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12. 25. 02:02 잡담

크리스마스

남들은 좋아 죽는 크리스마스지만 나에겐 꽤나 의미 있는 일이다.
오전에 볼일을 보고 집에와서 동생 사진을 챙겼다. 몇장있지도 않은 사진. 조금만 더 늦게 세상을 떠났다면 싸이월드나 페북, 인스타에 그의 사진이나 동영상이 많겠지만 당시만해도 디지털카메라가 별로 없던 때라 사진이 많지가 않다. 사진을 보니까 참 또 옛생각이 났다.
난 참 못된 형이었다. 형이 돼서 맨날 동생괴롭히기나 하고 부려먹고 온갖 못된 짓을 저질렀다. 어렸을땐 막 똥을 먹일라고 한 적도 있었다. 진짜 못된 놈이지.
그가 세상을 떠나고 그의 기일인 24일에 누구랑 놀아본 기억이 없는 듯하다.노는 건 고사하고 기분이 좋아 본 적도 없는 듯 하고.
이런날은 조용히 엄마랑 밥이나 먹는게 가장 좋고 위로가 된다. 조용히 서로 아무말도 없이 밥을 먹고, 무슨 날인지 뻔히 알면서도 그것에 대해 아무말도 안하는. 그런 저녁식사. 왜 만났는지. 왜 왔는지 다 알면서 모르는 척하는 그런 저녁.

종민아. 보고 싶다. 형이 널 한번도 잊은 적없어. 니가 간지 16년이나 흘렀는데 형은 아직 우리 종민이가 보고 싶네.

사랑한다. 내동생. 형이 많이 보고 싶어.
잘 지내고 나중에 보자. 요샌 꿈에 안나오는데 오늘은 꿈에 나와줘. 늦잠잘게. 응?

사랑해 종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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