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2. 27. 16:35 취미/영화
건축학개론(2012)
[건축학개론]
특별하지 않았었지만 특별해졌던 영화, 특별했었지만 이제 특별하지 않은 영화.
사실 영화보는 내내 수지가 내가 아는 어떤 친구랑 닮아보여서 영화에 집중이 안됐다. 진짜 개짱남. 실제로 처음 영화관에서 본 날도 이것 때문에 얼마나 성질이 나던지. 오늘 보는데 또 그 때 생각이 났다. 이게 무슨 귀신에 씌인 것인가...이제 눈이 다 된 듯...
영화를 관통하는 카피 <우리 모두는 누군가의 첫사랑이었다>
1. 주인공 4명의 연기는 좋았다. 엄태웅과 이제훈, 한가인과 수지의 비주얼 싱크로율이 많이 맞지는 않지만 연기는 정말 비슷하게 했다. 파수꾼에서 이제훈의 연기를 봤다면 그가 얼마나 연기를 잘하는 줄 알거라고 생각한다. 건축학개론에서도 정말 어마어마하게 잘했다. 디테일한 부분까지 정말 완벽했다. 표정, 손짓, 어깨선, 발걸음까지.
2. 주인공은 아니었지만 그 급의 임팩트, 조정석은 정말 천재였다. 웃긴 건 엄태웅이 74고 한가인이 82인데 어른 역을 한다. 극 중에서 34살 역할인데. 그런데 조정석은 80, 동갑으로 나오는 수지랑 14살차이ㅋㅋ 극중에선 20살인데 실제로는 31살... 이제훈은 84년생인데 94년 수지랑 비슷한 나이로 보이는 초동안이다. 조정석의 연기는 정말 끝내줬다. 이제훈 급이었다. 그보다 더할 수도 있고. “그게 키스야? 야 승민아. 그게 키스야?” 이건 진짜..
3. 건축학개론은 역시 음악이다. 너무도 유명한 전람회의 <기억의 습작>. 중 2때 학교에서 애들 앞에서 부른 적이 있는데 덜덜 떨면서 불렀던 기억이 난다. 음악은 사람을 그 시점으로 데려다 준다. 영화를 보는데 그 시점이 생각났다. 사실 노래마다 생각나는 시점, 사람이 있다. 메이트, 빌리 어코스티 등 특히나 발라드가 가장 빨리 그 시점으로 데려다 준다. 전람회의 김동률은 극 중에서 주인공들이 다닌 연세대학교 건축학과 출신이다. 감독도 그렇고. 근데 영화는 연세대에서 찍지 않고 경희대에서 찍은 게 미스터리.. 그리고 몰랐는데 중간에 한가인 아버지가 입원한 병원이 서남병원이더라.
4. 수지의 생일날 양평 구둔역에 놀러간다. 기차길에서 놀고 막. 둘은 식당에서 막걸리를 마신다. 수지가 갑자기 제훈에게 나중에 집을 지어달라고 한다. 공짜로. 그러면서 그림을 막 그린다. 2층집. 나도 언젠가는 집을 짓고 살고 싶었다. 제주도에다가 2층 집을 짓고 애들 5명을 키우면서 살고 싶었다. 지금은 아니다.
5. 제주도에 지은 집은 이뻤다. 하지만 나라면 지붕에 그런 잔디밭을 놓지는 않을 것 같다. 지붕은 그런 평지붕보다 박공 지붕으로 하는게 공간활용도도 좋고 무엇보다 아늑한 다락방을 만들 수 있어서 좋다. 박공이 예쁘기도 하고 귀엽기도 하고 싸기도 하고. 모임 지붕도 좋고, 달개 지붕도 좋긴 하지만 나라면 무조건 박공으로 시공할 것이다.
6. 좋은 영화에는 좋은 대사가 많다. 특히나 이 영화에선 한가인의 대사가 그렇다.
“알이 들어가면 알탕이고... 갈비가 들어가면 갈비탕인데...이건 그냥... 매운... 탕.
탕인데...맵다! 그냥 그거잖아. 그게 끝이잖아.
뭐가 들어가든... 다 그냥 매운... 탕. 마음에 안들어.
나 사는 게 매운탕 같아서. 안에 뭐가 들었는지 잘 모르겠어. 그냥 맵기만 해.“
나도 매운탕 같다. 열라 매운 맛. 인생은 매운 건가보다. 난 매운 거 싫어하는데.
7. 한가인이 술 먹고 오열하는 장면
“아 씨발 다 좆같애! 아 씨발 다 좆같애!! 아 씨발 다 좆같애!!!”
같은 대사, 비슷한 장면을 연출한 적이 있다 ㅠㅠ
8. 자는 수지에게 제훈이 몰래 뽀뽀뽀를 하고나서 수지가 오줌누러 가면서 하는 말.
“너도 멀리 가있어. 그렇다고 너무 멀리 가진 말고”
어느 정도 거리를 말하는 걸까? 물리적인 거리일까 심리적인 거리일까.
9. 수지와 유연석이 한 방에 들어가는 것을 본 제훈과 그를 위로하는 조정석의 대화.
“아오 쌍X, 개X 같은 X, 야 다 잊어. 야! 여자가 걔 하나야? 관두라 그래~ 그런 X년은 줘도 안 가져~ 야 다 잊고. 내년에 내가 대학가면 너 진짜 내가 확실하게 책임질게. 진짜”
이런 친구가 좋은 친구다. 이런 친구가 필요했는지도 모른다. 답답한 것을 그냥 이야기할 수 있는 친구. 그냥 위로받을 수 있는 친구. 답답한 속을 풀어줄 친구.
10. 영화를 보다가 ‘헉’하게 만든 이제훈의 대사
“이제...좀...꺼져줄래?”
