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 빠르망 L'Appartement 1996
(개인적인 평점 9)
(스포 있으니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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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진은 뱅상 카셀, 로만느 보링거, 모니카 벨루치, 장-필립 에코피.
작품명에서 보듯 아파트라는 뜻이다. 아파트에서 벌어지는 네 남녀의 엇갈린 사랑 이야기. 사실 따지고 보면 6남녀의 사랑 이야기로 볼 수 도 있다. 나머지 두 명은 쩌리급이지만..
도쿄 출장을 앞둔 막스(뱅상 카셀)는 출국 전 마지막 미팅을 앞두고 우연히 옛 친구 루시앙(장-필립 에코피)을 만난다. 약혼녀와 함께한 미팅 자리에서 전화를 걸러 간 막스는 공중전화박스에서 우연히 예전에 사랑했지만 이유도 모르고 헤어지게 되었던 그녀, 리사(모니카 벨루치)를 닮은 사람을 발견하고 그녀라고 확신하게 되지만 눈 앞에서 그녀를 놓쳐버린다.
그녀라고 확신한 막스는 공중전화박스에서 손거울과 호텔키를 발견하게 되고 도쿄출장을 간 것 처럼 약혼녀를 속이고 리사를 찾기로 한다. 친구 루시앙의 신발가게를 찾아 차를 빌려 호텔을 찾아 방에 몰래 들어가 보니 리사는 없고 왠 신문이 찢어져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유명한 갑부인 다니엘의 부인의 유고소식. 막스는 루시앙과의 약속에 늦게 되었다. 루시앙은 차가 없어 그가 만나고 있는 여자와 데이트를 하지 못한 것을 이야기한다. 그런데 걸려오는 전화. 그녀였다. 그녀는 왠일인지 화를 내지 않고 루시앙의 친구인 막스와 통화를 하게 되고 막스는 그녀에게 모든 것을 털어놓으며 조언을 구한다.
다니엘의 부인의 장례식에 가게 된 막스는 장례식 후 다니엘을 미행하고 다니엘은 리사의 아파트 문 앞에서 리사를 찾다 편지와 장미꽃, 그리고 그 집의 키를 놔두고 떠난다. 그 편지에는 리사에게 미안하다, 사랑한다, 보고싶다 라고 쓰여져있었고 막스는 자신이 찾는 리사가 이집에 살고 있는 것을 확신하게 된다.
열쇠로 문을 열고 들어간 막스, 이곳 저곳을 둘러보다 집에 들어온 누군가의 발소리를 듣고 옷장에 숨는다. 옷장에 숨어 있어 실루엣만 보이는 그녀, 리사같다. 그런데 그녀가 갑자기 창문으로 가더니 뛰어내리려고 한다. 놀란 막스는 뛰어나와 그녀를 구하지만 그녀는 리사가 아니다. 자신의 집에 들어온 이상한 사람을 경계하는 그녀. 리사를 만나러 왔다고 말하는 막스. 하지만 그것을 믿지 못하는 그녀. 알고보니 그녀의 이름도 리사. 결국 공중전화에서 막스가 봤던 사람은 예전에 그가 사랑했던 리사가 아닌 다른 리사였던 것. 허탈한 막스는 집에 가겠다고 하나 밖에는 비가 많이 내렸고 오늘밤은 자고 가도 된다는 리사의 설득때문에 쇼파에서 잠을 청하게 된다. 그렇게 쇼파에서 자다가 갑자기 리사의 키스로 인해 둘은 사랑을 나누게 된다.
아침이 되어 커피를 가져온 리사. 샴페인 글라스에 담긴 커피. 집에 있는 컵은 모두 깨졌다고 한다. 리사는 자신이 간호사고 오늘은 야근을 하게 되어 오후 10시에 다시 볼 수 있느냐고 막스에게 물었고 막스는 도쿄 출장을 가야하지만 일단 알았다고 대답한다. 그리고 리사가 먼저 집을 나선다. 집을 둘러보는 막스. 굽이 부러진 구두를 보게 되고 신발을 하나 선물할 생각을 한다.
막스는 친구 루시앙에게 그 날 일어난 일을 모두 이야기하는데.. 루시앙과 막스는 새로운 리사를 싸이코로 규정해버린다. 루시앙은 일본으로 출장을 떠나려고 하는 막스에게 잠깐이라도 자신과 데이트하는 앨리스의 공연을 보자고 한다. 막스는 처음에 거절하지만 잠시라도 보라고 사정하는 루시앙의 부탁으로 출국하기 전 공연장을 들르기로 한다.
