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흰 고양이

Creative JD 2017. 5. 28. 22:10
작년 가을 쯤일까.

매일같이 가던 곳에 새끼 고양이들이 몇마리 살게 되었다.
내가 한건 아니지만 집도 만들어주고 내가 집에서 일리밥도 챙겨와서 밥도 주고 간식도 주고 하면서 나름 신경 써 줬는데 어느 날 밤에 청천벽력같은 소식이 들려왔다. 고양이 새끼 중 흰둥이가 탈출해서 달려가다가 차에 깔려 죽었다고.
한동안 그 생각때문에 괴롭기도 했었고 또 그것 때문에 항상 그곳에 갈 때 먹을걸 조금씩 싸가서 기다리면서 고양이새끼들한테 먹을 걸 줬었다

그 때 찍었던 사진이 아직도 있다. 작년에 찍은 사진인데 아직 다 있다.

암튼 오늘 회사를 갔다 집에 오는데 홍대 대로 변에 치즈냥이가 차도 한가운데서 덜덜 떨면서 무서워하면서 웅크려있었다. 크기가 일리를 처음봤을때보다 작았는데 그 겁먹은 표정이 아직도 마음에 걸린다.
왜 그 때 바로 차를 세워 그놈을 구조하지 않았을까? 왜 그 때 브레이크를 밟았으면서도 완전히 세우지 못했을까. 왜. 짧은 순간이었지만 분명 세울려면 세울 수 있었을텐데. 구할려면 구할 수 있었을텐데.

아마 그 녀석은 지금쯤 하늘나라에 있을 것이다. 아마도 그 도로 한가운데서 살아남지 못했을 것 같다.

슬프다. 작년 그 흰 아이 생각도 나고. 괴롭다.ㅠㅠ

이번에 병원갔을 때 정신과의사가 짜증나는 생각, 슬픈 생각, 나쁜 과거의 생각보다 계속 미래를 보라고 했는데 또 작년을 떠올리고 말았다. 고양이.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