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카타르의 낮은 정말 무덥다. 아랍국가 중에서 이렇게 더운 나라가 있나 싶을 정도로 더웠다. 물론 오늘은 계속 배낭을 메고 이동하는 거라서 더 그럴 수도 있는데 매일이 더운 것 같다. 요즘은 특히 더 더운 것 같다. 더울 때 여기 있어서 더운 걸까. 아니면 여기가 더 더운 걸까?
시호와 산자크는 벌써 퍼졌다. 도하 시내에는 잘 발달되어 있어서 아주 좋았는데 나라가 작다보니 괜히 한번 걸어서 바레인 가는 길 한번 가보자고 깝치다 이런 대참사가 벌어졌다. 일본애들말 다신 안듣는다 ㅠ.ㅠ
중간에 버스타고 바레인으로 가기 위해 항구에 도착했다. 진작에 이렇게 왔으면 좀 좋아? 항구에서 보니 바레인과 카타르를 연결하는 다리를 건설 중이란다. 40Km까자 세계 최장거리 다리라는데 참 길다. 우리나라 인력도 가서 공사 중일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2011년 완성이라니까 얼마 안남았네. 이 다음 여행에는 꼭 한번 그 다리를 건너서 가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터번을 빨아야 하는데..라는 생각만 계속 하고 있다. 며칠째 쓰고 있어서 머리냄새가 많이 난다. 땀나면 땀닦아. 풀어서 얼굴도 감고~유용하게 쓰고 있긴 한데 그렇게 장난치다가 여기 사람들이 보면 상당히 붍쾌해 한다. 그래서 가급적이면 숙소에서만 장난을 친다. 지금 같이 다니는 애들이 성격이 좋아 숙소에서는 참 잘 어울린다. 여기는 술 마시기가 힘들어서 그렇지만 사우디에서까지만 해도 몰래 어떻게 구할 수는 있었다. 바레인은 구하기 쉽다는데. 기대가 된다.
시호는 버스타는데 힘이 없어서 인지 더워서인지 헛발질을 해서 무릎이 좀 까졌다. 그래서 더 걷기 힘들어 하는 것 같다. 산자크가 잘 도와주고는 있지만 그렇게 늦게 움직이다 보면 배도 놓칠거 같고 해서 내가 시호를 돕는다고 하고 산자크한테 시호 짐을 들라고 했다. 너무 서둘러서 걷다보니 얘가 제대로 따라오지 못해 질질 끌려가는 모양새로 이동을 하게 되었다. 그래도 무사히 배를 놓치지는 않게 되어 다행이다.
배를 타자 마다 의무실을 찾아 시호 무릎을 치료할라고 했는데 그 의사가 영어를 하나도 못해서 참 설명하기 어려웠다. 뼈를 연필로 막 그리고 해서 뿌러졌나 안뿌러졌나를 물어보기가 얼마나 어렵던지. 다행히 부러지진 않은 것 같지만 많이 까진게 어쩌면 금이 갔을 수도 있다고 했다. 물론 시호 표정으로는 그렇게 심각한 상황은 아닌 것 같기도 하고.. 바레인에 내리면 병원에는 같이 한번 가 봐야겠다.
난 스케쥴 상 내일 모레에 바레인에서 비행기로 아랍에미레이트로 떠나야 하는데 얘네는 비행기로 라크로 들어간단다. 난 위험한 것 같아서 이번 여행에 이라크랑 이란을 뺐는데 얘네가 자꾸 꼬셔서 가고 싶기는 하다. 지금 이라크는 그래도 괜찮다는데..바그다드가 보고 싶기는 하다. 지금은 어떨지 궁금하기도 하고.
암튼 한시간만 있으면 바레인에 도착한다니 좋다. 바레인 하면 축구만 생각나는데 이렇게 섬나라라니 참 놀랍다.
기대가 된다. 바레인에서는 또 어떤 친구를 만날 수 있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