공연장에 도착한 막스. 공연하는 한 여인을 앨리스라고 하는 루시앙. 하지만 왠일인지 막스의 도착 이후, 앨리스는 계속 관객이 아닌 뒤를 보이면서 연기를 하게되고 결국 공연을 망치게 된다. 막스는 그대로 공연장을 떠나고 루시앙은 앨리스를 위로하기 위해 대기실을 찾는다. 하지만 친구가 있어 창피하다며 문 열기를 거부하는 앨리스. 루시앙은 그런 앨리스에게 막스는 이미 도쿄로 떠났다는 이야기를 한다. 문을 열어준 앨리스. 하지만 그녀는... 막스와 함께 밤을 보낸 리사였으니..
루시앙의 집에서 함께 밤을 보내고 난 앨리스와 루시앙. 그리고 루시앙에게 걸려온 전화. 막스였다. 그는 도쿄에 가지 않고 밤 10시에 만나기로 한 가짜 리사, 앨리스를 기다렸으나 그녀는 현재 루시앙과 함께 있으니.. 앨리스는 급하게 옷을 챙겨입고 나와 막스에게 전화를 하고 리사의 집에서 막스와 조우하게 된다. 막스는 미리 준비해온 구두를 선물하고 신겨주지만 사이즈가 맞지않는다. 이게 왠일인가. 분명 그 전날 부러진 구두의 사이즈를 보고 구입을 하였는데 사이즈가 다르다니. 그때부터 막스는 무언가 이상하다는 직감을 하게 된다. 그리고 그녀를 따라가보기로 한다.
막스는 그 전에 리사와 우연히 만났던 카페의 종업원에게 리사에게 전달할 메모를 남겼는데 그것을 받은 리사는 막스가 자신을 찾고 있다는 소식에 뛸 듯이 기뻐하며 남겨진 번호로 전화를 건다. 전화를 받은 것은 루시앙. 그는 곧 막스를 만날 것이라고 말한다.
어떤 카페로 향하고 있는 가짜 리사, 앨리스. 그녀는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고... 밖에서 그녀를 지켜보던 막스는 우연히 루시앙을 만나게 되고 루시앙은 반갑게 그와 자신이 데이트하고 있는 앨리스의 만남을 주선한다. 그리고 드디어 만나게 된 막스와 루시앙의 여자친구 가짜 리사, 앨리스. 막스와 앨리스는 처음 본 것 처럼 서로를 대하고 루시앙의 앞에서 알아듣지 못할 말로 서로의 의견을 내세운다. 루시앙이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 모든 것을 이야기하는 앨리스.
사실 앨리스는 리사보다 먼저 막스를 사랑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가 고백하기 전 그녀의 친구인 리사에게 고백을 하게 된 막스. 앨리스는 슬프게도 지켜만 보게 된다. 막스는 리사에게 같이 살자는 제안을 하지만 리사는 다음 날로 대답을 미루게 된다. 그 다음 날 약속에 나타나지 않은 리사. 막스는 그 이후 연락이 없는 리사가 자신을 떠났다고 생각하고 단념하게 된다. 하지만 리사는 다음날 급하게 로마로 장기공연을 떠나야 해서 절친 앨리스에게 자신의 편지를 전달하라고 부탁한 것. 앨리스는 둘의 사랑을 방해하고자 편지를 전달하지 않은 것이다. 그래서 그렇게 두 사람의 사랑은 끝나게 되었던 것이다.
모든 것을 알게 된 막스. 리사를 만나려고 하지만 왠지 자신의 마음 속에 남는 그녀는 바로 앨리스. 막스는 앨리스를 따라 공항으로 향한다. 드디어 만나게 된 두 사람은 서로의 감정을 확인한다. 하지만 그 때 나타나는 막스의 약혼녀. 멀리서 바라만 볼 수 밖에 없는 앨리스. 그렇게 두 사람의 짧은 사랑도 끝나게 된다.
또한 루시앙은 카페에서 앨리스에게 헤어지자는 이야기를 듣고 이유를 묻지만 앨리스는 떠나버리고 그녀가 남긴 가방을 보던 중 우연히 자신이 깨뜨린 막스가 주웠던 손거울을 발견하게 되고 모든 것을 알게 된다.
게다가 리사는 자신을 스토킹하던 갑부 다니엘의 오해로 인해 자신의 집에서 폭발사고를 당하고 만다.
이렇게 엇갈린 6명의 사랑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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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자체의 플롯이 복잡하지만 충분히 설득력있는 전개. 그리고 배우들의 열연으로 충분히 따라갈 수 있다. 사실 제일 불쌍한 사람은 루시앙과 막스의 약혼녀. 결국 앨리스가 전달하지 않은 그 편지 하나가 이 6명을 파국으로 치닫게 한 것이다.
