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처럼 살기, 사업처럼 살기
난 컨설팅이란 일을 한다.
고객들을 만나 하는 말 중에 가장 많이 하는 말.
"예술을 하지 말고 사업을 해야해요"
흔히 예술과 사업을 이렇게 구분하곤 한다.
남들이 원하는 것을 만들면 사업,
내가 원하는 것을 만들면 예술.
운 좋게 내가 원하는 것을 남들이 좋아하면 대박이 나는 것이고
아니면 마이너한 감성을 가진, 나와 비슷한 감성을 가진 사람들을 타겟으로 하던가.
아니면 남들이 좋아하는 것을 만들어야 한다.
이렇게 말해왔었다.
난 솔직하게 일 적으로는 잘 해왔다고 생각했다. 클라이언트도 만족했고 나도 보람차기도 했고
나름 그렇게 기업들을 키워가면서 함께 성장하는 것 같아 부모가 된 느낌도 들기도 했다.
그런데.
항상 생각하는 것이지만 일하는 것 처럼 세상을 살았다면 굉장히 잘 살았을 테지만 그러지 못했었다.
옷입는 것부터 생각해보면
난 내가 입고싶은 대로 입으면서 누가 날 봐주길 바랐던 것 같다.
그러니까 예술을 하면서 사람들이 알아봐주길 바란거지.
맨날 후드티, 색깔 알록달록한 티, 뽐뿌에서 다른 사람들이랑 같이 공동구매한 옷 등을 입었었다. 가격도 티는 만원 이내, 바지는 2만원 이내. 다른 사람 시선이 어떻든 난 그냥 내가 입고 싶은 옷을 입고 다녔으며 심지어 맨날 똑같은 옷을 입고 다닌 적이 있다. 난 프리랜서로 일했었고 차를 끌고 다녔으며 고객을 만나서 이야기를 할 때도 그냥 편한 자리였으니까 상관없다고 생각했었다. 물론 강연을 하는 자리이거나 할 땐 잘 차려입을 때도 있었지만.
그러다 작년부터 사업을 했던 것 같다. 남들이 좋아하는 옷을 사게 되었고, 남들이 무엇을 입는지를 보게되었고, 가격이 있다고 해도 나에게 어울리는 이쁜 옷 등을 사게되었다. 시계도 사고, 신발도 사고, 썬글라스도 사고. 이발도 자주하게 되었다. 1년에 두번 깎았었는데 이제 늦어도 3주에 한번은 머리를 깎게 되었으니.
왜 난 내 삶을 사업처럼 생각하지 않았을까? 살아가는 모든 면에서 원하는 게 있다면 내가 하고 싶은 것 보다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생각했어야 했는데 전혀 그러지 못했다. 그러면서도 누가 날 알아봐주길 바라는 이기적인 생각을 갖고 있었다. 참내. 답답하다 정말.
암튼 그렇게 작년을 기점으로 난 바뀌었고 그 이후로는 남들 시선도 약간은 생각하고 행동하고 무엇보다 나 스스로를 가꾸는 데에 시간을 많이 할애하게 되었다. 정말 올해 한 10일 빼고 운동도 항상 나가고 머리도 단정히, 옷도 단정히 입고 살고.
암튼 그러니까 나름 기분이 좋다. 잘 살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한 편으로는 뭔가 빠진 것 같아서 휑한 마음은 계속 든다.
무얼까.