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

다카

Creative JD 2012. 6. 22. 19:10

어제 밤에 먹은 과일이 이상한지 아침부터 배가 아팠다. 이름도 모르는 과일인데 사이린이 가면서 먹으라고 줘서 가져가서 버스안에서 먹었더만 아침부터 배가 아프네. 여행 중에 무언가를 덥썩 받아먹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이제부터 주의해야지..


5시 24분에 다카에 도착했다. 부탄에서 다카에 오는 길은 참 험난했다. 물품검사도 빡세게 하고 말야. 에이 어제 바쁘기도 하고 더워서 속옷도 안입었는데 바지까지 벗으라고 해서 혼났다. 다행히 손짓발짓으로 겨우 통과했지만. 방글라데시는 정말 사람이 많다. 자전거도 많고. 오토바이도.. 잠잘 곳을 구해야 하는데 알아본 바로는 여기도 물가가 싸다고 한다. 나중에 유럽가면 돈이 많이 들지도 모르니까 이런 곳에서 많이 아껴야 한다. 모 앞으로 남은 18개월을 아껴야 하니까 여행 내내 아껴야 하겠지만 말이다.


한국에서 떠난지 벌써 3달이 지났다. 처음에는 겁도 많이 나고 했었는데 인도네시아에서 당한 그 일 이후로는 별로 겁나는 것도 없다. 잃을게 없다고 해야하나? 하여간 그렇다 ㅋㅋ


JD라는 이름은 잘 지은 것 같다. 영어이름이지만 한국이름이 모태이고 또 여기 사람들도 상당히 자연스럽게 발음한다. 쉬워서 기억하기도 좋단다. 나도 좋고 부르기도 기억하기도 좋은 이름. 중학교 때 내가 지은 이름이지만 참 좋다.

오전에 겨우겨우 묻고 물어 3시간 동안 헤메다 8시쯤에 게스트하우스를 구했다. 주인이 중국사람인데 영어를 꽤 할 줄 알아 일은 수월하게 풀렸다. 내 이름은 원래 홍종덕이고 중국어로는 홍쫑더 라고 가르쳐 주니 몇번 발음해보고 재미있는지 연신 나한테 쫑더~쫑더 이렇게 부른다. 영어이름으로 가르쳐 줄껄..하는 후회가 들었다.


방에 가보니 16명이 같이 쓰는 2층 침대로 된 방이었는데 당연히 인터넷은 바라지도 않았고 이건 모 쥐나 안나올까 걱정이다. 다카 터미널 앞에 있는 환전소에서 100달러 환전했는데 너무 많이 한 것 같다. 잠깐 있을 꺼라고 생각해서 그거 환전했는데 한 30달러만 환전할껄..하는 후회가 든다. 여기 화폐 단위는 따카라고 수도 이름이랑 똑같다. 물가가 싸서 마음에 든다. 아시아는 참 좋다. 같은 방에 있는 독일인 한명이랑 오스트리아인 하나가 있었다. 둘다 남자고 이름은 슈트트, 한센이다. 내가 슈트트라고 불렀더만 그냥 슡이라고 부르란다. 잘됐다. 발음하기도 어려웠는데. 오스트리아에 한센이라는 녀석은 고작 21살이란다. 방에 우리 셋밖에 없었는데 알고 보니 그녀석들도 부탄에서 오늘 나랑 같이 넘어왔단다. 근데 이자식들은 어떻게 이렇게 빨리 여기 도착한거지.-_- 나는 세시간이나 걸렸는데..

어쨋든 그 녀석들이랑 같이 시내를 돌아다니기로 했다.


아침을 먹을 시간이라 여기저거 돌아다니다 알루 빠로따라는 것을 먹게 되었다. 그냥 빵같은 건데 모 대충 먹을만했다. 처음보는 음식은 잘 시도해 보는 편이라 아무 생각없이 먹었는데 먹을 만했다. 슈트는 잘 먹었는데 한센 이자식은 모 이렇게 고약한 냄새가 난다고 지랄인지 모르겠다. 어린 놈들은.. 어쨋든 방글라데시는 인도랑 비슷할꺼라고만 생각했는데..내 생각이 맞았다 ㅋㅋ 아직 인도는 가보지 않았지만 카레 냄새가 진동을 하는 것 보니 정말 비슷할 거 같다. 인도는 어떤 느낌일지 궁금하다.


시내를 찾아 헤메다 다카에 두개 있다는 여행안내소를 찾았다. 거기에 안녕하세요 라는 한글이 써 있었는데 잘못쓴건지 뭔지 안녕하서요 라고 ㅣ 하나가 떨어져있었다. 그래도 좋다고 써놨으니 원..

시내가 어딨냐고 물었는데 여기가 제일 번화가란다.-_- 못살아..


자전거를 빌려서 타고 다니기로 했다. 값이 싸서 그냥 살까 했는데 이 다음 여행지가 네팔이라 겁이 났다. 네팔 가면 산을 자전거를 타고 가야하는데..-_- 그럴수는 없다. 중국에서 하나 샀다가 어떤 시키가 쌔벼간 자전거도 아까워 죽겠는데..그 때 여행 초반이라서 어리버리하고 개념없을때 샀지..아 시..

빌리는데 20따까, 한국돈으로 한 400원정도 한다. 하루종일 빌리는데 400원..대박...

점심은 카레를 먹었다. 저녁도 카레를 먹었다. 내일 아침에도 카레를 먹겠지..젠장할..


예상외로 방글라데시는 볼 것이 많았다. 사람들은 개인적으로는 친절하기는 한데 사람들이 여유가 없는지 죄다 바쁘게 지나친다. 정말 여러나라를 돌아다니면서 깨달은 거지만 나라마다 사람들의 국민성이라는게 다른거 같다. 신기하다 정말. 우리나라는 어떨지 궁금하다. 아마 이 여행을 마치고 들어가보면 깨달을 수 있을 것도 같고.

십자인대가 파열될 때 쯤 자전거를 다시 갖다 주고 숙소로 걸어왔다. 한센은 말도 못한다. 슈트는 땀이 비오듯 하는데 하루종일 이온음료를 빨고 살아서인지 쌩쌩하다. 나이도 이제 마흔 다된것 처럼 보이는데 체력이 대단하다. 여행이 벌써 3년째라니. 나도 좀 더할까 생각이 든다. 돈만 있으면 더하지..책쓸라고 DSLR도 사고 했는데 물에 빠져서 쓰지도 못하고 있고 진짜..고칠데도 없고..미치겠다.


밤에 나가서 술을 마시자는데 여긴 좀 위험해 보였다. 피곤하다는 말로 집에 들어왔는데 나갈껄 후회가 되서 다시 쪼로로 나갔다만 이자식들 금새 사라졌다.2층에 머물던 유럽여자여행객 두명이 있던데 같이 나갔구만 ㅠ.ㅠ 나쁜 녀석들. 하여간 여행가서 만난 녀석들은 믿을게 못된다 정말..

오늘 하루를 정리하고 잠을 잔다. 앞으로도 많이 남았다. 힘내서 2년뒤에는 더 큰 사람이 되었으면 한다.

오늘 하루도 고생했다. 화이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