이 후 2004년도에 조쉬 하트넷이 주연으로 출연하는 영화 "당신을 사랑하는 동안에(Wicker park)"로 리메이크 된다. 하지만 이 영화는 원작의 매력을 전혀 살리지 못하였고 억지 전개, 매끄럽지 못한 설정. 어이없는 결말로 리메이크를 기다린 많은 관객들을 실망시킨다.
미국 개봉시 대부분의 평론가들은 이 영화에 대해 시큰둥한 반응을 나타내었다. 버라이어티의 스콧 파운더스는 "이 영화의 모든 것은 (모니카) 벨루치, (뱅상) 카셀, (로만) 보링거가 주연을 맡았을 때, 훨씬 더 재미있었다."고 평했고, 뉴욕 포스트의 미건 레흐만은 "2004년, 최고로 멍청한 각본들중 한편."이라고 빈정거렸으며, 디트로이트 뉴스의 톰 롱은 "심리학적인 면 뿐 아니라 어떤 면에서도 스릴은 없다."고 혹평을 가했다. 또,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의 칼라 메이어는 "멍청하고, 서스펜스라고는 없으며, 성적 욕망마저 약한 스토커 드라마."라고 공격했고, 빌리지 보이스의 제시카 윈터는 "바보스러운 로맨틱 스릴러."라고 일축했으며, 시카고 트리뷴의 마이클 윌밍턴은 "제대로 관객들에게 먹히기 위해서는 <버티고>처럼 관객들을 안절부절 못하게 만들어야 한다. 이 영화는 그러한 대신, 관객들로 하여금 (극중 내용의) 어느 하나라도 믿으면 바보가 되는 것처럼 느끼게 만들 뿐이다."이라고 결론내렸다. (장재일 분석)
"라빠르망"의 감동을 간직한 사람은 "당신이 사랑하는 동안에"는 절대 보지 않기를 바란다. 또한 "당신이 사랑하는 동안에"만을 본 사람은 필히 "라빠르망"을 보기를 권한다. 그럼 "당신이 사랑하는 동안에"에서 풀리지 않았던 의문점을 풀 수 있게 된다. 그만큼 두 영화는 질이 다른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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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작품이다. 국내에는 97년도에 개봉했으니 딱 20년 전 작품. 올해 3월에 재개봉을 한다고 한다. 라빠르망(L'Appartement)은 The Apartment, 아파트라는 뜻이다. 국내 아파트와는 다른 프랑스의 아파트에서 벌어지는 엇갈린 사랑이야기가 주 내용이다.
프랑스에서 가장 유명한 배우 중 하나인 뱅상 카셀과 이탈리아의 여신 모니카 벨루치가 나온다. 또 지금은 그리 유명하지 않지만 당시엔 핫했던 배우 로만느 보링제가 나온다. 모니카 벨루치는 정말 여신으로 나오지만 보링제가 뒤지지 않는 귀여움과 섹시함으로 나온다.
질 미무니 감독은 오직 이 영화 하나만을 찍었는데 영화에서 장면이 넘어가는 장면, 특히 김이 서린 거울을 닦으니까 과거를 회상하는 장면으로의 전환이나 카메라기법, 배우들의 앵글이 정말 예술이다. 그리고 파리의 분위기를 전체적으로 어둡게 찍어 이 들의 엇갈린 사랑을 더 극적으로 부각시켜 주는 것 같다. 보통 프랑스 영화하면 <영화는 예술이지!>라는 고지식함이 풀풀 묻어있는 작품이 많은데 <라빠르망>은 그런 가운데서도 어느 정도 대중성도 갖췄다.
1. 내용은 복잡하다. 결론은 세 명의 여자 사이에서 갈등하는 막스(뱅상 카셀)과 그를 사랑하는 세 명의 여자에 대한 내용이다. 과거의 여자, 현재의 여자, 현실의 여자라고 정의하면 좋을까? 좋게 잘 진행될 수 있었던 연애는 중간에 낀 한 사람의 욕심으로 인해 산산조각이 나고 그로인해 엄청난 결과를 낳는다. 결국 둘은 상처(라고 말하기엔 너무나 큰...)받고 막스는 결국 현실에 안주하고 만다.
2. 무라카미 하루키의 <1Q84>의 덴고와 아오마메처럼 남자와 여자는 정말 지독하게 엇갈린다. 개인적으로 이런 진행을 싫어하지만 어려울 수도 있는 진행을 굉장히 똑똑하게 잘 풀어냈다. 영화가 끝날 때까지 그 긴장감은 계속된다.
