래는 월간지에 한 작가가 한 회씩 격월로 연재하던 작품이었는데 연재가 끝나고 장편 소설로 낸 작품이다. 그렇기에 원래대로라면 남녀를 섞어서 조금씩 봐야하는데 그러기가 힘들다 또 그러면 좀 복잡하다. 무라카미 류 소설 중에 <쿄코>라는 소설이 하나의 커다란 이야기를 여러 명의 시선으로 전개해 나가는 데 책 자체는 되게 재미있는 책인데 초반에 정신없었던 것처럼. 그래서 Rosso부터 읽고 Blu를 읽는 것을 추천한다.


1. 보통 이런 원작이 있는 영화는 원작 소설의 팬들에게 엄청난 비판을 받는다. 책으로 자신이 상상하던 이미지와 다른 영상이 펼쳐지면 느껴지는 괴리감 때문에 기존에 자신이 갖고 있던 생각을 지키려고 영화를 무지하게 깐다. 하지만 이 영화는 원작이 엄청난 인기 소설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오이의 캐스팅 때문에 욕을 좀 먹었고 생각보다 그렇게 많이 까이지는 않았다. 그 이유는 환상적인 ost와 피렌체의 아름다움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뭔가 완성된 듯한 결말도 그렇고.


2. 에쿠니 가오리의 소설에서 여자 주인공은 항상 무미건조하고 존재감 없는 일상을 보낸다. <반짝반짝 빛나는>에서의 쇼코도 그렇고 Rosso에서의 아오이도 마찬가지이다. 항상 혼자 다니는 아오이에게 쥰세이는 빠져들게 된다. 아오이는 소설과 영화에 성도 나오지 않는다. 그냥 아오이(파랑-냉정을 상징). 쥰세이의 성은 아가타. 둘은 19살에 만나 불같은 사랑을 하지만 집안의 반대로 헤어지게 된다. 사실 집안의 반대로 헤어지지만 꼭 그것 때문만은 아니다. 아오이는 이름대로 힘든 일을 끝까지 버티며 냉정하고 담담하게 살아가지만 가슴 속엔 쥰세이라는 열정을 항상 담고 있다.


3. 쥰세이(참고로 쥰세이는 순정이라는 뜻)는 고 미술품 복원사. 대학 때 사귀던 아오이와 헤어지고 다니던 전공(국문과)과 전혀 맞지 않는 고미술품을 복원하는 일을 하기 위해 피렌체에 간다. 소설의 설정으로 초미녀(영화에서는 아님)인 메미라는 여자친구가 있지만 마음 속는 늘 아오이를 품고 있다. 언제나 열정적인 캐릭터이지만 하필 아오이와의 이별을 결정하는 냉정한 결정을 내리게 되는 아픈 캐릭터. 하지만 결국 10년 만에 아오이와의 사랑을 되찾기 위해 용기를 낸다.


4. 아오이는 타인에겐 냉정하지만 쥰세이에겐 열정적인 사람이었다. 처음으로 사랑을 하면서 그와 함께 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쥰세이의 아버지는 그녀를 집안의 재산을 노리는 여자로 오해해서 헤어짐을 종용한다. 거기다 다른 상처도 또 갖게 된 아오이. 결국 그 모든 상처를 밝히지 않고 쥰세이와 이별을 한다. 사랑만 갖고 살아가긴 참 힘든 세상인가 보다. 나라면 진짜 다 말했을 지도 모른다. 냉정은 아름다운 이별을 하게 할 수는 있지만 열정은 이별 자체를 막을 수도 있다. 하지만 아름답지 못한 이별을 하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진정 사랑한다면 나라면 후자를 택할 것 같다. 현실에서는 모르겠지만. 쥰세이는 자신의 현 여자친구가 있음에도 대놓고 아오이를 그리워한다. 메미는 그런 쥰세이가 싫지만 사랑하고 있다. 암튼 여자들은 좀 이상하다. 다들 나쁜 남자에게 끌리나 보다.


