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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6.22 몽골

2012. 6. 22. 19:11 여행기

몽골

어제 다친 발이 아직 아프다.

고름을 짰는데 걷다보니 또 밴드가 떨어져서 슬리퍼 부분에 계속 걸렸나보다. 다시는 쪼리 안 신는다. 쪼리 신었더니 맨날 이렇게 발등이 아파서..


오늘은 어제처럼 걸을 수 없을 거 같아 말 한 필을 빌렸다. 몽골사람들이 눈이 좋을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이렇게 넓은 초원이 있는데 아니..있는데가 아니라 초원밖에 없는데 라고 해야 정확한 표현인 듯 싶다. 정말 넓디 넓은 초원이다. 이게 그 말로만 듣던 툰드라 지역인가..울란바토르는 그래도 정말 큰 도시였다. 여기에 비하면...

말 위에서 보느라, 중심잡느라, 말 신경쓰느라 평온한 마음으로 보지는 못했다.


"제이디~"


오투곤쿠그가 저 멀리서 나를 불렀는데 그걸 전혀 듣지 못했다. 정작 들었을때는 바로 내 뒤에서 말을 했을 때다.

테렐지로 이동하잔다. 알았다고 하고 살살 말을 돌렸는데 이자식은 말을 잘 안듣는다. 내 발만 괜찮았어도 구워먹어버리고 싶다...


테렐지국립공원이라는 곳을 갔다. 입장료가 3000투그릭. 우리나라 돈으로 약 3000원이다. 여기는 이건 정말 편하다. 원화와 1:1로 계산이 가능하다는 것 ㅋㅋ 입장료 참 비싸네.

원래 이 여행의 컨셉은 동가식서가숙 여행인데 이렇게 돈을 함부러 쓰면 나중에 빵꾸날텐데..아깝다..라는 생각을 할려는 찰라..


내 앞에 펼쳐진..


숨이 정말 턱..막혔다..

자연이 인간보다 위대하다는 것을 평소에는 잘 깨닫지 못하다가 이렇게 압도적으로 거대한 무언가와 맞닥뜨렸을 때 초라함을 느낀다. 자연에 비하면 난 티끌같은 존재였구나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다.


어릴 때 김포에 살며 그나마 자연을 느끼고 알고 있다고 나름대로 생각했는데 이렇게 압도적인 모습과 마주하면 한없이 작아지는 나를 보고 또 다시 겸손해 진다. 서울 사람들은 이걸 모를 것이다. 나도 대학을 들어간 후로 거대한 자연과 마주한 적이 별로 없다. 언제나 쳇바퀴속을 돌 듯 똑같은 패턴의 일만 했을 뿐. 실제로 이 앞에 있으니 느껴진다. 난 아무 것도 아니었다는 걸. 언제나 노력하자..라는 생각을 가슴속에 깊이 새겼다. 실제로 생각해 보면 서울에 온 후 하루에 1Km 이상 멀리 떨어진 곳을 바라볼 기회가 하루에 몇번이나 있었는지 생각해보게 되었다. 나 어릴때 국민학교에서는 안경쓴 친구들이 반에 5명도 채 되지 않았다. 발전할 수록 안경쓰는 친구가 늘어났고 그 눈이 좋던 나도 이제 안경을 쓴다. 이 곳에 와 보니 그게 왜 그랬는지 알 것도 같다.

하도 입을 벌리고 다녔더니 배가 고팠다. 대충 쵸코바 먹을라고 했는데 아뿔싸..그것도 안가져 오고 진짜..내가 미친다..


한국음식이 그립다. 별로 좋아하진 않았지만 장어도 먹고 싶고. 이곳에 오니 더 먹고 싶은 것 같다. 이제 여행 3주 째인데..정신 차려라..너 돌아갈려면 아직 23개월 남았다. -_-

피곤하다. 바람이 세다 보니 피부가 타 텄다. 추우면 빨리 배고프고 졸린 법이다. 몽골에서 그지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춥고 배고프고 졸린.. 내 팔자여..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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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reative J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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