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3. 6. 01:35 취미/영화
헥소 고지(Hacksaw Ridge, 2016)
[헥소 고지](Hacksaw Ridge, 2016)
전쟁 영화를 그리 좋아하지 않지만 멜 깁슨이 감독이라고 해서 봤다. 스코틀랜드 친구가 멜 깁슨을 그렇게 싫어하던데 <브레이브 하트>에서 스코틀랜드를 거지같이 그려놔서 그랬다고 한다. 그 쪽 역사를 잘 모르는 나는 그것도 재밌게 봤는데. 암튼 호불호가 있는 감독이기는 하다. 배우로서는 굉장히 훌륭하지만.
전형적인 전쟁영화, 특히나 미국 전쟁 영웅을 만들어내는 영화다. 이번 89회 아카데미 시상식 (2017년 2월 26일)에서 편집상과 음향효과 상을 탔다. 항상 이런 전쟁영화들은 아카데미에서 좋은 결과를 얻곤 한다.
일단 재밌다. 미국인들은 정말 영웅 만들기를 잘한다. 하지만 이 영화는 실제 사건보다 과장되지 않게 실제 수치를 줄였는데도 엄청난 영웅을 만들어냈다.
1.주인공 데스몬드 도스(앤드류 가필드)는 종교적인 이유로 집총훈련을 거부한다. 원래 군대를 가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었지만 일부러 전쟁에 지원하게 된 이유는 위생병으로서 전쟁에 도움을 주고자 했기 때문. 하지만 군대에서 그런 것이 잘 허용될 리가 만무하다. 부대원들과 상관에게 엄청난 따돌림과 고통을 당하지만 자신의 신념을 꺾지 않고 일본군과의 전쟁을 위해 오키나와에 위생병으로 참전하게 된다.
2.오키나와의 헥소 고지는 실제로 엄청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던 오키나와 전투를 배경으로 했으며 실제로 이 전투에서 도스의 전우들은 도스가 거의 100명에 가까운 인원을 구조했다고 했다. 도스는 자신이 50명 정도 구조했다고 했다. 도스가 실제 전쟁 전체에서 구해낸 인원은 300명 정도라고 한다. 영화에선 75명이라고 묘사되었다.
3.영화에서는 도스가 떨어진 수류탄을 발로 차다가 다리가 부상당하는 걸로 나오는데 실제로는 동료를 구하기 위해 수류탄을 밟아서 파편에 다리를 부상당했다. 그래서 의무병에 의해 옮겨지다가 자신을 옮기던 의무병이 다치게 되자 들것에서 내려와 그 의무병을 치료하고 그 의무병 먼저 후송보내라고 했다고 한다. 그렇게 하고 자신은 다른 동료의 부축을 받아 후퇴하다가 일본군의 총에 맞아 팔이 부러졌는데 소총을 부목삼아 팔을 감고 300야드를 기어가 치료를 받았다고 한다. 멜깁슨도 이 이야기를 알았지만 영화에 담지 않았는데 그 이유가 “사람들이 사실이라고 믿지 않을 것 같아서”라고 했다.
4.실제로 도스는 제7안식일교 때문에 집총을 거부한 게 아니다. 영화에선 표면적인 이유를 그렇게 댔지만 실제로는 가정폭력으로 인한 트라우마로 총에 대한 거부감이 생긴 것. 국내에서 그 종교를 가진 사람도 군대를 잘 간다. 국내에서 군대를 거부하는 종교는 다른 종교이다.
5.영화를 보면서 예전 군대에서의 생각이 많이 났다. 실제로 군 생활을 하다보면 없던 전우애도 생기기 마련이다. 그런데 전장에서는 오죽 하겠는가. 아무리 군을 전역하고 나면 다들 나사가 풀리고 바보가 된다고 해도 전쟁이 나면 정말 목숨 걸고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모두 나설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나도 그럴 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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