3. 옛 연인을 잊지 못하면서 현실에서 만난 연인과 사랑을 하며 결혼을 약속하지만 자신의 인연이라고 생각한 옛 연인과의 만남을 기대하면서 현실을 도피하는 막스는 웃기는 놈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해도 간다. 막스는 과거의 여자와의 재회를 통해 다시 한 번 그녀와의 사랑을 꿈꿨을 수도 있지만 갑자기 떠나가버린 그녀의 진심을 듣고 싶었을 것이다. 그냥 그 이유를 듣기만 하면 또 잘 헤어지고 현실로 돌아갈 수도 있었을 것이다.
4. 한 여인의 질투가 이 모든 사건을 만들었다. 자신이 진실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났을 때 그 사람을 내가 가질 것이냐, 아니면 사랑하는 사람이 진정으로 행복할 수 있게 하느냐는 어려운 문제다. 일단 1번을 시도하다가 안 되면 2번으로의 선회가 나의 생각인데 이 영화에 나오는 알리스는 1번을 시도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2번을 시도하지도 않는다. 물론 이유가 있긴 하지만 그렇다고 1번이나 2번을 시도하지도 않는 것은 좀 아쉽다. 이런 상황이라면 나도 선뜻 무엇을 선택하기는 어렵겠지만 그래도 나라면 2번을 바로 시도했을 것이다.
5. 인간에게 사랑은 단 하나만 선택해야한다는 사회적 룰이 있다. 그렇기에 모든 사람을 사랑하더라도 꼭 하나만을 골라야한다. 만약 다른 사랑이 생긴다면 다른 하나를 포기하고 떠나야한다. 이 때 그 하나를 고른 다음에 밀려드는 후회는 온전히 그것을 선택한 사람의 몫이다. 사람마다 각자 다른 매력이 있기에 그것을 선택하기는 쉽지 않다. 흔히 첫사랑을 그리는 것을 자이가르닉 효과라는 것으로 설명한다.
무언가 끝내지 못했다고 생각한 것은 더 기억에 오래 남아 자신의 선택에 영향을 주는 것이다. 확실하게 끝내지 못한 것은 확실하게 끝낸 것보다 오래 기억에 남아 자신을 괴롭힌다. 막스는 아마도 그 것 때문에 과거의 그녀에게 집착한 것은 아닐까 싶다. 차라리 지지고 볶고 싸우고 헤어졌다면 언젠가 그녀를 만나도 그리 심란하지 않았을 것을. 이래서 연인들이 끝을 볼 때는 정말 다시는 안 볼 것처럼 싸우고 헤어져야 하나보다.

뱅상 카셀은 프랑스 대표 배우이다. 잘 알다시피 영화에서 리사로 출연하는 배우 모니카 벨루치의 남편이기도 하다. 모니카 벨루치가 두살 연상이고 모니카 벨루치는 두번째 결혼이다. "라빠르망"은 둘이 결혼하기 전 찍었던 작품. 이 작품을 통해 만나게 된다. 최근에 아카데미에서 수상한 영화 "블랙스완"에서도 열연하는 등 활발한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제대로 옷 입고 찍은 사진을 찾기 힘든 모니카 벨루치;;
모니카 벨루치는 이탈리아인으로 지금은 엄청난 배우이나 라빠르망 당시만 해도 그리 유망한 배우는 아니었다. 오히려 유망한 모델이었다. 몇몇 영화에서 단역으로 출연하다 "라빠르망"으로 주목받는 연기자가 되기 시작한다. 라빠르망 출연 당시 나이가 서른을 넘긴 나이였으니 늦게 꽃을 피운 배우이다. 90년 사진 작가 카를로스 바쏘와 결혼했으나 이혼하고 99년에 뱅상 카셀과 결혼하여 2녀를 낳았다. "라빠르망" 이후로 많은 영화에 출연하며 연기자로써의 입지를 다지고 있으며 최근에는 각본도 쓰는 등 영역을 넓히고 있다.

로만느 보링거는 73년 생으로 프랑스인. "라빠르망" 출연 당시만 해도 유망한 연기자였다. 당시 23살의 나이로 이미 많은 영화의 주연으로 출연하며 입지를 다지고 있었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연기로 유명한 영화 "토탈 이클립스"에서 주연 마틸드 역을 맡아 열연하면서 알려졌다. "라빠르망"으로 세계적인 여배우가 되었으나 이후 작품이 흥행에서 참패하며 그 이후 몇몇 작품에 출연하였으나 기대만큼 성장하지는 못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