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사람 1명 이상, 근접 촬영


[가장 따뜻한 색, 블루]

내가 영화를 고르는 방법은 영화의 제목, 그리고 포스터이다. 영화에 대한 디테일한 정보들은 영화를 본 후 찾아보게 된다. 이 영화는 ‘파란색은 따듯하다’라는 글을 보고 우연히 찾게 되어 보게 되었는데 내가 전혀 생각지도 않았던 내용으로 전개되어 너무도 놀랐다. 운동하면서 영화를 보는데 중간에 어쩔 수 없이 영화를 끌 수 밖에 없었다.(나머지는 집에서 봤다...) 내용 상의 문제가 아닌 비주얼 적인 문제로. 야한 영화를 싫어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 정도로 야한 영화는 몽상가들 이후로 처음이었다.

영화가 일단 프랑스 영화였다. 그 때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는데 슬슬 가면 갈수록 공공장소에서 보기는 민망한 상황이 벌어졌다. 찾아보니 66회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이었다. 심지어 스필버그가 입이 마르게 칭찬한 영화라고도 한다. 그 영화를 통해 두 여배우는 단숨에 전 세계가 주목하는 배우가 되었다.

1. 일단 영화의 내용은 동성애에 대한 내용이다. 하지만 동성애를 다룬다기보단 그냥 사랑을 주제로 하는 영화라고 봐야할 것 같다. 개인적으로 동성애건 이성애건 뭐 나눠서 생각하지도 않고 그냥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이 영화는 이성애, 동성애가 영화의 큰 줄기라기 보단 그냥 연인이 만나서, 사랑하고, 헤어지는 그런 내용이었다. 가끔 보면 동성애에 대해 반대하냐 찬성하냐고 묻는 사람이 있는데 남들이 동성애를 하는 것을 왜 다른 사람들이 찬성 혹은 반대를 하는지 잘 모르겠다.

2. 세계에서 가장 진보적인 문화를 가졌다는 프랑스에서 조차도 동성애에 대한 거부감이 있다는 것을 영화를 통해 알게 되었다. 동성애를 이유로 또래들 사이에서 왕따를 시키는 장면에서 적잖이 충격을 받았다. 그게 왕따까지 시킬 일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3. 이 영화에선 아주 타이트한 클로즈샷이 많다. 마치 내가 상대방이 되어 파트너를 바라보는 듯 한 앵글과 그것을 연기하는 배우의 표정에서 아주 가까이에서 그들을 지켜보는 느낌을 받았다. 영화에 집중해서 보다보니 실제로 내가 상대배우가 된 것처럼 가슴이 뛰고 설레고 그랬다. 헤드폰을 끼고 봐서 숨소리까지 느껴지더라.

4. 영화에서는 상당히 입을 강조한다. 음식을 먹고, 담배를 피고, 상대방을 빨고 하는 장면을 굉장히 자세히 카메라에 담는다. 그리고 성욕과 식욕을 자꾸 연결시키는 것 같았다. 격렬하게 사랑을 나누기 전에 정말 급하게 음식을 먹는 장면, 그리고 어느 정도 사랑이 진행되었을 때부터 음식을 먹는 장면이 많이 나오지 않았다. 여성들끼리의 사랑을 표현해서 그런가 계속 입을 너무 강조해서 참..좋았다.

5. 제목에 나온 것처럼 색을 이용해서 두 배우의 감정을 표현한 것이 좋았다. 엠마 역의 레아 세이두는 초반에 파란색 머리로 나온다. 그러다 후반부에는 짧은 갈색이 된다. 그 파란 머리가 엠마가 어떤 캐릭터인 지를 잘 말해주는 것 같았다. 엠마는 영화 전반에 걸쳐 계속 파란색과 연결이 된다. 하지만 영화 후반부엔 엠마도 빨간 옷을 입고 전시회에서 아델을 맞는다. 더 이상 파란색의 엠마는 사라진 것이다. 엠마와 아델이 헤어지고 나서 엠마의 전시회에 찾아갈 때 아델은 파란 원피스를 입는다. 당연히 엠마를 의식해서 그런 옷을 입은 것이다. 완전히 잊지는 못한 그런 상황, 하지만 전시회에 가기 전 아델은 발가락에 빨간 매니큐어를 칠한다. 그것을 통해 엠마를 완전히 잊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어렴풋이 느낄 수 있었다. 

6. 영화 전체에서 엠마는 자신과 아델이 연인관계라는 것을 모두에게 밝힌다. 심지어 만난 초반에 자신의 가족(엄마와 새아빠)에게도 밝힌다. 하지만 아델은 자신의 가족에게 엠마를 철학선생님이라고 소개하고 직장에서도 엠마의 존재를 숨긴다. 엠마는 그것이 마음에 들지 않지만 아델을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아델은 그것 때문에 관계에 균열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조금씩 느끼게 된다. 연인사이에서 서로의 관계 설정은 상당히 중요한 것 같다. 작은 균열이 결국은 돌이킬 수 없는 결말을 만들기도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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