특별하지 않았었지만 특별해졌던 영화, 특별했었지만 이제 특별하지 않은 영화.
사실 영화보는 내내 수지가 내가 아는 어떤 친구랑 닮아보여서 영화에 집중이 안됐다. 진짜 개짱남. 실제로 처음 영화관에서 본 날도 이것 때문에 얼마나 성질이 나던지. 오늘 보는데 또 그 때 생각이 났다. 이게 무슨 귀신에 씌인 것인가...이제 눈이 다 된 듯...
영화를 관통하는 카피 <우리 모두는 누군가의 첫사랑이었다>
1. 주인공 4명의 연기는 좋았다. 엄태웅과 이제훈, 한가인과 수지의 비주얼 싱크로율이 많이 맞지는 않지만 연기는 정말 비슷하게 했다. 파수꾼에서 이제훈의 연기를 봤다면 그가 얼마나 연기를 잘하는 줄 알거라고 생각한다. 건축학개론에서도 정말 어마어마하게 잘했다. 디테일한 부분까지 정말 완벽했다. 표정, 손짓, 어깨선, 발걸음까지.
2. 주인공은 아니었지만 그 급의 임팩트, 조정석은 정말 천재였다. 웃긴 건 엄태웅이 74고 한가인이 82인데 어른 역을 한다. 극 중에서 34살 역할인데. 그런데 조정석은 80, 동갑으로 나오는 수지랑 14살차이ㅋㅋ 극중에선 20살인데 실제로는 31살... 이제훈은 84년생인데 94년 수지랑 비슷한 나이로 보이는 초동안이다. 조정석의 연기는 정말 끝내줬다. 이제훈 급이었다. 그보다 더할 수도 있고. “그게 키스야? 야 승민아. 그게 키스야?” 이건 진짜..
3. 건축학개론은 역시 음악이다. 너무도 유명한 전람회의 <기억의 습작>. 중 2때 학교에서 애들 앞에서 부른 적이 있는데 덜덜 떨면서 불렀던 기억이 난다. 음악은 사람을 그 시점으로 데려다 준다. 영화를 보는데 그 시점이 생각났다. 사실 노래마다 생각나는 시점, 사람이 있다. 메이트, 빌리 어코스티 등 특히나 발라드가 가장 빨리 그 시점으로 데려다 준다. 전람회의 김동률은 극 중에서 주인공들이 다닌 연세대학교 건축학과 출신이다. 감독도 그렇고. 근데 영화는 연세대에서 찍지 않고 경희대에서 찍은 게 미스터리.. 그리고 몰랐는데 중간에 한가인 아버지가 입원한 병원이 서남병원이더라.
4. 수지의 생일날 양평 구둔역에 놀러간다. 기차길에서 놀고 막. 둘은 식당에서 막걸리를 마신다. 수지가 갑자기 제훈에게 나중에 집을 지어달라고 한다. 공짜로. 그러면서 그림을 막 그린다. 2층집. 나도 언젠가는 집을 짓고 살고 싶었다. 제주도에다가 2층 집을 짓고 애들 5명을 키우면서 살고 싶었다. 지금은 아니다.
5. 제주도에 지은 집은 이뻤다. 하지만 나라면 지붕에 그런 잔디밭을 놓지는 않을 것 같다. 지붕은 그런 평지붕보다 박공 지붕으로 하는게 공간활용도도 좋고 무엇보다 아늑한 다락방을 만들 수 있어서 좋다. 박공이 예쁘기도 하고 귀엽기도 하고 싸기도 하고. 모임 지붕도 좋고, 달개 지붕도 좋긴 하지만 나라면 무조건 박공으로 시공할 것이다.
6. 좋은 영화에는 좋은 대사가 많다. 특히나 이 영화에선 한가인의 대사가 그렇다.
“알이 들어가면 알탕이고... 갈비가 들어가면 갈비탕인데...이건 그냥... 매운... 탕.
탕인데...맵다! 그냥 그거잖아. 그게 끝이잖아.
뭐가 들어가든... 다 그냥 매운... 탕. 마음에 안들어.
나 사는 게 매운탕 같아서. 안에 뭐가 들었는지 잘 모르겠어. 그냥 맵기만 해.“
나도 매운탕 같다. 열라 매운 맛. 인생은 매운 건가보다. 난 매운 거 싫어하는데.
7. 한가인이 술 먹고 오열하는 장면
“아 씨발 다 좆같애! 아 씨발 다 좆같애!! 아 씨발 다 좆같애!!!”
같은 대사, 비슷한 장면을 연출한 적이 있다 ㅠㅠ
8. 자는 수지에게 제훈이 몰래 뽀뽀뽀를 하고나서 수지가 오줌누러 가면서 하는 말.
“너도 멀리 가있어. 그렇다고 너무 멀리 가진 말고”
어느 정도 거리를 말하는 걸까? 물리적인 거리일까 심리적인 거리일까.
9. 수지와 유연석이 한 방에 들어가는 것을 본 제훈과 그를 위로하는 조정석의 대화.
“아오 쌍X, 개X 같은 X, 야 다 잊어. 야! 여자가 걔 하나야? 관두라 그래~ 그런 X년은 줘도 안 가져~ 야 다 잊고. 내년에 내가 대학가면 너 진짜 내가 확실하게 책임질게. 진짜”
이런 친구가 좋은 친구다. 이런 친구가 필요했는지도 모른다. 답답한 것을 그냥 이야기할 수 있는 친구. 그냥 위로받을 수 있는 친구. 답답한 속을 풀어줄 친구.
10. 영화를 보다가 ‘헉’하게 만든 이제훈의 대사
“이제...좀...꺼져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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