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장기자랑
Creative JD
2017. 6. 13. 00:42
장기를 기증했던 그날은 내게 아무것도 일어날 것 같지 않았던 평범한 오후였다.
명동성당 앞, 낙엽이 날리던 가을에 약속에 바람맞고 집으로 향하던 발걸음을 내 눈이 잡았다.
컨테이너로 된 가건물. 지금으로 치면 기획부동산에 입주한 천주교 헌혈센터.
그나마 내가 자랑할 수 있었던 비루한 몸뚱아리에서 혈액을 뽑아 많은 사람들을 도울 수 있다면 기꺼이 난 혈액을 기증할 준비가 되어있었기 때문에 거리낌없이 난 그 문으로 향해 피를 뽑으려했다.
문으로 들어선 나를 환한 웃음으로 반겨준 간호사님께서 열심히 이런저런 설명을 해주시며 헌혈을 유도하셨다. 이미 헌혈하려고 들어온 사람인데..
그러다 드디어 마주한 거룩한 바늘과의 조우. 평소 주사를 전혀 무서워하지 않았기에 하나도 겁나지 않았지만 이게 10방을 넘어가니 겁이나 무서운거보다 아파 죽겠더라. 그날 처음 오신 간호사 분이신지 혈관을 못찾겠다고.. 헌혈생활 10년만에 또 그런 적은 처음이었다. 2번 꽂아본 적도 없구만.. 암튼 그분은 끝끝내 실패하고 다른 베테랑 간호사님께서 한방에 끝내주셨다.
그러고 나서 기념품인 멀티usb카트리지(두번쓰고 고장남...)을 받고 나가려고 호는데 날 10방 쏘았던 그분께서 날 잡고 장기기증의 좋은 점을 설명해주셨다.
날 열방이나 찔러놓고 나보고 장기자랑을 시키다니. 놀라움에 난 이미 싸인을 하고 말았다. 조혈모세포 기증과 함께. 좋은건지 나쁜건지 그 이후로 연락은 오지 않았지만.
언젠간 이 몸이 많은 사람들을 살리게 되었으면 좋겠다. 그럼 죽어서도 미련이 많이 없겠지.
명동성당 앞, 낙엽이 날리던 가을에 약속에 바람맞고 집으로 향하던 발걸음을 내 눈이 잡았다.
컨테이너로 된 가건물. 지금으로 치면 기획부동산에 입주한 천주교 헌혈센터.
그나마 내가 자랑할 수 있었던 비루한 몸뚱아리에서 혈액을 뽑아 많은 사람들을 도울 수 있다면 기꺼이 난 혈액을 기증할 준비가 되어있었기 때문에 거리낌없이 난 그 문으로 향해 피를 뽑으려했다.
문으로 들어선 나를 환한 웃음으로 반겨준 간호사님께서 열심히 이런저런 설명을 해주시며 헌혈을 유도하셨다. 이미 헌혈하려고 들어온 사람인데..
그러다 드디어 마주한 거룩한 바늘과의 조우. 평소 주사를 전혀 무서워하지 않았기에 하나도 겁나지 않았지만 이게 10방을 넘어가니 겁이나 무서운거보다 아파 죽겠더라. 그날 처음 오신 간호사 분이신지 혈관을 못찾겠다고.. 헌혈생활 10년만에 또 그런 적은 처음이었다. 2번 꽂아본 적도 없구만.. 암튼 그분은 끝끝내 실패하고 다른 베테랑 간호사님께서 한방에 끝내주셨다.
그러고 나서 기념품인 멀티usb카트리지(두번쓰고 고장남...)을 받고 나가려고 호는데 날 10방 쏘았던 그분께서 날 잡고 장기기증의 좋은 점을 설명해주셨다.
날 열방이나 찔러놓고 나보고 장기자랑을 시키다니. 놀라움에 난 이미 싸인을 하고 말았다. 조혈모세포 기증과 함께. 좋은건지 나쁜건지 그 이후로 연락은 오지 않았지만.
언젠간 이 몸이 많은 사람들을 살리게 되었으면 좋겠다. 그럼 죽어서도 미련이 많이 없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