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는 불러도 오지 않는다(猫なんかよんでもこない, 2015)
[고양이는 불러도 오지 않는다]
고양이가 보고 싶었다. 그래서 고양이 영화를 찾았다. 이름에서 느껴지다시피 일본영화다. 고양이와 만난 지난 1년 간 스스로 많이 성장했다고 생각한다. 지나고 나니까 집사로서 잘 해주었던 일보다 못해줬던 일이 더 많이 생각나고 고양이가 내게 해준 게 더 많은 것 같다. 그래서 고양이한테 참 고맙다. 결과로 무지하게 살찐 고양이가 됐지만. 미안하다.
주인공 스키타는 프로복서다. 하지만 시합 이후 눈을 다쳐 권투를 관두게 되고 폐인 생활을 하게 된다. 함께 사는 형은 만화가이다. 하지만 형은 결혼을 위해 지방으로 떠나고 스키타 혼자 남아 생활을 하게 된다. 형은 길거리에서 새끼 고양이 두 마리를 데려오고 검은 고양이는 쿠로(까매서), 검흰 고양이는 친(작아서)이라는 이름을 지어준다. 처음에는 고양이를 싫어하는 스키타(스키타는 개 과다)는 서서히 고양이와 적응하게 된다. 형처럼 만화가가 되는 꿈을 꾸는 스키타. 낮에는 학교에서 영양사 보조 일을 하고 밤에는 만화를 그리게 된다. 하지만 번번히 만화 공모전에 떨어지게 된다. 그러다 병에 걸려 쿠로가 죽게되고 슬픔에 빠진 스키타. 하지만 슬픔을 이겨내고 쿠로와 친의 캐릭터를 담은 만화를 그리게 되고 그 만화가 공모전에 당선이 된다.
1.사실 고양이를 키우는 입장으로서 공감이 안가는 내용이 한 두가지가 아니었다. 중성화수술을 시키기 전에 밖에 나다니게 하는 내용이라던가, 집에 모래밭을 설치하지 않아놓고서 고양이들이 아무데나 용변을 봤다고 화내는 모습은 납득이 가지 않았다. 집사의 기본은 밥주고 맛동산 캐는 건데 전혀 기본이 안되어있다. 주사는 맞췄을라나 모르겠다. 고양이가 들락날락하게 하면서 키우는 거야 문제가 안된다고 본다. 그렇게 키우는 집도 있으니까. 어떤 웹툰에선 그런 내용을 넣었다가 욕을 먹었다지만 그건 욕한 사람들이 바보라고 본다. 고양이는 밥먹으러, 잠자러 잘 돌아오니까. 영화에서도 그렇고.
2.복서 출신 만화가가 자신의 꿈이었던 복싱을 소재로 한 만화를 그리다가 결국 안되었는데 자신이 사랑했던 고양이를 소재로 만화를 그렸더니 당선이 됐다. 어느새 복싱보다 고양이를 훨씬 사랑했나보다. 그래서 그 고양이를 캐릭터로 만들었고 사랑을 담아 그 내용을 그렸더니 된 것 같다. 뭐든간 사랑을 담아 무엇인가를 하면 좋은 결과를 얻는 것 같다. 꿈보단 사랑인가보다.
3.사랑하는 고양이를 보기 위해 본 영화라 그냥 계속 흐뭇하게 봤다. 사실 별 다른 내용없는 영화였지만 보는 내내 기분이 좋았다. 원래 난 개과라서 강아지만 많이 키웠었다. 개같단 소리도 많이 들었고. 영원한 누렁이로 살겠지. 작년에 고양이를 만나 애묘인이 되었다. 지난 1년간 애묘인으로 살면서 참 많이 행복했고 감사했다. 난 1년간 애견인에서 애묘인으로 성장했는데 난 우리 고양이 살만 찌운 것 같아 미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