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

멕시코, 톨루카

Creative JD 2012. 6. 22. 19:39

멕시코 가면 나초랑 또띠아 같은 음식만 잔뜩 먹을 줄 알았는데 생각대로 그런 음식만 죽도록 먹고 있다. 따고는 매일 먹고 있고..ㅠ




이것은 케사디아라고 옥수수빵에 이것 저것 섞어서 먹는 음식인데 6페소정도? 1달러도 안되는 금액이라 아무 부담없이 먹을 수 있다. 북미에서 내려오니까 이렇게 많이 차이가 나니 좋다. 실제로 샌디에고에서 이틀 묵을 동안 썼던 돈으로 벌써 멕시코에서만 1주일 이상 쓰고 있으니..게다가 샌디에고에서는 숙박도 무료로 했는데..

남미는 생각보다 좋은 곳 같다. 멕시코가 원래는 엄청 잘살던 나라라고 하던데 지금은 돌아다니는 곳 마다 애들이 달라붙어 원달라~원달라~ 이래서 별로 매력이 없지만 사람 자체는 여느 곳 못지 않게 순박하고 좋다. 물론 시티 주변에는 별로 안그러겠지만 적어도 시골마을에서는 참 순박하고 좋은 사람들이 많다.


멕시코에서는 함부러 사진을 찍으면 안된다. 특히 어린아이들과 사진을 찍다가 경찰에 걸리기라도 하면 유괴범으로 오해받는다. 애들이 귀여워도 참아야 하고 가끔은 이걸 노리고 계획적으로 다가와 사진을 찍고 돈을 노리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아직까지는 이런 일이 없었는데 시골마을만 가서인지 경찰도 없었고..


이제 시티에 들어가야하는데 시티에서는 쿠바행 비행기나 배를 알아봐야 한다. 쿠바는 공산주의 국가라 좀 어려워 보이지만 엄청 좋다고 소문이 났다. 론리플래닛에 보니까 정말 대부분의 여행객들이 쿠바를 최고의 관광지로 꼽았다. 그러고 보니 나도 가보고 싶은 마음이 너무 커졌다. 오염되지 않은 자연과 순박한 사람들. 착한 물가. 이 모든 것이 쿠바가 최고의 관광지로 불리는 요소일 것이다. 쿠바 가는 김에 아이티도 가면 좋을 것 같고.

마사틀란에 도착했을 때 같은 버스를 타고 갔던 셔먼을 또 만났다. 원래 이 놈은 처음부터 톨루카로 간다고 했는데 어떻게 헤맸는지 이제서야 여길 왔다. 레온에서 톨루카로 가려면 또 엄청 가야 하는데 산루이포토시를 다녀왔다고 하는데 얘가 찍은 사진을 보니 그리 좋아보이진 않았다. 가서 모기를 많이 물리고 왔는데 팔뚝에는 큰 거 하나 물렸는데 하도 긁어서인지 피가 나서 참.. 이 참을성 없는 녀석.. 23살인데 미국애들은 전혀 귀여운 맛이 없다. 멕시코 담배는 아무리 펴도 니코틴이 채워지지 않는다는 말만 벌써 몇번째인지. 하여간 원래 시티로 가기 전에 톨루카를 거쳐서가기로 했기 때문에 우리랑 같이 가기로 했다. 워낙 넉살이 좋은 녀석이라 아는 사람은 나밖에 없는데도 사코와 메이디나와도 금방 친해졌다. 서로 무슨 말 하는지도 잘 모르면서 짧은 영어로 잘도 떠들고 있다. 하여간 영어는 서로 잘 안될 때가 가장 재밌다.


톨루카로 가는 버스는 시간에 한대씩 있다고 했는데 생각보다 버스가 안온다. 하필이면 그날따라 너무 더워서 온 몸이 푹푹 찌는데 지나다니는 버스를 보니까 에어컨 있는게 한 대도 없었다. 젠장. 이렇게 더운데 또 몇시간을 버스타고 갈 생각하니까 벌써부터 진땀이 흐른다. 아이스크림을 사먹자고 했더만 다들 나보고 사오란다. 젠장..여기서도 이런 대접받을 줄은 몰랐어. 가서 보니까 아이스크림도 있고 음료수도 있었는데 우리나라처럼 바로 된 아이스크림은 없었다. 하드가 먹고 싶었는데 다 소프트..어쩔 수 없이 제일 밑에 있는 하드처럼 딱딱하게 얼은 소프트를 찾다가 사코가 달려와서 버스왔다고 해서 급하게 음료수를 샀가. 스프라이트로 통일..근데 이 미친 메이디나가 자기는 스프라이트 말고 세븐업을 좋아한다고 그걸로 바꿔달라고 한다. 아니 그게 뭔 차이야. 미국애들은 이렇게 원하는 브랜드가 까다롭다..그게 무슨 맛의 차이가 있나? 생각하면서 버스에 올랐다. 물론 짐은 들고 탔다. 이런데서는 짐칸에 넣으면 위험해...


너무너무 피곤하고 했지만 잠이 오질 않았다. 땡볕이라 일부러 복도쪽에 앉고 게다가 시간도 해가 질 시간인 4시 걸 골랐는데도 이렇게 더우니 대체 1시, 2시에 가는 사람들은 어떻게 타고 가는 것이냐..물론 비싼 버스는 에어컨이고 뭐고 다 있다 하지만..돈 아껴야지..브라질은 좀 비싸다던데..암튼 버스에서 고생은 앞으로도 많이 할꺼라서 그렇게 겁나지 않는다. 얼굴 타는거야 모..언젠가는 복구가 되겠지.

툴루카는 정말 유명한 도시다. 내일이 금요일이기 때문에 인디오의 민예품이 출품되는 것을 보러 많은 사람들이 톨루카를 찾는다. 톨루카에 가면 화산과 호수가 예쁘다는데 해발고도가 높아서 조금 귀가 먹먹해진다. 조금씩 먹먹해져서 마치 대관령을 넘어가는 그런 기분이 든다. 그래도 멕시코시티까지는 60키로 떨어진 곳이라 한시간이면 금방 가니까 뭔가 시골냄새가 강하게 나는 도시같지는 않다.

자고 일어나면 도착하겠지..도착하겠지..라는 생각에 모자를 푹 눌러쓰고 자야한다. 이 버스에서 내리면 숙소를 잡고..숙소를 잡은 후에는 시내구경...

그러나 그 전에..버스를 타거나 무엇을 타면 그런 생각을 할 틈도 없이 잠이 든다. 짐 잘 챙기고 좀 자다가 정신차려서 또 사진찍고 글다듬고 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