5. 아오이도 남자친구가 있다. 마빈이라는 외국인. 요새의 이런 멜로물에서 신기한 것은 라이벌이 나쁜 캐릭터가 아니라는 것이다. 소설이나 영화를 읽다보면 남자는 대부분 쥰세이에 공감하기 때문에 아오이의 현 남친이 미워보이기 마련이다. 하지만 마빈은 나쁜 사람이 아니다. <500일의 썸머>에 썸머의 남편도 나쁜 사람이 아니며 <노트북>에서의 론도 나쁜 사람이 아니다. 아니, 실제로는 각각의 남자 주인공보다 더 좋은 사람일 수 있다. 더 이상 <이수일과 심순애>에 나오는 김중배 같은 나쁜 캐릭터는 없다(사실 김중배도 나쁜 캐릭터가 아니다. 이수일이 나쁜 놈이지. 순애 뺨때리고 발길질 하고..). 마빈은 아오이와 함께 살며 그녀를 사랑하지만 그녀에게 항상 무언가 공허함을 느끼고 그 공허함을 매번 섹스로 메우려한다. 그녀가 떠나갈 까봐 아오이와 더 열정적으로 섹스를 하는데 그녀가 적극적일수록 상처를 입는다. 몸을 갖는다고 해도 마음을 갖는 것은 아니니까. 마빈이 진정 갖고 싶은 것은 아오이의 몸이 아닌 마음이니까. 정말 힘든 사랑이다. 그녀와 긴 시간을 보내도, 끊임없이 섹스를 해도 마빈은 결국 그녀를 얻지 못한다.


6. 결국 둘은 서로를 잊지 못하고 다시 만나게 된다. 10년전 약속한 그날, 피렌체의 두오모에서. 이 소설 이후 피렌체의 두오모에 올라가는 계단과 꼭대기는 한글과 일본어의 낙서가 가득했다고 한다. 올라가는 계단이 생각보다 꽤 높은데 낙서의 90%가 일어와 한글이다. 영화에도 한글 낙서가 나온다(한국의 사나이, 李창호..라고..어떤 ㅅㄲ냐..진짜...) 암튼 두오모 꼭대기에 올라가서 보는 피렌체의 모습은 정말 아름답다. 생각보다 되게 좁은데 그래도 꼭 한번 올라가 볼 만한 곳이다. 영화를 보지 않은 채 소설만 읽고 갔을 때의 벅차오름이 아직도 생생하다. 참 좋았었다. 아오이와 쥰세이도 그 꼭대기에서 만나 둘의 사랑을 확인하고 내려와 사흘간 미친 듯이 사랑을 나눈다.


7. 영화와 소설의 가장 큰 차이점은 결말이다. 사실 소설에서의 결말은 뭔가 찜찜하다. 그래서 다시 만나는 거야 마는거야 인데 반해 영화에서는 확실히 만난다. 난 뭔가 이렇게 열린 결말보다 확실히 매조지 되어야 좀 안정된다. 상상하는 것은 때론 즐겁지만 뭔가 확실하지 않을 때의 상상력은 사람을 미치게 만든다.


8. 영화에서 OST가 피렌체의 배경과 기가 막히게 어우러진다. 특히나 마음을 울리는 현악기의 소리는 그 중에서도 탑이다. 요시마타 료 감독의 <The Whole Nine Yards>, <1997 Spring> 등이 영화 중간중간에 쥰세이, 아오이와 함께 등장할 때면 나도 모르게 숨을 죽이고 귀에 신경을 집중하게 된다. 이번 주 일요일(3월 5일)에 요시마타 료가 3년 만에 세종문화회관에서 내한공연을 하는데 정말 매우 매우 가고 싶은데 못 가게 되어서 너무 아쉽다.


9. 누구나 인생을 살면서 저만의 아오이와 쥰세이를 만날 것이다. 서로 사랑을 하고 그들 간의 약속을 하고 연애를 하면서 지켜야 할 룰도 만들고 한다. 그렇게 연인이 된다. 그게 서로에게 100%의 연인은 아닐 지라도. 하지만 그 사람을 정말 쥰세이와 아오이, 100%의 연인으로 만드는 것은 용기와 배려이다. 용기를 내지 못하면 기회를 놓치게 된다. 배려를 갖지 못하면 연인을 지치게 한다. <500일의 썸머>에서 탐은 결국 용기를 내었다. 냉정함 속에 열정, 열정 속의 냉정함을 잃지 말고, 그 상황이 오면 용기를 낼 수 있도록 살아가야지.


10. “나에게는 잊을수 없는 사람이 있다” - 쥰세이
“아오이, 나중에 나처럼 후회하지 말거라. 자신이 있을 곳은 누군가의 가슴 속 밖에 없어.” - 아오이
“완벽한 사람과 사는 게 꼭 행복하다곤 할 수 없어” - 아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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