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7. 9. 02:29 잡담

복지리

예전에 회사 다닐때 여자친구가 회사에 온 적이 있었다.

내가 회식때문에 술을 많이 마신 다음 날이라서 점심에 와서 숙취도 해소할 겸 숙취에 좋은 복지리를 먹기로 했다. 

근데 예상치 못한 일이 있었다. 여자친구가 좀 늦은 것이다. 점심시간이 지난 시점인 1시반에서 두시쯤 왔다. 회사 사람들에게는 이따 나가서 먹는다는 말을 못하고 결국 점심을 회사사람들이랑 먹고 말았다. 

그렇게 배부르게 밥을 먹은 후. 점심시간이 지나고 회사에 들어가서 일을 하다가 여자친구가 왔다는 말에 밖으로 나갔다.

일단 술을 많이 먹은 거부터 혼나기 시작했다. 그렇게 혼부터 나고 나니 차마 점심먹었다는 말을 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배고픈 척을 하면서 같이 복지리 먹는 곳을 갔다.

앉아서 메뉴를 봤는데 오마이갓. 복지리가 2만2천원이었다. 그것도 1인당.. 그러니까 둘이 먹으면 4만4천원이었다. 점심에 4만4천원을 쓰는 것이 뭐 흔하진 않지만 오케이 할 수 있었지만 문제는 난 배가 불러서 거의 먹지도 못한다는 것이다. 못먹을 비싼 음식을 시키는 것은 음식에 대한 예의도 아닌 것 같아 결국 그 집을 나갈 수 밖에 없었다. 1인분만 시켜도 되냐는 질문에 아주머니께선 단호하게 안된다고 하셨다. 복지리가 그렇게 비쌀 줄이야. 암튼 그렇게 음식점을 나가 쌀국수가 먹고 싶다는 그녀의 말에 쌀국수 집을 찾았다.

난 배가 부른 상태였기 때문에 가장 양이 적은 볶음밥을 시켰는데 술도 많이 마셨으면서 국물있는 음식 안먹는다고 또 혼을 냈다. 왜케 나를 혼내는 건지.. 암튼 그렇게 자기가 볶음밥을 먹고 나보고 쌀국수를 먹으라고 했다.

이미 배가 부른 상태라 국물만 한두숟가락 떴더니 또 혼난다. 속이 쓰릴텐데 안먹는다고. 난 사실 술많이 마셔도 속쓰리거나 머리아프지 않은데.. 암튼 그렇게 혼내더니 결국 자기가 쌀국수랑 볶음밥을 다 먹어버렸다.

그러고 자기가 다 먹어버렸으니 나때문에 살찌게 됐다며 또 혼냈다.
그 날 만 몇번을 혼났는지 모른다.

그렇게 밥만 먹여서 보냈다. 혼만 나고 밥만 먹이고.

처음부터 밥을 먹었다고 했으면 안혼났을까. 거짓말을 했다고 더 혼났을 것이다.

거짓말을 했다고..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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